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 사드 배치,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침범 등 직간접적인 갈등관계에 놓여있다. 중국에게 무역전쟁을 선포해 놓고 뒤쪽에서는, 타이완에 공격용 전투기 F-16을 60대나 미친척 판매 허용하는 더듬수로, 그동안의 일국이체제를 부정하는 행보와 함께 중국을 열 받게 만들고 있다.

 

경제 전쟁을 넘어 진짜 한판 붙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류의 삶에 전쟁은 늘 어디서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 (Director, Belfer Center for Science & International Affairs)을 지낸 그레이엄 앨리슨 Graham T. Allison 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구조적으로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이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올 때 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하며, 이런 주도권 다툼은 전쟁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한다.

약 2400년 전,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던 스파르타 간의 피할 수 없던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역사로 기록한 사람이 바로 투키디데스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당시 그리스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앨리슨 교수의 주장이다.

투키디데스 함정 즉,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오는 경우는 지난 500년간 16번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12번은 전면전으로 이어졌고, 4번은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이중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한반도 지배권을 둔 세력다툼인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그리고 일본을 패망시킨 미일 간의 태평양전쟁이 보인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 때문에 발생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도 보이지만, 이는 전쟁 회피로 서술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소련과의 전면전은 아니어서, 이를 전쟁을 회피한 것으로 해석한 것 같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놓였을 때 왜 전쟁이 많이 발생했을까?

기존 지배세력은 '쇠락'을 경험하면서 지나친 공포와 불안감을 드러낸다. '소문 들었어? 앞으로 걔네들 땜에 우리가 망할 수도 있대! 그넘들 싹을 밟아버리자!'

그러고는 신흥세력의 커져가는 야망의 싹을 제거하여, 오랜 기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신흥세력은 더 큰 세계에서 인정받고 성장에 방해받지 않길 원한다. '이대로면 우리가 짱 먹을 수 있어! 그런데 저넘들이 왜 자꾸 방해하는 거야?'

이런 구조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경제적 이해관계, 두려움, 명예가 주요 동기가 되어 전쟁이 발발한다.

물론 지도자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자국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거나 혹은 경제적으로 억울하다면 전쟁을 감행한다.

 

그러면 중국이 신흥세력이라고 볼만큼 위협적인가?

중국의 경제력은 PPP 기준 GDP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그리고 매년 중국 대학교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박사들이 미국보다 더 많이 배출되고 있고, 세계 첨단기술을 베끼고 훔치고, 기술자들을 스카우트 해오면서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국가가 되었다.

 

총이 크면 총구가 크다는 말처럼,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도 강력해지고 있다. 또한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는 핵심 수입품의 공급처이거나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반강제적으로 중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경제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역시 여기에 말려들어가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중화사상'이다. 시진핑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서양이 아시아에 오기 전처럼 과거의 세력권을 회복하여, 주변국들로부터 왕초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적 관념에서 벗어나 10억 인민들에게 중국이 7천년 역사의 대국임을 강조하고 있고,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인민들 역시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정치적 자유보다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가의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에 '아시아의 일은 아시아에서 알아서 할 테니 그만 좀 참견하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반면에 지배세력인 미국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포용과 견제의 이중전략을 사용한다. 국무부와 재무부는 포용 전략을 사용한다. 무역, 금융, 기술이전, 교육, 기후 문제를 함께 다루며 관계를 돈독하게 가져가고 있다.

반대로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핵심 동맹국과의 방위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적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더 부유해질 것이고 국제 시스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며, 중국 시민들은 점점 정치적 자유를 원하게 되어 자유민주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희망사항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될 생각은 없다. 서양의 방식이 아닌 중국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주장한다. 중국 지식인들은 공산당 권위주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체제 내에서 경제개혁을 일궈내고자 한다.

 

앨리슨 교수는 이런 투키디데스 함정에 놓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전쟁을 피한 과거 사례들을 토대로, 미국의 전략적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한다. 즉, 앞으로의 미국의 전략인 셈이다.

