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내지 패권싸움이 한창이다. 정확히 그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은 그럭저럭 일상을 보낸다.

국제정치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곤 한다.
천조국인 미국의 제멋대로 경제 흥망, 꼴리면 때려부수는 전쟁, 그에 못지않게 내키면 지르고 빼앗는 골목대장 중국의 힘자랑과 영토 침략, 폭력 등은 대부분 국가간의 갈등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관심을 가진다.

그렇지만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건 어렵고, 전문가들의 견해도 항상 갈리기 마련이다. 누구를 믿고 따르는 것보다는 다양한 견해를 듣고 비판하며 내공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 사망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는, 국제정치 분야에서 오랜 세월 탁월한 식견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959년부터 한 국가의 지도자로써, 매일 국가 정상들과 외교를 통한 교류와 전세계 최고 브레인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했다.

 


가난한 어촌을 일류 도시국가로 키워낸 것은, 그의 현실적인 감각과 탁월한 통찰 덕분이었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아귀다툼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미국과 중국간 중대한 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리콴유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구도와는 다르기 때문이란다. 냉전시대에는 서로의 이념을 통해 세계 주도권을 두고 경합을 벌였지만, 지금의 중국은 미국과 이념적 갈등은 없다고 봤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를 바꾸는데도 관심이 없다. 그저 자국의 국익에만 힘쓰고 있을 뿐이다. 다른 여타 나라들과 마찬가지다.

중국입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란 시장과 그들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많은 엘리트 중국인들이 미국유학으로 비즈니스와 함께 지식을 배워온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계속 얻을 수 있는 한, 양국 관계는 경쟁적일지언정 서로 직접 충돌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 역시 미국의 군사적 우세가 압도적이며, 그런 상황이 수십 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미국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원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주변 고객의 생각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국가들은, 이곳에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어 있다. 20세기 전후 아시아 지역은 끔찍한 전쟁들이 연이어 발생했었다.
청일전쟁, 중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등 큰 전쟁들이 터졌고, 지금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모두 절대 강자 미국이 만들어준 세력균형에서 기인된 것이다.

 

미국은 지구촌 안보비용을 대부분 (세계 국방비의 40~50% 지출) 부담하며, 그 결과 안전한 교역 터전이 마련되었고, 세계 경제는 발전해왔다.
만약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으로 돌아선다면 즉, 세계 자유무역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는다면, 지구촌 보안경찰 역할을 그만두고 군사력을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이 아태지역에서 사라진다면 현재의 균형은 균열이 생길 것이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나라들은 중국이란 큰 나라를 맞상대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이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등과의 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태지역의 안보와 경제를 관리할 때에만, 지정학적 균형을 이룰 것이라 보인다.

리콴유는 미국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했다.
중국의 잠재력과 급부상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한다 해도,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신봉하는 개인지상주의, 표현의 자유 등의 사상이 보편적 원리라고 믿는다. 또 그런 사상이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리콴유의 견해였다. 미국이 오랜 기간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정학적 행운, 풍부한 자원과 이주민의 에너지, 유럽에서 넘어온 자본과 기술, 세계대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공격받지 않은 미국 본토 등이라고 봤다.

즉 미국의 서구적 사상이 옳다는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고 자극한다면, 미국 입장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강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미국이 중국을 강대국으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준다면, 중국 역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중국에 민주화를 강요하고 지배체제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보다는, 중국이 더욱 세계 교역과 투자관계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중국의 교역확대는 글로벌체제 안에 완전히 들어섬을 의미하고, 상호 의존적 연계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를 더욱 상호 의존적으로 만듦으로써, 중국이 국제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들이 잃는 것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중국을 적대국으로 인식한다면, 중국의 젊은 세대들 역시 외부세계에 대해 제국주의자, 착취자, 약탈자의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적대감이 아닌, 중국도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보는 중국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방세계에 적개심을 가진 중국으로 발전하느냐, 개방과 국제화가 심화되어 세계와 발맞춰나가는 중국으로 발전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리콴유의 미중 관계에 대한 의견이 정확히 언제 나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한창 무역전쟁 아귀다툼 중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될지 궁금하다.

어쨌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에 걸맞게 중국이 강대국으로써, 그리고 세계와 함께 협력적인 나라로써, 글로벌 환경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먼저 똥싼 미세먼지 좀 어떻게 해봐라!

<BetterLife>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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