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우리를 쉽게 미치게 만들지요?

가까운 가족, 연인, 친구는 우리의 약점을 잘 알기 때문이고, 실망을 더 쉽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어떤 말에 상처를 받고 이성을 잃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넌 항상 그래~'라며

교묘하게 우리를 규정하고,

'넌 예전에도 그랬어'라면서

과거의 상처를 불러내고,

'네가 그러면 그렇지'라고 비난하지요.


전편 '크레이지 또라이와 맨투맨 대화 전략'(2018.10.14일)에 이어 책 <Talking to Crazy>를 통해, 사랑하지만 나를 미치게 만드는 가까운 사람들과 어떻게 감정 소통을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방어'랍니다.

우리는 위협을 느끼면 공포 반응을 일으킵니다. 뇌 속의 편도체가 이성적인 사고를 막아버리죠. 이를 잘 방어해야 합니다. 용기를 내서 그들에게 몇 마디를 하면, 그들은 끓어오르기 시작하고 언성을 높입니다.


네가 잘한 게 뭔데?

어쩜 그렇게 날 실망만 시키는 거야?

이런 상대의 공격에 화가 납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뻘개집니다. 어느새 나도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하며 통제력을 잃지요.


이때 비이성적인 상대방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겼다!'

결국 상대는 더욱더 자신의 비현실적인 신념을 굳히고 상황은 악화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그들의 공격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방어'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들의 행동은 예상 가능합니다. 어떤 말로 자주 나를 미치게 만들었는지 떠올릴 수 있습니다. 어떤 말에 자신이 이성을 잃는지 미리 체크해보세요. 그들이 공격해오면 이 말을 떠올려봅시다.

'침착할 수 있는 기회다!'


감정을 담당하는 뇌는 우리에게 분명 이렇게 말할 겁니다.

'침착은 무슨 개뿔~ 뭔 헛소리야! 억울하지 않아? 너도 공격해!'

그렇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방어 전략입니다. 상대는 우리가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도망칠 거라 기대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가 침착하면 상대는 무기가 없어집니다.



바로 이때 상대의 눈을 쳐다보며 화나지 않은 톤으로 이렇게 말하세요.

'우와~, 방금 그건 뭐야?'

상대는 당황합니다. 어쩌면 더 잔인하고 상처 주는 말을 내뱉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수법이 안 통하자 강도를 높여서 해보는 거죠. 그래도 상대의 말을 그저 공격 수법 중 하나라 생각하고 흘려들으세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말해 보세요.

'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이렇게 침착함을 유지하면 결국 상대는 폭언이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 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최고의 전략은 침착함임을 절대 잊지 마세요. 상대의 공격을 침착해질 기회라고 생각하세요.

방어를 일단 했다면, 어떻게 상대를 공략할 수 있을까요? 3가지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하죠.


1) 시간 여행 기법

과거의 잘못을 나열하는 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말해 놓고 지키는 법이 한 번도 없어!'

'항상 당신은 그렇지'

라는 대화를 상대와 반복하지 마세요.


그 대신 상대가 나와 함께 미래를 볼 수 있게 해보세요. 미래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때 어떻게 행동할지 같이 결정해보세요.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어? 앞으로 내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그날 저녁에 내가 뭘 하길 바라는지, 아니면 뭘 안 하길 바라는지, 일러주겠어? 좀 다정한 방식으로 말이야. 그러면 공격을 받는다는 느낌이 안들 것 같아. 나도 당신이 뭘 하길 원하는지 얘기해도 될까? 어찌 생각해?'


2) 제일 힘든 게 뭐야?

어쩌면 사랑하는 크레이지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지금 그들이 정말 힘들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제일 힘든 게 뭐야?'

이 간단한 질문이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혼자라는 느낌을 덜어주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고통이지요. 하지만 사람을 더 괴롭게 만드는 것은 고통 속에 혼자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요즘 미치게 된 이유가 그런 느낌 때문이진 않을까요?


혼자라는 기분만 사라지더라도 고통은 그런대로 견딜만하지 않을까요? 울고 소리 지르는 것 대신, 좀 더 제정신으로 고통에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 질문 하나가 배우자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커다란 돌파구가 될 수 있지요.


최근에 싸워서 서먹하던 상대에게 물어보세요.

'요즘 제일 힘든 게 뭐야?'

상대가 당황하더라도 계속 물어보세요.

'아니, 그냥 내가 요즘 잘 모르는 게 있는 것 같아서... 요즘 힘든 일 있어?'


답을 들으면 더 깊이 파고들어 보세요.

'최악의 경우 그게 얼마나 더 나빠질 수 있어?'

상대의 눈물이 차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 질문 하나에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3) 알고 보면 실망감일 뿐

사람들은 감정에 복받치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하지만 또라이 상태에서 하는 말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상대에게 내 기분을 알리고 싶고, 말싸움에서 이기고 싶기에 내뱉는 말일뿐입니다.


논리적인 사람일수록 그런 말에 더 상처를 입습니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폭발해서 그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평소의 생각이 말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혼해! 너를 만난 게 내 최대 실수야!'

이 같은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정말로 짐을 싸서 나가거나 감정적으로 관계를 끊으려 하죠.


그러나 이 경우에는 논리적인 게 오히려 비이성적입니다. 상대의 감정을 조금만 더 이해해보면, 상대는 그저 조금 실망했을 뿐입니다. 그저 조금 더 자신을 인정해달라고 바라는 것뿐입니다.


나중에 상대가 이성을 되찾았을 때 물어보면, 진심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 사람 진심이 아니야'라고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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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4 - [건전한 삶의 팁] - 크레이지 또라이와 맨투맨 대화 전략


가까이 사랑하는 또라이 크레이지와 소통하는 방법을, 책 <토킹 투 크레이지>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지요. 상대는 성인군자가 아니고,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리 차분한 사람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들을 사랑한다면 미친 것 같더라도 조금만 더 그들을 이해하고, 같이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대화해봅시다.


정신과 의사 마크 고울스턴의 <토킹 투 크레이지> <책그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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