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공서열이 사회생활 주요 기준인 대한민국.

과연 나잇값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어떤 존재인지?'조차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이 드문데, 나잇값 같은 건 별로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러니 What은 건너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How로 넘어가자.

사르트르가 이 질문을 받았다면, "앙가주망 하라!"고 소리를 질렀겠지.

 

여기선 나이 불문하고 어른들의 전가의 보도라는 ‘훈수’와 ‘훈계’의 차이를 알아보자.

좀 더 제대로 늙어가는 방법도 터득할 겸...

얼핏 비슷한 늬앙스를 지닌 것 같지만, 두 단어는 전혀 반대의 개념이다.
▶훈수 :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듯이 말함. (긍정 Positive)
▶훈계 : 잘못하지 않도록 타일러 주의시킴. (부정 Negative)

 


‘꼰대’ 개념은 엄밀히 말하면, 훈계를 하면서도 훈수둔다고 착각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실 좋은 훈수란 아주 매우 대단히 어렵다.
내 인생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의 인생 잘 되도록 조언하는 게 쉬울 리 없을 테니까.

그래서 좋은 훈수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주는 것이 80%란다. 그렇게 멘티와 감정적 동조를 해야 하는 게 훈수인데, 침 튀기며 이래라저래라 말해주는 게 대부분이라 좋은 훈수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단순히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에 쉽게 휩싸이지 않는 냉철한 사람이 좋은 멘토일 확률이 높다.
사실 훈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폭죽인 줄 알았는데 잘못 터뜨리면 핵폭탄으로 변하는 훈계가 문제일 뿐이다. 훈계를 하는 건 쉬워 보인다. 보통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면 끝이다.

하지만 대부분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해서 탈이 난다고 한다.
자라온 환경과 상황에 따라 사람들은 모두 관점이나 기준이 다른데, 자신의 경험이나 기준을 벗어나면 ‘틀림’으로 판단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흔한 예로,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 중독이다.’를 생각해보자. 맞는 말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틀린 행동은 아니다. 그냥 보편적 기호가 다른 것뿐이다.
요즘 어른들도 30년 전 기준으로 보면, ‘요새 것들은 너무 자동차랑 전화 같은 것에 매달려 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좋은 훈계를 하고 싶다면 <디지털 치매>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같은 책도 좀 읽은 후, 그걸 너무 많이 쓰면 뇌 과학적인 악영향이 어떤지 썰래발이를 푸는 것이 그나마 훈계 범주에 들 것이다. 조언 받는 사람도 더 잘 받아들이고 고마워 할 수도 있다.

 


‘나이’에 관해 사회에 팽배한 아주 잘못된 오해는, 연령이 높으면 이해도 또한 높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논리의 문제는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수준이면 나이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의 두뇌 회전이 더 빠른 경우가 훨씬 많다.

나이는 인생 경험과 비례한다고 보는 게 맞다.
경험이란 시간 지나면 저절로 쌓이는 것으로 알지만, 그 정의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경험 : 자신이 실제로 겪어보고 얻은 지식이나 기능을 말함.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서 지식이 축적되지 않은 경험은, 세월만 흐른 것이지 제대로 된 경험은 아니다. 경험은 논리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과 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많이 보유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 나잇값을 인정받고 싶다면 경험의 풍부함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의 필수 종목인 ‘경험’은 어떻게 증명될까?
바로 ‘신중함’이다.
올바른 경험을 많이 할수록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운’이 칠이고 자신의 ‘기’가 삼밖에 안 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운칠기삼? 셈법이 좀 이상해 보인다? 많이 쳐줘도 ‘運九技一’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까(꼬)딱하면 그 운구기일도 못되고 運柩忌日로 곧장 갈 가능성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나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많아서, 무엇 하나 성공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깨우칠 때, 우리는 성숙해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들은 절대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주 신중하게 한다.
그리고 현상을 해결하는 조언보다는 문제의 근원을 생각하게 하는 조언을 한다. 성숙한 조언은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게 된다.

반면에 별 생각 없이 주절대며 근거 없는 ‘훈계’를 하는 사람들은, 경험 부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나이 좀 많으면 어른 대접 받으려는 의식과 무의식이 울퉁불퉁 가끔은 뾰족뾰족 흉측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더 저렴한 건강식품


세대 간의 대립 문제나 업무 비효율까지도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만든다.
모두가 한 번 정도는 진지하게 ‘나는 진짜 어른인가?’라는 당연한 물음을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만 해도 여러 사회적 문제가 의외로 순조롭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영준 저 <졸업선물 :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한 이야기>를 참고

꼰대란 무엇인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본인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고, 상대방이 원하지도 않는데 그 생각을 알려주려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 아닐까?


깜빡이도 없이 훅~! 들어오는 꼰대를 만난다.

"요즘 친구들은 참 행복할 거야. 이런 대낮에 커피숍이 가득 찼어. 우리 때는 토요일에 야근만 안 해도 좋다고 했는데 말이야~ 이렇게 좋은 시절에 태어났으니 얼마나 좋아~?"

이럴 때는 반론을 말하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꼰대에 대응하는 방식은 2가지로 나뉜다.


1) 지속적으로 보지 않는 꼰대


잠깐 만나고 헤어질 경우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게 좋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잠깐 대화한다고 꼰대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나만 피곤해지기 십상이다. 그런 데는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스치는 꼰대의 말은 그러려니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다.


2) 자주 봐야 하는 꼰대


이 상황에서는 그러려니 받아 주면 안 된다.

기회를 봐서 단호하게 그만하라고 얘기해야 한다. 그렇지만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잘못 말했다가 영원히 인생이 꼬일 수도 있다.


회사에서 훈계하기 좋아하는 선배가 반복해서 불필요한 훈계를 한다면, 감정은 누르되 정색하며 말하는 것이 좋다.

'죄송하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책을 읽어도 제가 2배는 많이 본 것 같고, 경험도 회사 일을 빼면 더 다양하게 해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업무하고 상관없는 조언은 이제 그만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그 선배는 나에게만은 꼰대 놀이를 하지 못할 것이다. 이 말이 사이다라고 생각하겠지만, 감정을 앞세워 대처하면 절대 안 된다. 또 주의할 점은 나에 대한 인사 평가 권한도 없어야 하고, 실제 권한을 가진 그룹장이나 파트장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 동료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촘촘하게 준비한 후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꼰대의 늪에서 어렵지 않게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 한 가지 더...

'나는 꼰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끔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다고 꼰대는 아니다. 논리와 존중이 부족하면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

꼰대에 대처하려면 이 점을 먼저 생각해보자.

'내가 오늘 꼰대 짓을 한 건 아닐까?'


모두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에 꼰대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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