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만 7천개가 넘는 맥도날드 매장.

맥도날드는 원래 캘리포니아의 작은 시골에서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날드 형제가 운영하던 햄버거 가게였다.


어느 날 우연히 이들의 가게에 주방 믹서를 팔러 왔던 세일즈맨 레이 크록 Ray Kroc은, 맥도날드의 혁신적인 햄버거 제조법에 반해 프랜차이즈를 제안하게 된다.


“저는 영업맨이라 미국 방방곡곡을 다닙니다. 어느 마을에든 두 가지가 항상 있는데, 그게 뭔지 아세요? 바로 법원과 교회입니다. 이쪽 법원 꼭대기엔 성조기가 있고, 저쪽 교회 꼭대기엔 십자가가 있어요. 사람들이 모여 미국인이 공유하는 가치를 수호하는 곳들이죠. 저는 맥도날드의 황금 아치에서 똑 같은 걸 느낍니다. 가족과 공동체. 미국의 모든 마을에 우리의 황금 아치가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사실 맥도날드 형제는 이전에도 비슷한 제안을 여러 번 받았고, 매번 거절했다. 매장이 많아지면 본점과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레이 크록의 설득에는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제안을 다 듣기도 전에 이미 그 상상이 좋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설득의 메시지를 가다듬는데 너무 많은 공을 들이곤 한다. 보고서를 수십 번 뜯어고치고, 몇 페이지 제안서를 만드는데 몇 날 밤을 세운다. 그리고는 정작 상사의 앞에선 피곤한 눈빛으로 횡설수설 헤매고 만다.


경영학 밀리언셀러 <설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 Robert Cialdini 박사에 따르면, 설득의 성공을 가늠하는 건 설득의 메시지보다는, 오히려 설득 이전의 말과 행동이라고 한다.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했던 것처럼 말이다.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 단계를 설득 이전의 설득, 그래서 <초전 설득 Pre-suation>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심리학 법칙에 따라 설득의 과정을 정교하게 설계한다면, 누구든지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설득의 과정은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1) 상대의 주의를 설득하고자 하는 주제에 집중시킨다


관심이 집중될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고, 결국 그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와인 가게에 독일 음악을 틀어놨을 때는 독일산 와인을 더 많이 구매하고, 프랑스 음악을 틀어놓으면 프랑스산 와인을 더 많이 사 가는 것처럼 말이다.




2)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이 많은 것에 무의식적으로 집중하게 된다


자신과 비슷한 외모의 사람 의견에는 자신도 모르게 동조한다든지, 같은 고향, 같은 학교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 상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보라. 설득을 시작하기 위한 대화의 주제로 그보다 좋은 것이 있을까?


3) 이프, 웬-덴의 법칙이다


초전 설득의 목표는 상대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 집중을 유지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가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 또는 장치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연결이 자연스럽고 구체적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나는 이번 달에 2Kg을 뺄 거야!’처럼 단순하게 목표를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매일 밥을 먹기 전에 물을 꼭 한 잔씩 마실 거야!’라고 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4) 설득에도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호감을 느낄수록 대화에 호의적으로 되므로, 관계가 막 형성되고 있는 시점에는 상호성과 호감이라는 두 가지 영향력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느 정도 친분이 쌓이게 되면, 긍정적인 관계가 성공적인 설득을 보장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는 사회적인 근거나 권위를 사용해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우리의 삶이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가득 차 있다면, 꼭 그만큼의 설득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설득은 누구든 연습과 노력으로 익힐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은 희망적이다.


지금부터 성공적인 설득의 프레임 짜기에 도전해보자.


로버트 치알디니의 <초전 설득>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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