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모바일폰 이용자 수가 60억 명을 넘어섰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지구 사람들 중 화장실이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 수가 45억 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ㅎㅎㅎ


이제 SNS가 인류의 새로운 소통법이 되었고, 우리는 SNS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잠 깨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 또, 자기 전에 막판까지 하는 것이 스마트폰이고, 이게 없으면 불안감까지 느끼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답니다.


정말 신기하죠? 변기와 휴대폰 두 가지 물건 중, 인간의 본능에 더 가까워 보이는 게 어떤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SNS는 불과 몇 년 전까지는 존재하지도 않았지요.

페이스북은 2004년에 설립,

트위터는 2006년,

인스타그램은 2010년에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사용된 건 정말 최근의 일입니다.



몇 년 만에 SNS는 인간의 소통 방식을 바꿨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SNS가 이런 짧은 시간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진 이유는, 딱히 장사나 마케팅을 잘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우리 뇌 안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Social (사회적) Networking (교류)을 위한 뇌를 갖고 있다네요.ㅋ


야생에서 무리 지어 사는 동물은 무리에서 소외되면 생명이 위험해지는 걸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지요. 그들의 거역할 수 없는 '무리 본능'은 정말 강력해서, 무리 중 누가 뒤처져 곤경에 빠져도, 뒤처진 동료를 도우려 누군가 자발적으로 무리에서 빠져나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렇게 무리 지어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초식 동물이나, 혼자는 사냥을 할 수 없어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육식 동물까지, 무리에 속하고자 하는 그들의 본능은 생존의 필수 요소입니다.


그러면 우리 호모 사피엔스들은 어떤가요?

인간은 그야말로 사회성 하나로 생존해온 동물입니다. 혼자서는 동물을 사냥할 수도, 포식자로부터 목숨을 지킬 수도 없는 나약한 호모 사피엔스들은 커다란 무리를 지어 생존해왔지요. 사교하고자 하는 욕구, 다른 사피엔스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 뇌 속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강력한 생존 본능입니다.


인류 역사에 똥 못 싸서 죽은 사피엔스는 거의 없겠지만, 무리에서 낙오되어 꼴까닥한 사피엔스는 수없이 많았을 겁니다. SNS는 이 본능을 정확히 파고들었고, 전 세계 사피엔스들의 뇌는 순식간에 업어치기 당한 것이지요. 지구상의 거의 모든 호모 사피엔스들이 드디어 하나의 거대한 무리를 이룬 것입니다.


무리를 지어 다닐 필요가 없는 호랑이나 사자들에게는 페이스북이 절대 성공할 수 없었겠지만, 사피엔스들에게 페이스북 같은 SNS는 너무나 매력적인 '생존의 끈'인 셈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합니다.

우리 뇌가 키워낸 SNS가 이제는 우리의 뇌를 거꾸로 변화시키고 있는 겁니다. SNS는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SNS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소통법입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소통 방식은 기존의 소통 방식과는 다른 점이 너무 많지요. 다르다기보다는 부족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기존의 소통 방식에서 무엇인가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 뭉텅이로 빠진 불완전한 소통 방식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사교하던 소통은 언어 교환 이외에 상대방의 얼굴 표정, 목소리 크기나 목소리의 톤, 손동작, 대화 자세, 동공의 크기, 시선, 입술의 떨림이나 입꼬리 모양 등 수십만 년 동안 사피엔스들이 사용해온 친밀한 소통 요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소통한다'라고 할 때 사람과 사람 사이 수많은 교환 중 언어 교환만을 생각하지만, 사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은 언어 교환 외에 이런 수많은 정보 교환을 포함합니다. 그런데 SNS는 이 중요한 정보들 중 오로지 언어만을 교환하는 소통법이지요.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가 상당합니다.


소통의 요소에서 '언어'는 좌뇌가 주로 담당하는 부분이고, 나머지 비언어적인 부분은 우뇌가 주로 담당하는 부분입니다. 즉, SNS는 좌뇌의 소통법입니다. 반쪽뿐인 소통법이지요. 언어와 비언어 정보를 모두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것이 우리 뇌가 만들어진 대로 소통하는 방법이지만, 비언어 교환을 제외한 언어 교환은 반쪽짜리 소통이 되지요.


이런 전례 없는 소통 방식은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SNS가 뜬지 불과 몇 년 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충분한 연구 사례가 없지만, 인터넷에 중독되어 사람들과 직접 사교하는 시간이 줄어든 청년들의 뇌에는 벌써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군요.


그 친구들 뇌에는 감정, 인지,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백색질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언어적 요소가 빠진 언어 교환만을 하니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통한 쉬운 소통에만 익숙해져 뇌의 배선이 바뀌는 것입니다.


'유령 진동 증후군'을 들어보셨나요?

이것은 실제 스마트폰이 진동하지 않았음에도 우리 뇌가 바지 속에서 진동이 울린다고 착각하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진동에 반응하는 것을 말하지요.


초기에 이 증후군은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의 병적인 증상이라고 했지만, 현재 이 증후군을 느끼는 사람은 스마트폰 이용자의 90%에 달한답니다. 병적인 증상을 모두가 겪으니 이제 병이 아닌 정상으로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모두가 병에 걸린 게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실생활에 이미 너무 깊게 자리를 잡은 SNS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염려됩니다. 



정신의학 박사 Dan Siegel은 '좌뇌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소통을 줄이고, 하루도 빠짐없이 비언어적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SNS는 기존의 소통법에 플러스 요인이 되어야지, 기존의 소통을 대체하는 소통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SNS 어떻게 사용하고 계시나요?


스스로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나의 지적 능력이 저하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면, 밑의 링크 글도 한 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집중이나 생각이 잘 안될 때 무엇을 해야 할까요? - 사고와 통찰의 방해꾼>

https://blog.naver.com/ishipworld/221223627405


과학계 최신 뉴스나 핫이슈를 전해드리는 <1분 과학>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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