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드는 사람이 있는데 말 한마디 걸지 못할 때, 어떤 제스처를 발휘해야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럴 땐 다음과 같은 '작은 부탁'을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잠시만 도와주시겠어요?'

'이것 좀 잠깐 봐주실래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범준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자기를 도와준 사람보다는 자기가 도와준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벤저민 프랭클린 효과'라고 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과학자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틈만 나면 자신을 험담하는 어떤 의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상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싶었지만 비굴하게 몸을 굽혀 호감을 사기는 싫었고, 적당한 말로 화해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이때 프랭클린은 한 가지 묘수를 생각해 냈다. 그 사람이 대단히 희귀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 책을 빌려달라고 한 것이다. 그리고는 일주일 후에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책을 돌려주었을 뿐이었는데, 상대는 이전보다 훨씬 정중한 태도로 프랭클린을 대했고, 이후 두 사람은 죽을 때까지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

적이 당신을 돕게 되면 나중에는 더욱더 당신을 돕고 싶어 하게 된다.


이런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보통 심리적 갈등이 생겼을 때 없애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 사람은 마음에 혼란이 온다.

'나는 저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왜 부탁을 들어주는 거지?


이렇게 행동과 마음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면 대부분 이 갈등을 없애고 싶어 하며, 이럴 경우 부탁을 거절하거나 상대를 싫어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사소한 부탁을 거절하면 소심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사람들은 부탁을 거절하기보다는 상대를 호의적으로 대하는 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당한 제스처를 발휘하면 아무리 껄끄러운 적이라도 자신을 돕는 친구로 만들 수 있다.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에게도 이 방법은 효과적이어서, 나를 향한 관심과 호감을 동시에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호의는 또 다른 호의를 부르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좀 더 어려운 부탁도 선뜻 들어주는 경향이 있는데, 호의에 보답하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정당한 이유도 없다.

'저번에 도와줘서 고마워요. 제가 밥 한 끼 사도 될까요?'


이런 제스처를 발휘해 부탁이 오가다 보면, 상대는 더 큰 부탁을 들어줄 수도 있고 당신과 더 많은 교류를 이어갈 수도 있다.


미워하는 사람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접근하면 결국은 상처를 내는 파괴적 결론만 나온다. 특별히 호의를 베푼 것도 아닌데 호의를 베푼 것처럼 느끼게 하는 제스처를 발휘해야, 당신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사람의 마음까지 흔들 수 있게 된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당신을 미워하는 사람과 화해하고 싶다면, 이제 용기를 가지고 이렇게 말해보자.

'부탁드릴 게 있는데 말씀드려도 될까요?'

김범준의 <저도 눈치 없는 사람과 대화는 어렵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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