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암기를 수동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니, 암기를 절대적으로 싫어한다.

이는 암기를 통한 성취를 이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암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체계적인 훈련 과정이 있어야 실력 향상이 나타나는데, 암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암기력은 절대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도 믿기 힘든가? 그렇다면 한 번 보자.


2005년 뉴욕의 에너지 기업 콘 에디슨 본사에서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이 열렸다. 이 대회는 전 세계에서 기억력이 가장 좋은, 그러니까 '기억의 천재'를 뽑는 시합이다.


프리랜서 기자인 조슈아 포어는 대회에 참가한 '메모리 그랜드 마스터'인 영국의 에릭 쿡을 인터뷰했다.

자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언제 깨달았나요?

'천재요? 저는 천재가 아닙니다. 제 기억력은 보통 수준이에요. 여기 있는 분들도 다 마찬가지일걸요?'


상식 밖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더 놀라운 답변이 이어졌다.

'타고난 기억력이 보통일지라도, 제대로만 훈련하면 누구나 대단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조슈아는 그가 겸손을 떠는 거라 생각했다. 문득 2004년 마스터였던 밴 프리드모어가 어느 신문사에서 했던 인터뷰 기사가 떠올랐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고, 기억이 작동하는 법을 이해하는 겁니다. 학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말을 과연 누가 믿을까? 타고난 기억력을 소유한 천재니까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가?

그러나 놀라지 말라.


그다음 해인 2006년 '전미 메모리 챔피언십'의 우승자가 된 사람은 바로, 불과 1년 전 '메모리 그랜드 마스터'인 에릭 쿡에게 질문했던 프리랜서 기자, '조슈아 포어'였다!


그는 적절한 기억 방법을 배우면 누구나 기억력 천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저는 암기를 너무 못해요.

▷저는 암기와는 거리가 먼 것 같아요.

이제 이런 말은 그만하고 어떻게 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을 지만 생각하자.



지금부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전략 4가지를 소개한다.

경험으로 볼 때 이 방법은 단어 외우기, 시험공부, 독서에 효과 만점이다.


1) 시험효과 : 시험을 자주 볼 것.

중간에 시험을 한 번 보는 것보다 세 번 보는 게 기억 효율이 14%나 높아진다. 특히 시험을 본 후 오답 노트를 따로 정리하는 것은 시험 성적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틀린 문제는 또 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 인출효과 : 암송, 요약, 토론, 발표, 관련된 글쓰기를 할 것.

반복 읽기식 벼락치기 공부 그룹과 다양한 인출 방법으로 공부한 그룹을 놓고 바로 시험을 보게 했다. 시험 결과는 벼락치기 공부 그룹이 당장의 시험에서는 약간 좋은 성적을 보였지만, 이틀 후의 두 번째 시험에서 벼락치기 그룹은 기억한 정보의 50%를 망각했고, 인출하는 방법으로 공부한 그룹은 13%만 망각했다.


3) 분산 연습 효과 : 간격을 두고 학습할 것.

전문가들은 보통 하루 정도의 간격을 두고 공부할 때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연속적으로 학습하면 내용을 완전히 숙지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오랫동안 기억할 확률이 낮아진다.


하지만 간격을 두고 학습하게 되면 약간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잘 포장된 도로로 가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즉, 어렵게 공부하면 잊는 것도 어렵다.

'어렵게 공부하면 잊는 것도 어렵다.' 이 말을 잊지 말자.


4) 교차효과 : 두 가지 이상의 과목을 번갈아 가며 학습할 것.

교차로 문제를 풀면 뇌의 신경섬유 연결이 더 활성화된다. 그래서 공부할 때 여러 과목을 교차해가며 공부하는 것이 좋다. 하루에 한 과목씩 집중해서 공부하는 방법은 별로 좋은 전략이 아니다.


암기는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기초 중의 하나이다. 누구나 올바른 전략으로 꾸준히 연습한다면 암기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고영성, 신영준의 <완벽한 공부법>을 참고


덥수룩한 수염에 머리가 벗어진 학생이 프로그래밍 첫 수업에 들어왔다.

