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는 노력을 강조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개인 의지력을 탓하고, 인생 선배인 듯 따끔한 혼도 내주고, 그러고는 부담 없는 위로 메시지까지 던져주는 신변잡기식 자기계발서는 읽을 때뿐이지만 마약의 약발처럼 아주 그럴듯하다.

 

실천보다는 자기계발서 중독에 빠져서 늘 비슷한 희망을 품고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은, 로또 판매점에서 기분 좋은 상상과 함께 로또 여러 장을 구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런 내용이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고작 3일, 운이 엄청 좋으면 3주 정도일 뿐이다.

 

 

 

제임스 클리어의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은 흔한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작은 습관들에 주목한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닌, 삶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지론이다.

 

흔히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목표 그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야구선수를 예로 들어보자. '3할 타자되기', '20승 투수가 되는 목표'가 의미가 있을까?

모든 선수의 목표는 같다. 팀의 승리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원한다. '더 많이 치고 더 많이 이기는 것!'

 

기업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익을 내기를 당연히 바란다. 올해 이익이 500억원이니 내년에는 10% 상승한 550억으로 목표를 잡는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목표 달성이 예상되면 대충 해도 되고, 달성을 하지 못하면 최선을 다해도 비난받아야 하는 것일까?

 

기업의 진짜 목표 역시 가능한 한 최대의 이익과 실적을 내는 것이다.

결국 목표 설정을 통한 평가와 반성을 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시스템을 점검하여 계속 최적의 상태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진짜 목표를 달성하도록 만든다.

 

지금 현재는 작더라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물론 과정의 초기와 중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몇 달 노력했는데도 아무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낙심하곤 한다.

그래서 다들 좀 해보다가 그만둔다.

 

매일 1%씩 성장한다면 1년 후 37배 성장하지만, 매일 1%씩 퇴보할 경우 결국 3%만 남게 된다.

그 초점은 원대한 목표 설정 따위가 아니라 일상의 작은 습관들이다.

매일 하는 습관이 조금만 바뀌어도 우리 인생은 전혀 다른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1%는 그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런 순간들이 평생 쌓인다면 궁극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습관이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반복하는 행동이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새로운 정보를 해석하고 처리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신경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습관적 행동들은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 자동적으로 행한다.

 

습관은 우리 삶의 효율성을 위해 존재한다.

매번 모든 순간을 처음 마주하는 것처럼 산다면, 뇌는 쉼 없이 가동되면서 삶은 매우 피로해질 것이다.

그러니 좋은 습관을 만들어만 놓으면, 별다른 노력과 의지력이 없이도 자연스럽게 성장의 길을 걷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과 나쁜 습관이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기존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느냐이다.

그동안 습관을 바꾸기 어려웠던 이유는 우리가 변화시키려는 대상을 어떤 결과나 과정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뀌어야 할 것은 결과나 과정이 아니라 정체성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날씬한 몸매라는 결과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이어트 과정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습관을 형성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다.

'나는 날씬한 사람이야!'라는 정체성이 자리 잡고 이에 자부심을 가진다면, 평소 적게 건강한 음식을 먹는 습관을 갖게 된다.

 

뚱뚱한 사람들은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다가 실수로 과식하게 되면, '역시 난 돼지야!'라고 말하면서 모든 걸 놓아버린다.

예전 습관에서 형성된 정체성이 바뀌지 않은 채, 억지로 다이어트를 마지못해 하는 것은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우리의 정체성은 사실 습관에서 나온다.

매일 아침 운동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의 정체성은 운동하는 사람이다. 식사 후 담배를 매번 피우는 사람의 정체성은 흡연자이다. 부모님께 매일 안부인사를 드리는 사람의 정체성은 효자이다.

반복되는 습관은 정체성에 대한 증거다. 그 증거가 쌓일수록 정체성은 더욱 강화된다.

 

정체성을 변화하고 새로운 습관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의 2가지 단계가 필요하다.

1)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하고,

2) 그와 관련된 정체성을 강화하는 작은 단계들을 밟아 나가면 된다.

 

습관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의 정체성은 습관을 형성한다.

