너무 똑똑해서 망한 회사가 있다면?

미국의 7대 기업으로 꼽혔던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엔론', 2001년 파산신청을 하면서 대규모의 계획적인 회계 조작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


칼럼니스트 말콤 글래드웰은 엔론 사태가 재능만 강조하는 잘못된 생각의 결과라고 말한다.

"엔론은 직원들에게 남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함으로써, 겉으로는 잘난 척하면서 속으로는 불안에 시달리는 불량 직원을 양산하고 말았습니다."


엔론에는 독특한 인사제도가 있었는데, 매년 직원의 등급을 매기고 하위 15%를 해고하는 것이었다. 결국 이 제도는 재능을 증명하기 위해 속임수를 쓰고, 성실함을 가로막는 나쁜 근무 환경을 만들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무한 경쟁시대를 넘어 무한 스펙시대로 변한 오늘날, 재능을 향한 사람들의 열망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TV에서는 각종 오디션 프로가 넘쳐나고, 영재라는 이름으로 똑똑한 아이들을 찾아내 전국으로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재능에만 집착하다 보면 다른 중요한 것을 못 볼 수 있다.


심리학 교수 스콧 베리 코프먼은 어린 시절 학습장애아였다. 중이염을 자주 앓다 보니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학업이 뒤처질 수밖에 없었고, 지능검사에서도 낮은 IQ를 받아 학습장애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로 보내졌다.


하지만 코프먼은 자신의 IQ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지 않았고, 오히려 이렇게 되물었다. "잠재적인 능력보다 성적이 잘 나오는 IQ는 얼마죠?"

그는 기존의 '지능'에 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고, 끈질긴 노력의 결과로 유명한 심리학자가 될 수 있었다.


흔히 똑똑하면 공부를 잘할 거라 생각하지만, 똑똑한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공부를 잘하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을 본다. 그렇지만 아무리 똑똑해도 책 한 번 펴보지 않으면 시험을 잘 볼 수는 없는 법이다.


즉, 똑똑하다는 '재능'이 시험을 잘 본다는 '성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성과를 이어가는 소명의식, 사회에 공헌하는 이타심,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성실함 등 성공에는 그 분야의 재능 이외에 다양한 변수가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우리는 성공한 원인을 오로지 재능에서 찾으려 한다. 그 이유는, 상대가 천재일 경우에는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기 때문이다. 성공을 선천적 재능 탓으로 돌리고, 자신은 경쟁에서 도망치며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실제 현실에서 성공한 사람 중 천재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루이스 터먼은 1921년부터 천재 어린이 1,528명을 선발해서 수십 년간 추적 조사를 벌였는데, 천재로 뽑힌 아이들은 기대와 달리 다소 평범한 삶을 살았고, 오히려 뽑히지 않았던 아이 중 노벨상 수상자가 2명이 나왔다.


우리는 재능과 능력만을 따지는 낡은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재능이 좀 떨어져도 노력으로 성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으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면 무능한 것보다 못한 법이다.


지금까지 당신이 재능 없는 삶을 살아왔어도 더 이상 낙담하고 안주하지 말자. 누구에게나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끈기와 노력의 씨앗은 반드시 숨어있으니까...


재능에는 한계가 있지만 노력에는 절대 한계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 <체인지 그라운드>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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