 

첫째, 수용하라

중국의 아시아에서의 세력권을 인정하라는 것.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타이완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거나, 한반도를 통일시킨 뒤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든지 하는 방식이다.

 

둘째, 힘을 빼놓아라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문제 삼고, 중국을 분열시키고, 반체제 집단을 키우는 전략이다. 티베트, 타이완, 신장 위구르의 독립을 지지하고 은밀히 지원한다.

미국 유학 중인 중국의 엘리트들을 통해, 중국 내 반체제 집단들을 키우고 부추김으로써 중국의 힘을 빼놓는 것이다.

 

셋째, 장기 평화를 위한 협상을 하라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교환한다.

 

넷째, 관계를 재정립하라

두 나라 간의 다툼보다 공공의 적인 테러리즘, 기후변화에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미국 최고 대학의 교수이자,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정책자문으로 중용된 바 있는 안보 및 국제관계 전문가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그가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다.

반면에 며칠 전의 포스트에 올렸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관점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역사적 사건들의 추적이 어렵고 통계치를 사용했지만, '투키디데스 함정'에 너무 의존하는 논리 서술에 솔직히 왕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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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가능성이 펼쳐질 위험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요소라고 말한다.

또한, 위험한 지도자가 있는 북한과 대면하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대외정책 아이디어가 미국, 중국과 함께 김정은을 저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코멘트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 역시 중요한 순간에 놓여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의 중심에 있었고, 그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무지막지한 피해를 입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것도 우리의 의지와는 별로 상관없이 운과 우연에 의해서...

과연 우리는 서슬 퍼런 국제관계 하에서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나?

그레이엄 앨리슨 저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BetterLife>를 참고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내지 패권싸움이 한창이다. 정확히 그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은 그럭저럭 일상을 보낸다.

국제정치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곤 한다.
천조국인 미국의 제멋대로 경제 흥망, 꼴리면 때려부수는 전쟁, 그에 못지않게 내키면 지르고 빼앗는 골목대장 중국의 힘자랑과 영토 침략, 폭력 등은 대부분 국가간의 갈등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관심을 가진다.

그렇지만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건 어렵고, 전문가들의 견해도 항상 갈리기 마련이다. 누구를 믿고 따르는 것보다는 다양한 견해를 듣고 비판하며 내공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 사망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는, 국제정치 분야에서 오랜 세월 탁월한 식견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959년부터 한 국가의 지도자로써, 매일 국가 정상들과 외교를 통한 교류와 전세계 최고 브레인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했다.

 


가난한 어촌을 일류 도시국가로 키워낸 것은, 그의 현실적인 감각과 탁월한 통찰 덕분이었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아귀다툼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미국과 중국간 중대한 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리콴유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구도와는 다르기 때문이란다. 냉전시대에는 서로의 이념을 통해 세계 주도권을 두고 경합을 벌였지만, 지금의 중국은 미국과 이념적 갈등은 없다고 봤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를 바꾸는데도 관심이 없다. 그저 자국의 국익에만 힘쓰고 있을 뿐이다. 다른 여타 나라들과 마찬가지다.

중국입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란 시장과 그들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많은 엘리트 중국인들이 미국유학으로 비즈니스와 함께 지식을 배워온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계속 얻을 수 있는 한, 양국 관계는 경쟁적일지언정 서로 직접 충돌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 역시 미국의 군사적 우세가 압도적이며, 그런 상황이 수십 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미국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원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주변 고객의 생각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국가들은, 이곳에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어 있다. 20세기 전후 아시아 지역은 끔찍한 전쟁들이 연이어 발생했었다.
청일전쟁, 중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등 큰 전쟁들이 터졌고, 지금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모두 절대 강자 미국이 만들어준 세력균형에서 기인된 것이다.

