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회로 (報償回路) :

<심리> 행위를 촉진하거나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사람이나 동물에게 주는 물질이나 칭찬에 반응하여 작동하는 뇌에서 쾌락을 관장하는 신경 회로. 보상 또는 강화 시스템이라고 함.


인간이나 동물의 뇌는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보상회로'라는 신경계가 활성화하여 도파민 같은 쾌락 물질을 분비한다. 식욕, 수면욕, 성욕 등의 충족뿐만 아니라, 칭찬이나 사랑을 받는 식의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보상회로 덕분에 동기가 부여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쾌락 물질을 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행동을 하고, 어찌 보면 보상회로의 노예가 된다고도 할 수 있다.


뭔가를 학습하거나 환경에 적응할 때 보상회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부모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이성의 인기를 얻고 싶어 노력하고, 멋있어지기를 바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 장기간의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에는, 눈앞의 보상을 참고 노력하거나 학습에 매진한다.



보상은 인간의 모든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독려한다. 이 쾌락 물질이라는 상이 없다면, 인간은 뭔가에 반복해서 집중할 수 없을 것이다. 기분이 좋아진다면 뇌는 몇 번이고 특정 행동을 되풀이하고 싶어진다. 그만큼 보상회로가 분비하는 쾌락 물질은 감미로운 자극이고 의존성과 중독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뇌는 경험이나 학습에 의해 쾌락 물질을 분비하는 대상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카톡 메신저의 알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에 많은 사람들이 쾌락을 느끼고, 하루 종일 궁금해서 견딜 수 없어 한다. 이는 50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것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 뇌가 쾌락을 느끼는 대상이 변해왔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정 욕구도 IT 등의 테크놀로지와 결부됨으로써 많이 확대되어, 지금은 식욕 같은 생리적 욕구와 비교할 만한 사회적 욕구의 대명사가 되었다. 앞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 사람들은 지금과 다른 상황에 쾌락을 느끼고 새로운 욕망을 창출해낼 것이다.


뇌는 '금방 지루해하고' '싫증을 잘 내는' 성질도 있다. 변화가 부족한 환경이 오래 지속되거나 예측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뇌의 보상회로가 자극받기 어렵다. 가령 열심히 하든 안 하든 급여가 변하지 않고,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도 예측대로 목표가 달성되는 직장에서 일하면 과연 즐거울까?


반대로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성이 있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얻은 보상에서 뇌는 더 많은 쾌락을 느끼는 경향이 있음을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더구나 자신의 선택이나 행동에 의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에는 자극이나 쾌감이 더 커진다.


또 다른 특징으로 인간은 타인과 비교하는 가운데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뛰어난지 열등한지를 판단하는 상대적인 동물이다. 그리고 사람의 뇌는 비교 기준이 있을 때 자극이나 쾌락을 느끼기 쉬운 성질이 있다.


타인보다 우월한 지위를 점하고 싶다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이 계속 노력하는 원동력이고, 구성원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면 집단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의 뇌에 있는 보상회로의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한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 키워드에서 알아보자.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했습니다.



아주 성실하고, 착하고, 공부 잘하고, 잘 생긴 남자 대학생이, 여학생들과 미팅 중에는 관심을 독차지하다가 제 짝을 골라서는, 밥 먹을 때 '쩝~쩝~' 소리 내는 것 때문에 가차 없이 차이는 경우가 있지요?


제아무리 첫인상이 좋다 해도 부정적인 단점을 접하게 되면, 좋던 인상도 사라지게 마련인데, 오늘은 긍정보다 강한 부정의 힘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심리학자인 엘리자베스 루카스 Elizabeth Lukas (1942~) 교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딸기 실험'을 했습니다. 딸기 바구니에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상한 딸기가 약 15% 정도 섞여있었습니다.

- 한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싱싱한 딸기를 골라서 그릇에 담게 하고,

- 또 다른 그룹은 상한 딸기를 골라서 별도의 그릇에 담도록 했지요.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열심히 딸기를 선별했습니다. 선별작업을 끝내고는 아이들에게, 바구니에 싱싱한 딸기의 양이 얼마나 되었는지 질문했습니다.


그 결과, 싱싱한 딸기를 골라낸 아이들은 거의 정확한 답변을 내놓은 반면, 상한 딸기를 골라 담은 아이들은 싱싱한 딸기의 양이 실제보다 훨씬 적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싱싱한 딸기가 전체의 반도 안된다고 답변했지요. 동일한 실험을 여러 성인 집단에게 반복했을 때에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또 다른 조사를 볼까요?

아이가 성적표를 집에 가지고 왔습니다. '영어 - 수, 국어 - 수, 과학 - 미, 수학 - 가'였습니다. 학부모가 '수'가 2개나 있다고 반응을 보였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성적표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이 어디인지 조사 결과, 77%가 '수학 - 가'라고 답했지요.


어떤 부정적인 정보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다른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것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데, 이것을 '부정성 효과 Negativity Effect'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의 인상을 결정짓는 것도 긍정적인 특징보다 부정적인 특징이 더 크게 작용하지요.

멋진 헤어스타일, 잘 생긴 외모, 패션 감각이나 호감도보다는, 험한 말, 나쁜 버릇, 지저분한 행동 등 부정적인 특징들이 더 크게 부각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에도, 부정적인 정보는 긍정적인 정보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입니다. 며칠 전 '사람의 지혜'에 관한 글에서도 썼듯이 뻔히 같은 말인데도, 지방이 20%인 고기보다는 살코기가 80%인 고기를 더 좋아합니다. 부정적인 정보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지요.


'부정성 효과'는 원시시대부터 맹수들의 공격에서 생존하기 위해, 부정적 정보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는데, 그렇게 본다면 인간 진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생존을 위한 위험 회피나 위험 관리 본능에 그 뿌리가 있다는 거네요.


그러나 단점만 보다 보면, 그보다 더 큰 장점을 놓칠 수도 있겠지요.


EBS Culture <세상의 모든 법칙>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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