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온종일 쓰고 있는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화학의 짧은 역사와 함께 실존 플라스틱 노가리를 풀어보자.

인류가 돌로 동물들을 때려잡아 먹던 시절, 가장 먼저 알게 된 화학적 현상은 불의 ‘연소현상’이었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인간은 자연에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모여 앉아 삼겹살에 돼지껍데기도 구워먹으며 원하는 걸 하나씩 저질러나갔다.

납이나 구리같이 값싼 물질을 금으로 만드는, 비록 무모했지만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연금술도 시도했다. 아쉽게도 금은 얻지 못했지만, 금보다 더 귀한 여러 화학적 지식과 노하우를 챙겼다.
그렇게 차근차근 화학적 지식을 쌓고 있던 중, ‘존 돌턴’ (영국 화학자, 1766~1844)이 원자설을 처음으로 제창하면서 근대 화학을 확립했다.

그 후 많은 실험결과가 축적되며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속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 원자들이 어떤 식으로 분자를 구성하는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원자와 분자를 더 잘 다루게 되면서 여러 물질을 더 값싸게 더 많이 만들었고, 새로운 물질도 거침없이 만들면서 화학은 꽃을 피우게 된다.

 


시간이 지나 상업도 함께 발달하며 화학 제품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런 수요를 언제나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들, 다양한 화학합성 물질을 개발하며 인류의 삶도 윤택하게 만들었다.
특히 여러 합성 물질들 중 플라스틱은 값도 싸고 가공도 쉬워, 대부분의 일상용품에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현재 우리의 하루를 오전부터 밤까지 되돌아 보자.
불 켜는 스위치, 샴푸통, 안경, 비닐, 과속방지턱, 페트병 뚜껑, 볼펜, 테이프, 투명 우산, 도시락 케이스, 폰 충전기, 루~~루~ 루~ 쓰는 물건 중 플라스틱이 안 들어간 물건을 찾기 힘들 정도다.

플라스틱은 1856년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파크스 Alexander Parkes (1813~1890)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비싸고, 만드는데 오래 걸리고, 불까지 잘 붙어서 파크스가 차린 회사는 바로 쫄딱 망해 버렸다.

그 후 이 플라스틱 시장에 재도전한 자가 있었으니, 존 하얏트 (미국 공학자, 1837~1920).
당시 한창 인기였던 당구공을 만들어 상업화에 성공했다. 그 시절 귀한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졌던 당구공을 대체한 것이었다.
이후 틀니, 피아노 건반 같은 물건으로 플라스틱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서 본격적으로 플라스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최근 100년간 다양한 수요에 따라 PET, PE, PVC, PS 등, 거북 등껍질 같은 새로운 구조의 다양한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사용됐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추출된 원료로부터 만들어진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추출되는데, 이중 몇 가지 원료를 결합하여 고분자 화합물로 만든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플라스틱의 정말 중요한 원료를 하나만 소개해보자. 바로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올레핀은 탄소 간 이중 결합 구조를 띠고 있는 화합물로 지방족 불포화 탄화수소를 총칭한다. ‘알켄’이라고도 불린다.

 


올레핀을 통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여러 일상용품을 포함해서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소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 올레핀의 중요한 화학반응인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밝혀낸 3명의 과학자는 200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여 이유로, 올레핀 복분해 반응은 유기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 중 하나라며, 새 분자 합성의 판타스틱한 기회가 열렸다고 평했다.

복분해 반응은 멀쩡히 있던 두 분자의 원자가 서로 바뀌는 신기한 반응이다. 너무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밝혀보니, 촉매가 두 분자를 합쳐서 다시 갈라놓는 일을 한 것이었다.
화학에서는 금속 촉매가 2:2뿐만 아니라 4:4, 17:1 등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화합물을 만든다.

이런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통해 플라스틱은 물론이고, C형간염 치료제와 같은 약까지 개발되었다. 복분해 반응은 효율이 높고 믿을만한 반응이다. 선택적이고 친환경적인 화학반응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의 발견과 촉매의 개발은 현대 화학의 엄청난 성과였다.

이 복분해 반응의 기반인 올레핀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는 폴리에틸렌(PE) 플라스틱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1년에 1억 톤이 소비되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어서 수요 증가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100%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로부터 나온 재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비산유국이지만 인재가 많은 나라, 정유 분야에서 세계 6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가지고 있고, 단일공장 기준 가장 큰 정유공장 5 곳 중 3 곳이 국내에 위치해 있다.

