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하며 잠깐 얘기했을 뿐인데, 일을 어디까지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시 기억하려고 했던 작업을 읽고 또 반복해서 읽는다.

'어~? 어디까지 했더라?'


우리가 사무실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무실에는 한눈팔 만한 것들이 많다.

카톡, 뉴스, 메일 확인 등 업무를 하다가도 수많은 유혹에 빠져든다. 일하다 잠깐 머리 좀 식혀야지 하고 들어갔던 뉴스 사이트에서 어느새 오늘 종합 뉴스를 모두 읽어버렸다.


이런 방해꾼들은 우리를 일에서 끄집어내 일의 진행을 뒤처지게 한다. 집중력이 흐려지면, 휴식을 하기 전 업무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완성된 부분을 다시 봐야 하고, 그 사이에 '전환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업무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쉴 수 있을까?


노스웨스턴대학의 연구원들은 '업무 시간과 효율적인 휴식시간'에 대한 연구를 했다.

"잠시 머리를 식히려고 한눈을 판다면 '1분~10분' 정도가 적당합니다.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원래의 사고방식이 모호해져 결국 업무에 지장을 주기 마련이죠."


또한 무엇 때문에 자꾸 한눈을 팔게 되는지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메일 확인, 잡담, 무료함을 달래주는 메신저 등이 있습니다. 잠깐의 환기를 위해 메신저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좋지만, 업무 중간에도 자꾸 대화한다면 흐름이 끊기기 마련이죠. 업무 방해 요소를 파악하고 스스로 절제하면서 일을 빨리 끝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집중이 가장 잘 되는 오전 10시~12시에는 '메신저 하지 않기' 등의 규칙을 정해, 중요한 업무를 먼저 처리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업무가 단조롭거나 하던 일이 좀 막히면, 동료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잠시 휴식하는 것을 원합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하던 일을 끝마친 후에 휴식을 갖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전에 하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애매해지고, 일로 다시 복귀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서는 휴식이 꼭 필요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휴식 뒤에도 '업무 복귀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식과 업무 간의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는 휴식법을 적용해보자.

효율적인 휴식은 효율적인 업무로도 이어질 것이다.


쉬셴장의 <하버드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을 참고


버티찰스 포브스의 말이다.

"과거에 미국이 성장할 때 기업들은 직장에 헌신적이고,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멀티태스킹에 능한 인재를 찾았다. 이런 직원들 덕분에 미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과로로 자살했다."


<일만 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알렉스 수정 김 방'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런 클라우드 장치들은 사람들에게 언제 일을 멈출지, 언제 전원을 꺼야 할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탄력적 근무시간의 탈을 벗겨보면, 복지의 가면을 쓰고있지만 편히 쉬어야 할 집까지 일이 따라온다. 또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워커홀릭이라고 말하니, 사람들은 잠도 못 자고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근무시간은 연간 2,124시간(2014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2,228시간) 다음으로 2위이다. 오랫동안 일하지만 생산성은 31위... 그 이유는 직원들이 실제 일하는 시간이 업무시간의 45%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55%는 업무와 관련 없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직장인들이 좋은 직장에서 게을러서가 아니다. 맡은 일을 빨리 끝낸다고 퇴근을 빨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잔업만 떠맡기 때문이다. 그러니 근무시간 내내 제대로 일하거나 쉬지 못하고 반쯤 일하며 반쯤 딴짓을 한다.


책의 저자는 직장인들이 업무시간에 오히려 능동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제대로 휴식하는 방법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능동적 휴식을 단순히 일하지 않는 상태로 여긴다거나, 주말이나 휴가처럼 짧은 시간에 반짝 누릴 수 있는 복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 자고, 드라마를 밤새워 정주행하는 게 쉬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휴식은 일이 끝난 후에 보상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커피 한잔을 두고 나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우리 뇌는 쉴 때도 정지하지 않는다.


신경과학자들은 휴식할 때 뇌는 비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일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 중 일부 부위는 멍하니 텅 빈 공간을 응시하고 있을 때도 여전히 활동하며, 심지어 일에 관련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할 때조차, 일부 영역은 업무와 직장에 사용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일을 쉬지 않고 하는 것보다 중간중간 능동적 휴식을 취하면 생산성이 더 좋아지고, 뇌에서 업무를 재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일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실제로 일리노이 공과대학 교수들의 연구시간과 베를린 음악학교 학생들의 연습시간을 살펴보니, 성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높아지는 정비례 관계가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는 시간과 성과가 함께 늘어나다가 그 시간 이상부터는 다시 줄어드는 포물선 모양을 그렸다.


성과는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이나 과제에 얼마나 의식적으로 몰두하고 또 의식적으로 휴식을 취하는지에 달려있었다.


베를린 음악학교 최우수 학생들의 연습시간은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 그냥 악기를 연주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강도 높은 연습을 했다.


'의도적인 연습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행위다. 연습량이 너무 적으면 그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연습이 지나치면 부상을 입는다든지, 정신적으로 무너진다든지, 몸과 마음이 완전히 소진될 가능성이 커진다.


각 분야 최고인 사람들이 1만 시간을 채워 그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믿지만, 최고가 되려면 1만 시간 동안의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1만 2,500시간의 의도적이고 능동적 휴식, 그리고 3만 시간의 수면과 힐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 수학자는 실제로 사람이 하루에 고도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4시간에서 5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현실은 4시간만 일할 수는 없지만 능동적으로 일하고 그만큼 능동적으로 휴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류 작성하다가 인터넷 기사를 보고, 메신저로 수다를 떨면서 메일함 클라우드도 한 번씩 클릭하는 식으로, 업무시간 내내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멀티태스킹에서 벗어나,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놓고, 급한 일이 없다면 이메일은 하루에 두 번만 확인한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는 건 어떨까?


팀에서도 몰입할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에는 팀원들이 온전히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집중하고, 휴식할 때는 장소를 바꿔 잠깐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며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다.


구글이나 픽사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회사 안에 농구 골대나 안마의자 등 직원 복지와 능동적 휴식과 힐링 공간을 만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대한 천재들은 일을 적게 할 때

더 많은 것을 이루었다.

- 조르조 바사리 -


성공한 사람은 일을 무조건 오래 하거나 무조건 놀지 않는다. 필수 시간만 들여 일을 한다.

지금부터 능동적인 휴식, 의도적인 연습을 시작해보는 건 어떤가?


알렉스 수정 김 방의 <일만 하지 않습니다>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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