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있더군요.

사람 몇 명이 모이면 그중 반드시 한 명 이상의 또라이가 섞여있다는 말이랍니다.


이런 비이성적인 사람과 잘못 엮이면, 하루하루가 상당히 괴로워질 수도 있죠. 하지만 살다 보면 반드시 그런 괴상하고 신비한 넘과 만나게 됩니다.


힘들게 취업한 회사의 상사가 또라이거나, 길 가다 어깨를 부딪힌 사람이 또라이일 수 있죠. 그래서 또라이와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을 소개합니다.


또라이를 길들이는 대화의 기술 'Talking to Crazy'. 미친 넘에게 물리지 않고, 오히려 원하는 걸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죠.



책의 저자 마크 고울스턴은 정신과 의사로 여러 비이성적인 또라이들을 만나고 치료해왔습니다. 그는 직접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과 대화할 때 흔히 하는 실수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면 진정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라이와 논쟁을 하거나 합리를 따지는 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이들에게 '진정해... 네가 과민반응하는 거야'라는 말로 설득이 된다면, 또라이라는 특별한 존칭이 필요 없겠지요. 그들과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먼저 그들을 또라이로서 인정하는 것입니다. 사례로 살펴보죠.


끔찍했던 그날은 운전 중 실수로 픽업트럭을 갑자기 추월하면서 시작됐다. 트럭을 운전하던 사내는 화가 나 경적을 울려댔고, 나는 미안하다는 손짓을 보냈다. 그런데 트럭이 앞지르더니 내 차 앞에서 급정거를 했다. 간신히 핸들을 돌려 옆길로 차를 세웠다.


키 2m에 몸무게가 130Kg는 나갈 것 같은 사내가 내 옆 유리를 쾅쾅 두드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정신이 좀 아뜩해짐을 느끼며 생각 없이 창문을 내렸다. 그때 한 가지 방법이 생각났고, 불쑥 이렇게 말했다.

'혹시 너무 끔찍한 하루를 보내서, 누가 좀 나타나서 권총으로 나를 확 쏴줬으면, 하고 바란 적 있으세요? 제발 이 고통을 좀 끝낼 수 있게요. 혹시 선생님이 그분이신가요?'


사내의 입이 떡 벌어졌다.

사내 - 뭐라고요?

'예. 진심이에요. 오늘은 무슨 일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죄다 망쳐버리는 날인가 봐요. 제발 좀 이 짓을 끝내주시겠어요?


그의 얼굴에 변화가 일어나고, 돌연 나를 진정시키려 들었다.

사내 - 저기 이보쇼. 괜찮아질 거요. 마음을 좀 편히 가져봐요. 다 좋아질 테니. 누구나 다 그런 날이 있는 거요.

우리는 그렇게 몇 분 더 얘기를 나눴고, 남자는 끝까지 나를 걱정하며 차로 돌아갔다. 그렇게 위기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주인공이 쓴 방법은 책에서, '단호한 항복'으로 불리는 방법입니다. 비이성적인 사람과 얘기를 나누게 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대화에서 이기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자신이 지고 있다고 느낄 때 더 최악의 행동을 보입니다. 그래서 본능적이지 않은 방법, 단호한 항복이 필요합니다.


먼저 상대방의 우세한 지위를 인정합니다. 그 뒤 상대에게 자신의 처분을 단호하게 맡깁니다. 이렇게 그 사람을 또라이로 그대로 인정하면서 나를 맡기면 두 사람의 관계가 즉시 바뀝니다.


상대의 힘을 키워주면 상대는 힘을 과시할 필요가 없어지죠. 순식간에 나는 더 이상 위협이 아니게 됩니다. 어찌 보면 이제 나는 그의 지배 아래에 있게 되고 상대는 우두머리가 되어 나를 무의식적으로 보호 대상으로 보게 되지요.


상황에 따라선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상황별 14가지 전략을 소개해 놓았군요.


▷사과하고 공감하고 폭로하라.

▷공포를 인정하라.

▷아부의 말로 시작하라.

▷현재 행동의 미래를 말하라.

