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컵에 담아 놓으면 마실 수 있는 물이 된다. 하지만 화장실 변기에 담으면 마실 수 없는 물이 되고 만다. 똑같은 물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느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지는 것이다.


말도 마찬가지다.

어떤 말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상대를 살리는 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이는 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말 그릇을 '말투'라고 부른다.



사람의 마음은 말투의 차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부부 사이나 직장의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전달하려는 말 내용보다는 말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을 정도다. 그래서 대화할 때 어떤 말을 전달하기에 앞서 말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평생 사용해온 자신의 말투를 바꾸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말투를 쓰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보지만, 막상 바꾸려 하면 생각만큼 잘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일과 사랑,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는 책,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를 소개해보자.


이 책은 마음을 움직이는 40가지 말투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심리학에 바탕한 상대방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법부터,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는 법까지, 다양한 말하기 원칙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방법 3가지만 소개한다.


1) 레토릭 기법을 사용하라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들은 '꼰대'라는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아진다. 자신만의 생각이 확고해지고 타인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게 한다. 이럴 때 '레토릭 Rhetoric'이라는 심리 대화법을 사용하면 비아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매사에 '이렇게 행동하지 마!' 또는 '빨리 공부나 해!'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말투는 상대에게 내 의견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절대 기분 좋은 말투는 아니다.

반면에, '자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방법이 좋지 않을까?'처럼 의견을 직접 강요하는 대신,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보다 부드럽게 얘기할 수도 있다.


아무리 내가 하는 말이 옳다고 해도 누군가 직설적인 표현을 듣는 순간 거부 반응이 일어나면서 순순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 대상이 친근한 가족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레토릭 대화법은 의도적으로 자기주장을 강력하게 내세우지 않으면서, 가벼운 질문만으로 상대방이 의견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2) 사회적 규범에 호소하라


어떤 주제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어보면, 고작 10%만 동의한다고 한다.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사실에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질문하면, 동의하는 비율이 무려 50%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이는 심리학적 동조 이론에 따라 타인과 의견이 다를 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게 되며, 이때 사람들은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다수의 견해에 맞추곤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원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억지로 강요하지 말고 사회적 규범에 호소하는 대화법을 활용해보자.


3) 내용보다는 전달 방법에 신경 써라


대화할 때 전달하려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의 진심 어린 태도다. 힘든 업무를 끝내고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도 않고, '오늘 수고했어요'라고 말하면 이를 상대방이 잘못 이해해 '뭐야? 저 사람이 나를 무시하나? 쳐다보지도 않고 말하네'처럼 매우 형식적인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비록 위로의 말을 전하려는 의도였을지라도...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오늘 수고했어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도 진심 어린 감사 인사로 해석해 따뜻한 위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사소한 행동과 말투 때문에 인간관계가 복잡해지기도 원만해지기도 한다.


'말은 옳더라도 말투는 틀릴 수 있다'고 한다.

밝고 긍정적인 말도 어떤 말투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평소 여러분이 사용하는 말속에도 뾰족한 가시가 들어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어떤 말투를 사용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이토 요시히토의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북올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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