 

미국은 지구촌 안보비용을 대부분 (세계 국방비의 40~50% 지출) 부담하며, 그 결과 안전한 교역 터전이 마련되었고, 세계 경제는 발전해왔다.
만약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으로 돌아선다면 즉, 세계 자유무역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는다면, 지구촌 보안경찰 역할을 그만두고 군사력을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이 아태지역에서 사라진다면 현재의 균형은 균열이 생길 것이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나라들은 중국이란 큰 나라를 맞상대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이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등과의 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태지역의 안보와 경제를 관리할 때에만, 지정학적 균형을 이룰 것이라 보인다.

리콴유는 미국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했다.
중국의 잠재력과 급부상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한다 해도,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신봉하는 개인지상주의, 표현의 자유 등의 사상이 보편적 원리라고 믿는다. 또 그런 사상이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리콴유의 견해였다. 미국이 오랜 기간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정학적 행운, 풍부한 자원과 이주민의 에너지, 유럽에서 넘어온 자본과 기술, 세계대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공격받지 않은 미국 본토 등이라고 봤다.

즉 미국의 서구적 사상이 옳다는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고 자극한다면, 미국 입장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강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미국이 중국을 강대국으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준다면, 중국 역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중국에 민주화를 강요하고 지배체제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보다는, 중국이 더욱 세계 교역과 투자관계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중국의 교역확대는 글로벌체제 안에 완전히 들어섬을 의미하고, 상호 의존적 연계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를 더욱 상호 의존적으로 만듦으로써, 중국이 국제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들이 잃는 것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중국을 적대국으로 인식한다면, 중국의 젊은 세대들 역시 외부세계에 대해 제국주의자, 착취자, 약탈자의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적대감이 아닌, 중국도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보는 중국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방세계에 적개심을 가진 중국으로 발전하느냐, 개방과 국제화가 심화되어 세계와 발맞춰나가는 중국으로 발전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리콴유의 미중 관계에 대한 의견이 정확히 언제 나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한창 무역전쟁 아귀다툼 중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될지 궁금하다.

어쨌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에 걸맞게 중국이 강대국으로써, 그리고 세계와 함께 협력적인 나라로써, 글로벌 환경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먼저 똥싼 미세먼지 좀 어떻게 해봐라!

<BetterLife>를 참고

냉전 이래로 미국은 자신들의 패권을 위협하는 세력에게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상대를 끝까지 굴복시켜왔다. 미국은 공산주의 세력과의 경쟁에 이기기 위해 서유럽 재건에 수백 조원을 쏟아 붓고, 일본을 미국 다음가는 경제대국으로 키워냈으며,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처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충돌하면 그 즉시 뛰쳐나가 상대를 가차없이 두들겨 팼다.

결국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미국은 냉전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오늘날 미국이 자국 국가안보에 가장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 세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80년대 말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시작하면서, 21세기에 이르러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했다. 그런 중국이 2049년까지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질서를 틀어쥐겠다는 중국몽을 꿈꾸는데, 이번에도 이런 패권 도전에 미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은 것이다.


특히 갈등은 경제적인 면에서 부각되는데, WTO 통계에 의하면 이미 미국은 부시 정부 때 2038건, 오바마 때 1834건에 달하는 대 중국 보호무역 조치를 취해왔다. 그리고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내며, TPP 탈퇴, NAFTA 및 한미 FTA 재협상 등 중국 이외에도 미국에 손해라고 판단되는 모든 기구와 조약들을 뒤집어 엎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기 시작한 미국은 벼르고 별렀던 중국에 손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로는 2017년 전체 무역적자 중 대 중국 적자는 47.1%나 차지했다. 가만둘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미국은 불법 보조금, 과잉 생산, 환율조작 등 그간 중국의 모든 불공정 무역 관행을 뿌리째 뽑겠다고 결심한 것 같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은 340억 달러 (38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폭탄을 때림으로써 중국에 무자비한 선빵을 날렸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며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 미국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반격에 나섰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이 터진 모양새다.

