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양 극단에 위치한 북극과 남극, 두 곳의 특징 또한 완전히 반대인 것이 많다. 지구상에서 가장 사람이 살기 어려운 두 지역의 두드러진 차이점들을 종합하여 살펴보자.


1) 지구 온난화로 인한 변화

북반구의 지붕인 북극은 자연스러운 용해 순환 주기의 영향으로, 여름철이면 바다에 떠있는 커다란 얼음조각인 빙붕의 절반 정도가 녹게 되지만, 이들은 다시 얼기 시작해 겨울이면 곧 원래 크기로 되돌아간다.


겨우내 북극 빙붕의 표면 면적은 거의 미국 땅과 맞먹을 정도로 넓은데, 최근 과학자들은 그린란드에 있는 3.5Km 두께의 빙붕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을 근거로 21세기 말 무렵에는 빙붕의 절반가량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연구진은 100년 안에 여름철에, 북극지방 전체가 얼음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남극지방은 용해 순환 주기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 년 내내 빙붕의 크기와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남극지방의 얼음 또한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남극의 얼음이 하루아침에 모두 녹아버린다면, 지구의 해수면이 60m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흥미롭게도 북극지방의 얼음은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더 빨리 녹으며, 해류가 그 과정을 가속화시킨다고 한다.


다만 남극의 경우에는 다행스럽게도 딱딱한 기반암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난화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어쨌건 얼음이 굉장한 속도로 녹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2) 대기의 오존층 구멍

남극 지방의 하늘에는 오존층 구멍이 있다. 그 크기는 현재 미국 대륙 면적의 3배에 달한다. 북극의 오존층 역시 날이 갈수록 얇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북극에서 오존층 구멍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오존층 구멍은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인 구멍은 아니고, 지구 전체를 태양 복사열로부터 보호해주는 화학물질인 오존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일부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진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북반구의 오존층 감소율은 남반구의 감소율보다 낮은데, 이는 남극 지방보다 온도가 높은 북극 지방은, 오존을 파괴하는 성층권 구름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북극의 성층권 온도가 점점 떨어져서 오존층 파괴가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3) 평균 기온과 추위

남극이 북극보다 훨씬 춥다. 남극의 온도는 너무 낮아서 일부 지역의 눈은 절대로 녹지 않을 정도인데, 남극의 연평균 온도는 (-)49도로 지구에서 가장 춥다. 반면 북극 지역 겨울 평균 온도는 (-)34도, 여름에는 몇 도 더 올라간다.


역사상 기록된 가장 낮은 남극의 온도는 (-)89.2도로 엄청난 추위다. 북극 지방의 경우 빙붕으로 이루어져 있어, 기후 변화에 조금 더 취약한 편이다.


4) 북극곰과 남극 펭귄

두 종이 같은 서식지에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상업 광고나 관광 상품에서 비롯된 그릇된 상식이다. 펭귄은 오직 남반구에만 서식한다. 이는 남극 땅에 펭귄을 위협하는 육식 동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극곰이 만약 동일 지역에서 공생한다면, 먹이 걱정 없이 아주 편안하게 생을 엔조이 했을 것이다.


남극에서 비교적 평화롭게 서식하는 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로 진화했다. 원래 날개였던 부분이 수생동물에게 더 쓰임새가 많은 물갈퀴로 진화했다. 이와 반대로 북극곰은 북반구에서 가장 큰 육지 동물이자 토착종이다. 얼음이 떠다니는 북극해를 누비며, 물개와 바다표범 심지어 길 잃은 고래까지 잡아먹으며 생존하고 있다.


5) 석유

미국의 지질조사에 따르면, 지구상 원유 매장량의 거의 절반이 북극권 북부에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는 북극 지방에 대한 독점권을 주장하며, 북극해 저지대에서 융기한 지역인 로모노소프 해령에서 원유 채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경이 1,800Km까지 뻗어있는 이 지역은, 약 100억 톤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에 질세라 미국도 알래스카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미국 영토임을 공고히 하려고 쇄빙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로스 해와 같은 남극 지역에도 지각 아래 대량의 원유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남극 조약을 근거로, 현재 남극 지역에서 원유 채굴은 엄격히 금지된 상황이다.



