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재료로 음식을 해도 요리사의 내공에 따라 전혀 다른 요리가 창조되듯이, 독서도 읽는 목적과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생'을 탄생시킬 수 있다.


1) 그냥 읽기

재미로 읽거나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읽는 경우이다. 독서를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남는 게 거의 없다.


심지어 책을 읽었다고 뭔가를 알고 있다는 오해에 빠지기도 한다. 실제로 이럴 때는 읽지 않는 것만 못하다. 순전히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읽는다면 그냥 읽기도 괜찮다.


2) 요약하며 읽기

능동적인 자세로 독서를 시작하는 단계이다. 요약을 하려면 핵심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요약이 너무 막막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면 된다.

한 문단이 있으면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가 있다. 그 단어를 포함한 문장이 아주 거친 요약의 재료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단어를 적절한 수사를 붙여 한 문장으로 나타내는 것이 요약의 시작이고, 그 문장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것이 요약의 완성이다.


3) 시험을 보기 위해 읽기

시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시험은 최고의 학습도구이다.

청강만 했던 강의와 중간, 기말고사, 그리고 무작위 시험을 10번 본 과목 간의 학업 성취도 차이는 엄청나다.


그러니 독서를 할 때도 지금 읽는 책으로 시험을 볼 것이라는 마인드로 읽으면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시험을 수능이나 토익 같은 아주 정형화된 것들만 떠올리기 쉬운데, 시험도 여러 가지가 있다.


a) 자가 시험 : 이것은 요약과 비슷한데 요약이 단기 기억에 의존한다면, 시험을 본다는 것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변환시키겠다는 뜻이다.


내가 읽고 느낀 점을 말할 수 없다면, 시험의 기준으로 보면 낙제를 한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시험의 한 방법으로 구두 평가를 많이 진행한다.


b) 독서 모임 : 일종의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용기를 가지고 모임에 나가서 사람들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나중에 어디선가 발표를 하게 될 순간이 올 때 그 경험은 큰 도움이 되고, 회사에서 업무 성과를 올리는 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사고력의 향상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의 요약과 느낀 점을 들여다보며 정답이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는 것도 독서 모임의 또 다른 매력이다.


4) 가르치기 위해 읽기

최고 난이도의 읽기이다. 3번 가르친 것은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면 완벽히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본인은 이해할 수 있어도 배우는 사람을 쉽게 이해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를 넘어 풍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요약 또한 마찬가지다. 단순 요약을 넘어 지식 전달을 위한 요약은 추상화 작업이 필요하다. 발표 자료의 요약은 활자에 국한될 필요가 없지만, 깊게 이해한 만큼 요약의 수준은 차이가 많이 난다.


가르치기 위해 읽는 것은 선생님들이나 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박사 논문이나 자격시험도 교수들에게 내가 연구한 것을 가르치는 발표의 장이고, 회사에서 임원에게 발표하는 것도 내가 진행한 업무를 가르치는 행위이다.


충분히 준비가 잘되고 내용 장악이 완벽하면 멋진 발표가 될 것이고, 어설프게 알고 있으면 단 한 번의 질문에도 모든 것이 무너지고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독서를 해도 그 내용을 친구나 가족에게 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읽어보자.

그러면 본인도 수동적으로 독서를 할 때보다 훨씬 많은 내용을 체득할 수 있고, 다른 사람도 그 지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삶과 인간관계 모두가 풍요로워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신영준의 성장하는 독서법 <졸업선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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