▷부탁하고 명령하라.

▷그들의 수법을 역이용하라.

▷태풍의 눈 한가운데로 들어가라.

▷귀가 아니라 눈으로 들어라.

▷필요한 거절을 하라.

▷어항 속으로 초대하기

▷자신은 더 가까이

▷소시오패스 대처법

▷거절과 대면하게 하라.


그중 '태풍의 눈'이라는 기법 하나 더...

또라이를 상대하다 보면 사실 그 사람의 또라이 기질밖에 보이지 않죠. 소리를 지르고, 울고, 욕을 퍼붓는 모습 외에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다들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완전히 또라이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폭풍이 아무리 몰아쳐도 그 속에는 잔잔한 영역이 있기 마련이지요. 바로 그 태풍의 눈을 노려보는 것입니다.


먼저 할 일은 그들의 분노, 비판의 말을 다 들어주는 겁니다. 듣다 보면 그 감정의 외침에 어떤 니즈가 숨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죠. 그들의 말이 끝났을 때 이렇게 이야기해줍니다.


'무슨 말인지 잘 들었어요. 당신이 아주 화가 났다는 것도 알겠고요. 한 가지만 물어봐도 되겠어요? 우리 대화를 통해서 당신이 바라는 게 뭐예요? 내가 정확히 뭘 해주길 바라는 거죠?'


상대 속에 남아 있는 이성을 건드려 보는 것입니다. 당신의 분노와 기분을 잘 알겠으니, 이제 어떻게 같이 문제를 해결할 건지 얘기해봅시다. 잘잘못은 따지지 말고요.


만약 또라이와 마주친다면, 단호한 항복을 하거나 태풍의 눈을 찾아봅시다.

2가지 모두 상대를 또라이로 인정하고 대처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야 그들이 알아먹을 수 있게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신비한 또라이들은 길거리나 직장에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우리 가까이의 가족, 연인에게도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비난만 하는 엄마, 무뚝뚝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는 남편, 사소한 것에도 반항하는 아이까지.


어쩌면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것은 신비의 또라이들과 대화하는 방법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지만 가끔은 나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과의 관계일 겁니다.


책 <토킹 투 크레이지>에는 이 내용도 다루고 있는데, 자주 그런 상황을 겪는 분들은 꼭 일독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정신과 의사 마크 고울스턴의 <토킹 투 크레이지> <책그림>을 참고


유리창이 깨진 건물, 지저분한 낙서로 가득한 벽, 얼마 지나지 않아 분명히 앞에 쓰레기로 가득해질 것이다. 그저 귀찮아서 깨진 유리창을 그냥 뒀을 뿐인데... 어느새 쓰레기 더미가 되어버리는 것.

이것을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1984년 뉴욕 지하철.

열차 안팎은 낙서로 뒤덮여 있고, 1년에 15,000건 이상의 강력범죄가 발생하며, 매일 25만 명의 사람들이 무임승차를 하고 있었다. 뉴욕의 범죄 중 90%가 지하철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1988년 뉴욕 지하철의 강력범죄가 80%나 감소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뉴욕 경찰은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했다. 낙서를 지우고 청소를 했다.

그리고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큰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소한 노력이 사람들의 심리를 움직여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당신의 주위를 둘러보라.

책상과 주변이 지저분 한가?

쓰레기통이 넘치고 있는가?


지금 당장 꼭 바꿔야 할 한 가지를 찾아보라.

그리고 그걸 바꿔보라.

당신에게도 놀라운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 Broken Window Theory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을 방치해두면, 나중에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

1982년 James Wilson과 George Kelling이 월간 잡지 책 'Atlanta'의 심리 상담 섹션에 발표하면서 명명한 이론이다.


건물 주인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지나가는 행인들은 관리를 포기한 건물로 판단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까지 깨뜨리게 된다. 나아가 그 곳에서는 절도, 강도 같은 강력범죄가 일어날 확률도 높아진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깨진 유리창 몇 장과 같은 작은 부분이 도시를 무법천지로 만들 수 있는, 도시 치안 유지라는 큰일을 망칠 수도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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