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용하는 '가치'는 여러 의미가 포함되지만, 흔히 언급되는 것은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유용성이 담긴 가치

2) 내면의 가치

3) 사회적 가치


1) 유용성이 담긴 가치


가장 익숙하고 자본주의에서 주로 다루는 가치이다. 경제, 경영, 금융, 회계 등에서 '가치'라는 말은 바로 유용성, 유익성, 실용성이 담긴 가치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도움이 되는가?'라는 관점에 기반을 두고, 현실에서 사용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이익'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그리고 기존의 틀에서 자본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따라서 직접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유용성이 없다.



2) 내면의 가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가의 관점과는 별개로 인간의 감정과 연결된 가치를 말한다. 공감, 호의, 애정, 신뢰, 흥분 등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개인 내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느끼는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내면의 가치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운 경치를 보거나, 친구와 즐겁게 지냈을 때 피어나는 감정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3) 사회적 가치


자본주의에서는 개인이 각자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전체가 이익이 된다고 본다. 한편 자선활동이나 NGO, NPO 활동처럼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성을 높이는 활동도 사람들은 가치있다고 평가한다.


금융이나 경영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런 활동은 그저 비용을 지출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고,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나,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세우는 사람의 행동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처럼 '가치'라는 말을 할 때도 서로 다른 세 가지 개념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현상이고, 뇌는 이를 모두 '보상'의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심각한 문제점은 돈과 관계된 1) 유용성(有用性)이 담긴 가치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2) 내면의 가치와 3) 사회적 가치를 무시해온 데 있다.


가치주의에서는 1) 유용성이 담긴 가치만이 아니라, 2) 인간 내면의 가치와 3) 전체의 지속성을 높이는 사회적 가치도 높이 평가한다. 1)에 비해 2)나 3)은 실체가 없고 모호하기 때문에 테크놀로지를 활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가치주의란 자본주의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은 아니고,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인식하지 못한 영역을 테크놀로지의 힘을 이용해 활용하는, 자본주의가 한 단계 진보한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공감, 신용, 신뢰, 호의, 감사, 흥미, 주목, 관심, 열광, 성원, 응원 등의 인간 감정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가치로 인식하기 어려웠다. 이런 정신적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아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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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어 거의 모든 사람이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는 상태고, 인간 내면의 반응들도 데이터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이런 감정들을 유발하는지 수치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눈에 띄기 어려웠던 인간 내면의 가치도 데이터로 만들어 유통하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 미래의 경제 체제는 이 빅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했습니다.

머니타이즈 Monetize : 인터넷 무료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말한다.


시뇨리지 Seigniorage : 화폐의 액면가에서 제조비용을 뺀 이익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화폐 주조 차익 또는 화폐 발권 차익이라고 한다.


오늘은 토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2가지를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대규모 토큰경제의 하나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킥(Kik)이 발행한 킨(Kin)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어권의 10대를 중심으로 매달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지만, 아직 머니타이즈 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과 경쟁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킥은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통화를 발행하여 독자적인 경제권을 만들려 한다. 일례로 킥 활성화에 공헌하는 콘텐츠를 올린 크리에이터에게는 보수로 킨을 지불한다거나, 메신저에 광고가 올라올 경우에 이용자에게도 킨을 주는 방식이다. 기존 미디어에서는 광고가 나타나면 짜증을 내지만, 킥에서는 광고가 올라가면 킨을 받는다.


이처럼 킥은 이용자나 외부 크리에이터도 이익을 얻는 경제권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킨은 비트코인과 교환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으며, 킨의 가격이 상승하면 보유자는 차액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킥은 가상통화공개(ICO)를 실시하여 1억불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토큰경제는 기존의 비즈니스와는 수익을 내는 방법이나 이익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통화를 발행하는 주체가 손에 넣는 이익을 '시뇨리지 Seigniorage'라고 하는데, 이는 발행자의 커다란 재원이 된다.

단순화하면, 액면가에서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을 뺀 차액이 통화 발행자의 이익이 되고, 또한 통화의 소유자가 없어질 때 발생하는 실효(失效) 이익도 발행자의 이익이 된다. 토큰경제에서는 발행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통화 발행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한편으로 발행자는 참여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의무가 있다. (원화를 발행하는 한국 정부가 경기 안정이나 치안 유지 의무를 지는 것과 동일하다.)