 


멋지고 대단한 대한민국의 인력과 정유 정제 인프라를 보유한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원료이자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을 모두 수입하면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GS 칼텍스가 올레핀 사업에 진출, 2조 7천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을 전남 여수에 짓기로 했다.

기존의 정유공정에서 발생하는 LPG나 부생가스 등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과 수율이 극대화된 생산 시스템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 공장에서 생산된 올레핀을 활용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들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끊임없이 가졌던 물건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걸 항상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와 공학자들, 역사 속에만 있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Unrealscience>를 참고

과학 뉴스 미디어 ‘Science Alert’ (2018. 12. 24일자)가 소개한, 2018년에 밝혀진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1) 하늘에서 바이러스가 쏟아지고 있다

하늘엔 대량의 미생물이 부유하고 있으며 비와 함께 땅으로 쏟아진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보고되었다. 대기 경계층 1㎡당 8억개 이상의 바이러스를 쏟아 붓고 있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는 실제로 상상 이상의 미생물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2) 3명의 뇌를 연결하고 아이디어를 공유

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뇌전도와 전자석에 자극을 주는 경두개 자기자극법을 조합한 브레인넷 Brain Net을 사용하여, 뇌신경 학자들은 3명의 인간을 연결하고 생각을 공유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연결된 팀은 테트리스 게임을 할 수 있었고, 더 많은 사람을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인간과 양의 하이브리드 배아

2월에 인간과 양의 하이브리드 배아가 세계 최초로 만들어졌다. 양 세포 1만 개당 인간의 세포가 1개 정도 포함된 키메라 배아로서, 이번에는 발생 후 28일만에 파괴되었지만, 언젠가는 이식용 장기의 공급원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4) 맹금류는 산불을 확대시킨다

무더위 때문에 2018년은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그 중 호주에서는 솔개나 매 같은 맹금류가 고의로 불을 퍼트린다는 놀라운 사실이 보고되었다. 새들이 불이 붙은 나뭇가지를 주워 불이 없는 장소에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원주민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구전되어 온 것이라고 한다.


5) 지구 내부에 거대한 생물권이 존재한다

발 밑 땅 아주 깊은 곳에도 많은 생명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2월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지하에는 ‘지하 생물권’이라고 불러야 할 만큼 대량의 생명이 존재한다고 하며, 그 넓이는 무려 바다 면적의 2배라고 한다.

세계 52개국 1,000여 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연구에서, 땅속 깊이 숨어있는 다양한 미생물이나 단세포 생물 등이 발견되고 있어 앞으로의 연구 성과가 기대된다.




6) 멕시코 세계 최대 수중 동굴

유카탄 반도에 있는 세계 최대 수중 동굴 ‘Sac Actun’에는 많은 고고학적 유물이 잠자고 있는 보물창고다.

조사에서 고대 마야문명의 유적을 비롯해, 빙하기에 살던 고대의 코끼리와 대형 나무늘보의 뼈 등 귀중한 것들이 다수 발견되었다.


7) 박테리아는 죽은 동료의 DNA를 낚는다

세균은 다른 생물의 유전 물질을 자신의 DNA에 통합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2018년에는 균체에서 뻗은 털을 사용하여 DNA를 모으는 모습이 촬영되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낚시처럼 보였다.

죽은 세균에서는 DNA가 방출되고, 살아있는 세균은 그것을 모아 항생제 내성 등을 얻는 것이다.


8) 항우울제와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

미생물의 항생제 내성은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항우울제의 일종인 플루옥세틴이 그 문제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플루옥세틴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지만, 이 농도가 높을수록 미생물이 항생제 성분을 얻는 시간이 빨라지고 더 높은 내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최근에는 하수를 통해 이 성분이 환경에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


9) 미토콘드리아도 부계 유전한다

생물학의 상식을 뒤집는 충격적인 논문이 2018년 11월 발표되었다. 우리의 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는 어머니로부터 자식에게 전해지지만, 아버지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일부 물려받은 소년이 발견된 것이다.

인간에게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된 것은 세계 최초였지만,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교과서를 고쳐 써야 할 대발견이다.


10) 바다에 사는 작은 생물이 큰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4월에 발표된 연구에는, 작은 동물 플랑크톤의 거대한 무리가 바다에서 큰 물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동물 플랑크톤의 원주형 무리는 매일 해수면과 해저를 왕복하고 있으며, 그 이동에 의해 바닷속의 소용돌이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 <Twilight Channel> <T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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