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두번에 걸쳐 4차 산업혁명의 정의와 개념, 그리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대한 글을 올린 바 있는데, 오늘은 '사람의 역할'에 관한 것입니다.


"인간은 이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가 물었고, 한 석학 (<전문직의 미래>저자 Daniel Susskind, 옥스퍼드대 교수)이 대답합니다. 

'두 가지 전략이 있다.' 
첫째는 기계와 경쟁하는 것 
기계가 현재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사람이 담당하는 방법이다. 창의성이나 판단력, 대인관계를 활용한 일을 말한다. 

둘째는 기계를 만드는 것 
더 능력 있는 시스템과 기계를 설계하고, 조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첫째에 대해 다른 석학 (Jerry Kaplan, 인공지능학자, 스탠퍼드대 교수)이 덧붙입니다. 

인간이 기계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많지만, 하나만 꼽으면 '표현하는 능력'을 펼치는 일이다. 어떤 곡을 연주하거나, 스포츠 경기를 뛰는 종류의 일을 말한다. 물론 로봇도 바이올린을 켜고 달리기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누가 그걸 보고 싶어 할까? 

힘든 하루가 끝난 뒤, 로봇 바텐더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놓으려 할까? 이런 면만 봐도 걱정할 게 없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한편 한국의 한 창업가(김동호, 아이디인큐 창업가,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향후 수십 년 동안은 기계와 인간이 직접 경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경쟁의 양상은 아마도 새로운 기계를 잘 다루는 인간과, 그렇지 못한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겠죠. 모두가 코딩을 해야 하거나 서비스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을 바꾸는 서비스를 앞서서 써보고, 익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건 20년 전에 엑셀을 잘 다루는 것과 같을 거예요.


기자 5명이 뜻을 모아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석학 4명과 한국의 뉴칼라 8명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가 책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에 담겨 나왔습니다. 

저자들은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다음으로, 사회를 이끌어나갈 사람을 '뉴칼라 New Collar'라고 이름 붙입니다. 뉴칼라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만의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빠르게 변하는 일의 지형에서 자신의 영역을 앞서 개척하는 이를 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지며 물어봅니다. 
▷제 일자리는 안전한가요?
▷언제 로봇한테 일자리를 빼앗기게 될까요?

중요한 건 '지금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입니다. 
책에서 대니얼 서스킨드는 '훈련을 통한 직업 재배치'를 해결책으로 꼽습니다. 기계가 할 일과 사람이 할 일을 나누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뉴칼라의 다섯 가지 조건 중 'Digital Litaeracy' 내용과 이어집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생산 도구로써 컴퓨터를 활용하고 다루는 능력을 뜻합니다. 자동화되는 영역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는 시중에 나와있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변호사는 초당 1억장의 판례 문서를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인 로스(ROSS)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신문기자는 로봇이 사건 발생 5분만에 작성한 기사 초안을 다듬어 발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책 속에서 한 뉴칼라는, 정말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세우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동영상 콘텐츠로 유명해진 셀레브의 임상훈 대표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입니다. 그는 코딩과 웹디자인, 업무용 프로그램 설계를 스스로 해왔죠. 학교나 학원을 한번도 다니지 않았고, 혼자서 책이나 인터넷을 뒤져가며 지식을 익혔습니다. 

그가 말합니다. 
"오히려 기술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안목을 갖추는 것이 훨씬 어렵죠.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디지털 세계에서 어떤 것이 어디에서 소비되는지 같은 사항 말입니다. 프로그램은 그냥 해보면 돼요. 용기가 더 중요해요." 

다시 핵심 질문, '인간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로 돌아가 봅시다. 
이 질문의 핵심은 '기계가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 역량이 존재하느냐'입니다. 많은 공학자와 경제학자는 '그렇다'라고 대답합니다. 

창의성, 공감 능력, 소통 능력은 인간의 고유 역량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기계 또한 무언가를 창조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미래를 뜻하는 'Futures'는 단수가 아닌 복수로 쓰이는 만큼, 미래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소개하지요. 

그 다양한 사람들이 말합니다. 
"미래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아직 준비할 시간은 남아있다'라고 합니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건가요?
기계와 맞서 싸우겠습니까? 기계를 만들겠습니까? 아니면 만들어진 기계를 활용하겠습니까? 