만약 토큰을 발행해도 이득이 없다면 아무도 오지 않고, 오더라도 신용을 잃으면 토큰을 매각하고 경제권에서 곧바로 나가버린다. 국가와 달리 영토가 있는 것도 아닌 토큰경제는 가상에만 존재하는 경제권으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참여자가 모두 이탈해 완전히 소멸해버릴 개연성이 있다. 토큰 발행자는 통화 발행 이익을 얻는 대신 뛰어난 경제권을 만들어 잘 유지해야만 한다.

토큰경제에서는 참여자가 늘수록 경제권의 가치가 상승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한다. 토큰도 신뢰하고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경제권에 매력을 느끼고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토큰을 원하는 사람도 늘어나 적절한 타이밍에 팔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보유해도 위험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참여자가 늘어남으로써 토큰을 받아주는 가게나 서비스도 늘어나고, 환금성이 더 편리해져서 경제권을 지속적으로 넓힐 수 있다.



가장 규모가 크고 성공한 토큰경제는 당연히 비트코인이다.
통화 발행 차익을 받는 대상까지 분산화되어 있을 정도로 비트코인은 잘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설계자가 토큰을 발행하여 발행 차익을 누리면서도 전체의 경제체제를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채굴자가 실질적으로 통화 발행차익(채굴차익)을 얻는 시스템이어서,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든지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물론 돈 많은 사람이 컴퓨터를 대거 동원해 통화 발행 차익을 독점하고 비트코인의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특정인의 지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른 경제권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분가해버릴 수도 있다.

실제로 전기요금이 싸다는 강점을 이용한 중국의 채굴자가 비트코인 시스템을 자신들 입맛에 맞게 바꾸려고 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른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결국 '비트코인''비트코인 캐시'로 분열되었다.

이처럼 누군가 경제체제 전체를 통제하려고 할 때,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등을 돌려 경제권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분열되기 때문에 독점이나 지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비트코인은 거의 완전하게 분산화가 진행된 경제체제로 기능하기 시작했고, 마치 자연의 생태계처럼 유기적이고 유연한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

앞으로 공유경제나 토큰경제도 진화해가면, 중앙에 관리자가 전혀 없이 자동적으로 돌아가고 계속 확산되는 유기적인 체제로 존속할 것이다.



공유경제 (共有經濟)

Sharing Economy :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


Sharing Economy :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즉,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돼 쓰이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기존 경제나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개념으로, 돈과 경제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흐름은 '분산화'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중앙집권화'에 의해 질서를 유지하던 경제나 사회 체제에 정면으로 반하는 개념이다.



조직의 중심에는 반드시 관리자가 있고, 정보와 권력을 집중시킴으로써 문제 발생 시 곧바로 대응하는, 근대사회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 편재된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대리인이나 중개인을 허브로 하여 중앙의 허브에 정보와 힘을 집중하여 전체를 움직여왔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항상 연결될 수 있다. 앞으로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 간에도 접속돼 있을 것이고, 온라인에서는 사람, 정보와 사물이 직접적으로 항상 연결되어 있게 된다. 허브로서 대리인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면서 전체가 뿔뿔이 분산된 네트워크형 사회로 변해갈 것이다.


분산화가 진행되면 정보나 사물의 중개가 아닌, 독자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체제를 구현하는 존재가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권력은 중앙집권적인 관리자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개인에게로 옮겨갈 것은 필연적인 사실이다.


공유경제는 사회는 분산되어 있지만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비로소 기능할 수 있다. 인터넷이 생활의 모든 영역을 연결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범위가 지구 전체로 확대되었고, 거대한 경제체제가 이미 탄생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는 권한이 분산되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에서 성공한 전형적인 사례로, 운영자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지원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얼마나 뛰어난 경제체제를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의 대표주자인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사람이나 자산을 고용이나 소유하지 않는다. 단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불을 중개하며, 신뢰성을 높이는 최소한의 역할만을 하면서 잘 운용되는 경제체제를 만들었을 뿐이다.


유휴자산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적절한 보상 설계를 하고,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들의 추천을 받아 더 많은 수입을 얻게 한다. 또 이용자들 간의 대화방으로 소통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에 힘입어 자유롭게 발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역설적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발전한 나라는 중국이다. 사회 인프라가 잘 정비된 미국이나 일본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서비스와의 마찰 때문에 법 개정 등을 할 필요가 있고, 정착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의 급성장으로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아,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면 엄청난 기세로 단숨에 확산된다. (이를 등 짚고 뛰어넘기 'Leapfrog 현상'이라 한다.)


지금까지의 공유경제 체제는 '대리인형 사회'와, 앞으로 본격적으로 '네트워크형 사회'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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