책을 읽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1주일에 책 한권을 읽자'라는 목표 설정보다는, 외출할 때 꼭 책 한권을 들고 나가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하철이나 버스안에서 혹은 친구를 기다릴 때 책을 읽게 된다.

 

책을 들고 다니니 사람들 역시 나를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본다.

그렇게 나는 책 읽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게 되고 나의 취미는 책 읽기가 된다. 그러니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들리고 다른 책들을 탐독하게 된다.

외출할 때 책 한권을 챙기는 작은 습관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독가로 만들어주는 원리인 셈이다.

 

오늘만 특가! 품목 모음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습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면서, 좋은 습관을 장착하고 나쁜 습관을 버리는 여러 가지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면 지금의 나는 연초에 세웠던 계획과 의지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작은 습관들이 모여서 만들어졌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오늘 하루의 모든 행동과 습관들을 천천히 뜯어보면, 미래의 나의 모습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제 노력과 의지력의 부족을 자책하지 말고, 오늘 하루 나의 작은 습관들을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임스 클리어 저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BetterLife>를 참고

미래의 인생 차이, 작은 습관과 시스템 원리

자신을 스페인 백작부인이라고 여기는 섹시한 여성, 북극곰에게 목숨 건 애정공세를 하는 서커스 단원, 가학.피학성애 공상에 시달리는 영화제작자, 정상인이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위험하고 불안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사람으로 정해져 있던 걸까? 아니면 현재 드러난 모습 외에 다른 숨은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심리학 서적에 빠져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등이 궁금해서다. 하지만 이런 상대의 심리에 대한 궁금증은 어느 순간부터 점점 자신의 내면을 향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또 어떻게 죽을 것인가? 등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여전히 그 해답을 찾는 건 쉽지 않고, 사실은 다른 잘난 듯 보이는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책 <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는 소설 형식의 독특한 심리학 서적이다. 앞서 말한 정상인이라면 절대 하지 않는 위험하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심리학 박사학위를 가진 저자 로버트 아케렛은, 이 사람들을 도와 심리치료를 진행한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어느 날, 자신이 상담했던 그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치료 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나오미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자.

나오미는 아케렛 박사가 뉴욕시티 칼리지의 상담사 겸 심리치료사로 일할 때 만난 첫 환자다. 행동과 옷차림이 굉장히 부적절해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는 이유로, 대학 측이 직업 상담을 가장해 그에게 상담을 보낸 것이다.

 


그녀는 아주 매력적인 젊은 여자로, 아름답고 육감적인 미인이었다. 스스로 자신이 스페인 백작의 부인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첫 상담부터 섹시한 옷과 도발적인 자세로 아케렛을 시험한다. 하지만 몇 차례의 상담 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드러내고, 부모와 이웃 모두를 증오한다고 말한다.

그녀의 비정상적인 행동 속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나오미는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그녀의 엄마는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하느님이 딸을 주어 ‘자신을 벌했다’라고 믿는다.

 


처음에는 사내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자라면서는 사내아이처럼 군다는 이유로, 성숙해진 후에는 섹시하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부인 당한다.

심지어 그녀의 엄마는 어린 딸에게 모욕적인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아버지 역시 딸이 성적으로 성숙하기 시작하자 벌레라도 된 것처럼 멀리하기 시작한다.
때문에 그녀는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점차 자신을 왜곡하며, 자신이 스페인 백작부인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저자는 그녀의 팜(므)파탈적인 모습과 낮은 자존감 등은 어릴적 거부당했던 트라우마에 대한 방어장치였다고 말한다. 마지막 치료가 끝나고 30년이 지난 후 나오미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까?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나 사실에 따라 누군가를 판단하고 또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일상이 철학자라 불리는 알랭 드 보통은,
‘우리는 모두 심리학적으로 조금씩 이상한 존재다. 문제는 우리는 그 사실을 모르며, 그 누구도 이상한 점을 말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과 오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치유 받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아마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은 채 온전히 관심을 기울이며 말을 들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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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는 건 영원히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가장 친한 친구나 심지어 가족들조차도 말이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이 해석하는 틀의 방향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서로 다름의 차이를 비교하고 인정한다는 것 아닐까?

로버트 U. 아케렛 저 <어느 날 나는 그들이 궁금해졌다 :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북올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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