새로운 엘리트가 될 준비가 되었나요?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
국내도서
저자 : 임미진 외 4인
출판 : book by PUBLY(북 바이 퍼블리) 2018.03.29
상세보기



아래 두 가지 능력은 많이 들어 보셨지요?

판단력 : 조직의 전략적 방향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방향에 맞는 현명한 결정을 일관되게 내리는 것.

결단력 : 빠르고 신속하게 행동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단호하게 추진하는 것.

탁월한 리더의 핵심 자질이자 기본 역량입니다.


미국 기업의 2만 명이 넘는 리더들의 성과 자료를 조사한 결과, 매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답니다..

◆ 평균 이상 리더들 중에서는, 결단력은 그 자체로는 성공의 자질이 아니라는 결론.

◆ 판단력과 결단력을 별개로 봤을 때, 탁월한 리더가 될 가능성은 각각 판단력은 1%, 결단력은 11% (좀 의외의 결과?) 

◆ 그러나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을 경우, 탁월한 리더가 될 확률은 무려 88%로 나타났습니다. 놀라운 결과지요?



터널효과 (Tunneling Effect) : 원통에 눈을 대고 그 속으로 들여다보면, 세상은 원통의 지름 크기로 규정된다. 어두운 터널을 빠른 속도로 달리면, 터널 출구만 동그랗고 밝게 빛나 보이고 주변은 온통 깜깜해 진다.


동그라미 밖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니, 당연히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터널시야의 함정'이라 부르는군요. 즉, 한 가지 문제나 원인에 고착되어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그르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사관이 범죄를 수사할 때, 증거를 충분히 수집하지 않고 예단을 하면, 거기에 빠져 중요한 단서를 놓치기 쉽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내린 결론에 부합하는 증거만 받아들이고, 어긋나는 증거는 무의식적으로 제쳐놓으려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터널 시야의 함정'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요약해 봅니다.


1) 감정이 격할 때는 판단을 피한다


아주 좋은 상황 속에서도 판단을 내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경우라면, 판단력은 급격히 저하된다. 스트레스, 분노, 두려움, 걱정, 욕심, 희열은 대표적으로 판단을 저해하는 감정이다. 가급적 중대한 결정을 미루자.


2) 대안들을 충분히 고려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모든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어떤 계약을 맺으러 갈 때, 몇 개의 차선책과 협상 가격의 마지노선을 반드시 정해서 가자. 이것으로 당황하지 않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최대한 많은 머리를 모아 가능한 대안들을 명확히 그려라.


3) 반대 견해를 구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의 견해와 반대되는 답변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의도적으로 해봐라. 그리고 상대방의 답변에 귀 기울여라. 일부러 반대 견해를 듣는 것은 상당한 고역이고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데, 이 정도의 감정적 손해는 좋은 의사결정이 가져다 주는 혜택에 비하면 정말 별 것 아니다.

감정을 분리할 줄 알아야 위대한 판단력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당신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곁에 두라. 이것은 심리적으로, 지적으로도 굉장히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대안을 찾는데는 효과적이다.


이를 실천했던 대표적인 인물로 에이브러햄 링컨이 있다. 백악관에 입성한 그는 대표적인 반대 세력들을 내각에 임명했다. 그렇지만 그는 역사상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되었다.



4) 과거의 판단을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인간의 뇌는 어떤 일이 발생하고 나면, 마치 그 결과를 사전에 잘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사후 확신 편향'이라고 한다. '나는 이미 예견하고 있었다'라고 믿는 착각, '그럴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심리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사전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못한단다. 따라서 특정한 판단을 내린 근거들을 기록하고, 정기적으로 과거의 행동을 되짚어 봐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꾸준히 기록해 놓는 것은, '사후 확신 편향'을 줄이고 보다 전체적인 시각에서 다른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매우 값싸고 간편한 훈련 방법이다.


모든 판단을 내릴 때마다 일일이 위의 네 가지 것들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위험 부담이 큰 경우라면, 반드시 이것들을 하나씩 따져보자.


명심하자. '터널에 갇히는 것'은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을. 탈출구가 부족하다는 터널의 특성 때문에, 곧장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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