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80년을 산다고 할 때,

첫째는 수면으로 침대에서 32년을 보내고,

둘째는 직장에서 일하며 16년을 보낸단다.

눈 뜨고 살아가는 시간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면서 보내는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 여러 행운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최고를 꼽으라면 좋은 상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좀 살아본 사람이라면, 먼저 한숨부터 내쉬며 좋은 상사 만나는 게 로또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좋은 상사보다 나쁜 상사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심하면 전생에 뭔 잘못 때문에 이런 시련을 겪는지 업보를 들먹이곤 한다. 상사에 대한 '희망 없음'의 글은 SNS에서도 엄청난 순간 댓글로 인기짱이다.



일의 스트레스보다 상사의 무능력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오랜 기간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모두가 싫어하는 상사의 5가지 특징을 뽑아봤다. 최소 이 5가지만이라도 참고하여 반성하고 개선해보려 한다면, 좋은 상사로 거듭 날 수 있지 않을까?


1) 무조건 '열심히'가 정답이라 착각한다

'열심히'는 정답이 될 수 없다. '제대로'가 정답이다. 과거 고속 성장기엔 무작정 열심히 해도 되는 시절이 실제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부분의 시장에서 승자독식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디테일하게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면 노력은 단 1%의 보상도 받지 못할 실정이다.


그렇다고 '열심히'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고, 물 들어올 때는 힘껏 노를 저어야 하고, 위기 때는 사력을 다해 산소호흡기 떼기 전에 살아서 일어나야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매 순간 죽어라 일하라는 것은 정말 터무니 없는 소리다. 열심히 해야 하는 때와 호흡을 고르는 시간을 구별하여, 부하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조절해 줄 수 있는 것이 좋은 리더의 조건이다.


2) 학습 능력이 없다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새로운 문제와 만나는 순간에 앞장서는 것이다. 새로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현상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때 요구되는 능력이 바로 학습 능력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성인은 이 능력의 기반인 문해력과 수리력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떨어진다.


통계로 봐도 그렇고 기업 강연하며 현장에서 부딪혀봐도 그렇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할 위치에 있는 상사들이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엑셀, 파워포인트 같은 기본적인 프로그램도 사용할 줄 몰라 쓸 때마다 부하 직원을 부르는 상사를 보면,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



3) 과거에 집착한다

말끝마다 '예전에는 말이야~'라고 하면 부하 직원은 할 말이 없어진다. 예전은 예전일뿐,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 기술 발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빨라지며 파괴적 혁신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 결과로 과거에 영광을 누렸던 기업들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지고 있다. 반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이용하는 기업들의 성장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예전엔 <포춘> 5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이 1조가 되는데 20년이 걸렸다. 그런데 1998년 설립한 구글은 8년이 걸렸고, 2009년 창업한 우버는 3년, 2011년 만들어진 스냅챗과 오큘러스는 겨우 2년이 걸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과거에 사로잡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얘기하면 정말 답이 없다. 지금은 VR로 호랑이를 만나고, 3D 프린터로 호랑이를 직접 만드는 이야기를 해야 할 때다.


4)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한다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많은 상사가 객관적으로 평가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얼마나 쉽게, 편견에 휩쓸려 사람을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한 연구에서 동일 인물의 사진을 가지고 키를 195Cm와 165Cm로 수정한 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 속 인물의 리더십을 평가하게 했다. 결과는 195Cm가 리더십이 25% 더 있을 것이라고 평가 받았다.


목소리 또한 리더십 평가에 영향을 미쳤고, 면접이 이루어지는 시점도 평가를 교란시켰다. 이럼에도 치맥을 함께 자주 하면 인사고과에 영향을 준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정신 나간 평가 방식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5) 업무 지시가 명확하지 못하다

일할 때 제일 피곤한 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업무 지시만 정확해도 사실 업무의 반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시를 명확하게 하기 힘든 경우도 있긴 하다. 여기서 핵심은 업무 지시보다는 그 지시를 실행했을 때, 결과를 대하는 상사의 태도에 있다.


모호한 지시도 자율성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을 수 있다. 특정 가이드라인이 없으므로 실무자가 자신의 역량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다. 상사에게 필요한 것은 실행에 따른 어떤 결과에도 의사결정권자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런데 잘되면 그냥 넘어가면서 자신이 잘 이끌어서 일이 잘됐다고 착각까지 하고, 잘못되면 쥐잡듯 왜 일을 그 모양으로 했냐고 구박하면, 이런 상사는 정말 답이 없다.


하급자로서 이런 상사로부터 생존하려면, 애매한 지시를 받았을 때는 즉각 구체적인 사항을 꼭 질문하자. (딱히 대답은 잘 못해 주겠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상사의 5가지 특징을 정리해 보았다. 어떤가, 공감하는가?

그런데 되물어야 할 것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리더로서 준비되고 있는가?

상사가 되었을 때 업무 지시를 명확히 할 수 있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나 자신부터 깊이 반성해보자.


출처 : 신영준, 고영성 공저 당신의 성장을 위한 에세이 <뼈있는 아무말 대잔치> 

유튜브에서 '뼈아대'를 검색하면, 두 작가의 심화 강연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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