사태 발발 후 중국은 발 빠르게 EU 쪽에 대고 힘을 합쳐 미 제국주의를 깨부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EU는 미국이 엉터리 짓을 해도 중국보다는 낫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의 손을 가볍게 뿌리쳤다.


설상가상 미국과 중국이 8월 24일부로 160억 달러의 상대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때림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리벤지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할 것.

중국 문화로 보면 복수에 관해서는 대를 물려서라도 꼭 해야 하고, 미국은 대가 바뀌면 포기가 90% 이상이란다. 개인주의라서 그럴까?

아편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2,000년 이상 지구상에서 제일 잘 사는 문명 국가였다. 착각하지 마시라. 잠시 청나라 만주족 시절부터 시작해서 100여년 개고생에 개망신을 당했지만, 그 이전까지는 역사상 어떤 나라도 중국보다 더 잘 사는 나라는 없었다. 지금 중국은 그 옛날의 부국강병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로드맵을 찾아가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는 사실.



그런 고래 싸움에 캐나다, 멕시코, 아일랜드, 대만 같은 새우들은 갈비뼈가 부러지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보고서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향후 미국과 중국의 GDP는 각각 0.1%, 0.3%씩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 수입국 미국과 최대 수출국 중국의 경제 규모의 합은 세계 경제의 약 40%를 차지한다. 그러니 이들의 GDP 하락은 세계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다면 이번 무역전쟁으로 어느 쪽이 더 큰 피해를 보고 있을까?

당연히 그것은 중국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이 갈등이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기다릴 것이다. 2018년 상반기 중국에서 파산한 기업은 504만개로 사상 최대 도산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과연 이 무역전쟁으로 얼마나 더 작살이 날 것인가?


미국은 한걸음 더 나갔다. 9월 24일부터 2,000억 달러의 역사상 최대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엿 먹이기에서 개작살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중국은 반발하며 600억 달러 (5~10% 관계)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나섰는데,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할 방법조차 없어 중국은 밑천이 다 드러난 듯하다.


미국은 5,055억 달러, 중국은 1,299억 달러로 실제 수입액에서도 4배가 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제 중국은 그야말로 총알이 떨어졌다.

12월 2일자로 잠정 휴전을 맺고 앞으로 90일간 추가 관세 부과는 없겠지만, 이미 부과한 관세 철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관세가 과연 더 이상 없을까? 이 무역전쟁의 본질은 다른 곳에 따로 있을 수도 있다는데? 미래의 포석 얘기다. (이 주제는 다음 포스트에서…)


중국은 이 상황을 하루 속히 끝내고 싶겠지만, 그게 그리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고, 앞으로 중국산 값싼 상품의 대체제를 찾지 못하면 미국 소비자 물가도 하늘 높이 날아야 한다. 또한 미국의 수출 비중이 큰 농산품과 자동차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주변국으로 수출선을 확대하기까지는 손해를 볼 것이라는 결론이다.

① 대중 수출 감소

② 소비자 물가 상승

③ 농산품, 자동차 업계 피해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미국이 입는 피해보다 중국의 피해가 훨씬 크다. 대미 수출 규모가 큰 중국은 싸움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 무역전쟁 이후 상하이 지수는 계속 폭락하고 있다. 2018년 1월 3,500선을 유지하던 증시는 2018년 12월 말 2,500선까지 추락했다.


중국의 소비자 물가도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데, 위안화 약세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폭탄은 그 상승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World Bank와 IMF 모두 2019년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임을 전망하고 있다. 물론 중국 기업들의 줄 도산은 덤이다.

양국이 과연 90일 사이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이제 한달 남짓 시간만 남았다.

(다음 포스트는 무역전쟁의 또 다른 본질을 살펴보자.)


<JTCC News> <KBS 뉴스> <지식한잔>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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