6) 토착민과 거주 인구

탐험가들이 남극의 얼음 땅에 깃발을 꽂는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많음에도, 남극 대륙은 누구에게도,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지구상의 유일한 땅이며 대륙이다. 남극 어디에서도 토착민의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광활한 지역을 통제하는 것은 바로 남극조약이다. 남극 땅은 평화 지대이며, 오로지 과학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한 엄격한 조약이다.


한편 북극권 안에는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400만 명 이상 인구가 대도시와 작은 마을을 이루며 거주하고 있다.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추워서, 과학기지나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남극과는 비슷하지만, 참 많은 다른 면을 보여준다.


7) 얼음

남극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얼음의 90%를 품고 있으며, 이는 지구 담수의 무려 4분의 3 가량을 차지한다. 이런 사실로 인해 남극의 얼음을 떼어다가 가뭄으로 고통받는 지역에 공급하자는 주장도 등장했다. 

실제로 사우디 왕자는 남극에서 1억 톤의 빙산을 떼어내 아라비아반도로 옮기는 계획을 세운 적도 있다.

반면에 북극은 남극에 비해 얼음 양이 훨씬 적다.


8) 대륙 대 해양

북극 지방은 기본적으로 꽁꽁 언 바다라고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남극은, 바다로 둘러싸인 산과 계곡, 호수 및 여러 지형으로 이루어진, 기반암을 토대로 한 온전한 대륙이다. 사실 남극은 유명한 활화산 에러버스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얼음으로만 형성되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북극 지방은, 오히려 사회적, 정치적으로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정이다.

캐나다, 덴마크의 일부인 그린란드, 러시아,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그리고 미국이 북극을 두고 이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남극은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으므로, 결코 식민지화하거나 에스키모들이 모여 살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니 북극에 더 많은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8) 극소용돌이

지리 상 지구의 양극 근처에서 발생하는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바로 '극소용돌이'라고 불리는 지구의 수직 윤곽선 근처에 형성되는 거대 사이클론이다. 극소용돌이는 대류권과 성층권의 중간 및 상부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이 지역은 극지방을 둘러싸면서 극지방의 기단과 양반구의 온화한 지역 사이, 기후의 경계인 이른바 극전선의 일부다.


남극의 극소용돌이는 북극의 것보다 더욱 강하며 오래 지속된다. 이는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 집중된 광대한 육지로 인해 '로스비 대기파동'이 생성되어, 소용돌이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극의 극소용돌이를 제약하는 요소는 그리 많지 않다.


9) 자기장과 광물자원

남극은 대륙이기 때문에 기반암 속에 많은 광물자원을 숨기고 있다. 금, 은, 니켈, 백금, 철 등은 북극의 얼음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자원이다.


지구의 자기극에 대해 살펴보면, 한 극은 북쪽에 다른 극은 남쪽에 존재한다. 실제로 자기극의 북극은 지리상 남쪽, 남극은 지리상 북쪽에 있지만, 자기극과 지리상의 극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명칭으로 부른다. 이 때문에 나침반은 자북을 나타내지 않고, 지구의 지리상 북쪽을 가리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자북이 지리적으로 북쪽에 가깝고, 자남은 지리적으로 남쪽에 가까운 것으로 재정립했다고 한다. 지구의 자기극이 지리상의 극과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지구 자기장이 이동하기 때문인데,

지리상의 극과 달리 자기극은 실제로 움직이며 이는 양 극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무엇일까?

자북 즉, 자기장 남쪽은 더 이상 북극 지역에서 오른쪽에 위치하지 않고, 연간 55~60Km의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한다. 한편 자남 즉, 자기장 북쪽은 여전히 남극 대륙에 겹치지만, 연간 10~15Km의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를 지닌 북극과 남극, 하지만 신비하고 아름다운 빛의 에너지가 완성하는 오로라는 두 지역 모두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출처 : <EBS 컬렉션> <월드스토리> <흥신흥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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