일리노이대 심리학과 지도교수인 브라이언 로스는 컴퓨터과학 과목에 수강 신청을 했다. 교육 받는 다른 학생보다 최소 열다섯 살 이상 나이가 많은 그는 강의실에서 '아저씨'로 불렸다.


강의가 있는 날은 늘 긴장됐다.

하지만 그에게 유리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학습 방법을 연구해 온 전문가이자, 비록 과소평가를 받아왔지만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자기 해설 학습' 전략에 관해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 해설 학습은 스스로에게 '이게 무슨 의미이고 왜 중요하지?'라고 말하기로 질문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는 속으로 읽지 않고 실제 목소리를 내어 자기에게 말하기 할 때 더 효과적이다.

자기 해설 방식으로 자신에게 개념을 설명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보다 약 3배 정도 많은 양을 학습하고 암기한다고 알려졌다.


로스 교수는 교재를 공부하면서 스스로 끊임없이 말하기 질문을 던졌다. 문장마다, 문단마다 그는 자기에게 묻고 또 묻는다.

▷ 방금 읽은 것이 무슨 내용인가?

▷ 기본 원리는 뭐지?

▷ 앞에서 나왔던 개념은 아닌가?




다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컴퓨터 상식이 많이 부족했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깨치게 되었다. '자기 해설 공부법'은 프로그래밍을 모르던 교수를 어떻게 우등생으로 만들어 주었을까?


자기 해설 공부법


1) 혼자 말하기를 한다

혼잣말의 말하기는 이 학습법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단순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공부 속도를 늦춰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처럼 신중하게 무언가를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면 동일한 경험으로 더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다.


2) '왜?'를 묻는다

자기 해설은 다른 방법으로는 탐색할 수 없는 호기심과 창의력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자기에게 '왜?'라는 질문을 해보라. 이때 그 학습 주제를 잘 알고 있다면, '왜?'라는 질문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내용에 관해 잘 모르면 '왜?'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몰랐던 것에 대한 전문성을 키울 기회가 된다.

가령 '파도는 왜 생길까?'와 같은 질문으로 자기 해설 공부법을 연습한다고 해보자. 파도는 바람과 관련이 있는데, 수면에 바람이 불면 잔물결이 생기고... 이런 기초적 설명은 어렵지 않겠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에 올 질문이다.


바람이 왜 물을 위로 들어 올리는 건가?

여기부터는 인터넷을 검색해, 에너지가 물을 통과해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의 내용을 읽으며 몇 가지 답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이 과정을 마칠 때쯤엔 결국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3) 요약한다

요약은 나의 언어로 직접 나의 생각을 담아내는 행동으로, 근본적으로 학습에 유익하며 간단히 자기 해설을 실천하는 집중력이 필요한 방법이다.


다큐멘터리에 대한 의견을 누군가에게 이메일로 보낸다고 상상해보자.

요약을 통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구체화하고,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논리를 구축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다큐멘터리 자체와 그 내용에 관해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다.


어떤 내용을 스스로 요약하고 말하기 단계를 거치면 훨씬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4) 연결점을 찾아본다

자기해설식 학습은 정보를 서로 잇는 연결점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결점을 찾아보는 것은 암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누군가에게 어떤 개념을 설명하려면 다른 개념과의 상관관계를 찾게 되는데, 연상 암기법 등의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지개의 일곱 가지 색상을 암기할 때 각각의 첫 글자를 모으는 방식으로, 연상작용의 고리를 만들어 '빨주노초파남보'로 외우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이다.

자신이 잘 아는 전문분야 내에서 어떤 연결점을 발견하면, 더 높은 단계의 창의력과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로스 교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강의를 들은 후, 자신에게 자신의 언어로 개념을 설명해보려고 애썼다. 자기 해설을 하면서 말하는 내용 대부분은, '가만 보니 A가 B로 가고, B가 C로 가니까 A에서 C가 되는구나'처럼 '대부분이 연결점을 찾는 시도였다'라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면서, 학습 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능력이 되었다. '자기해설 학습법'으로 이 시대의 연결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통찰력과 스킬을 갖춰보자.


<Talking to Yourself (out loud) Can Help You Learn, 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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