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사람 :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성격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것도 같은 사람이다.


▶특이한 사람 : 대화 도중 주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생각 세계로 빠져드는가 하면, 질문에 대한 대답에 엉뚱한 구석이 있다. 좀 다루기 껄끄러워 보이지만, 수석 졸업에 최고 점수의 스펙이 눈에 띄고 천재성도 약간 엿보인다.


당신이 부하 직원을 뽑는다면 누구를 택하나?

보통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선호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같은 학교 출신에, 비슷한 취미 활동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높게 평가해주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자칫 천재 부하를 두었다가 자신의 실력이 낮아 보이거나, 아예 들통날까봐 걱정도 된다.
반면에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직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수천 명의 의료 스태프가 일하고 있는 텍사스 의과대학장 로버트 흐로마스.
많은 분야에서 천재들과 같이 일한 그는, 독특한 천재는 독특한 리더십을 통해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정리해서 담아냈다. 그의 책 <아인슈타인의 보스>이다.

 


아인슈타인은 창의적인 천재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보스라 하면 누구인지 감을 잡기 힘들겠지만, 그에게도 분명히 보스가 있었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IAS의 설립자 플렉스너 Abraham Flexner이다.

플렉스너는 천재가 아니었다. 박사 학위도 없었고 논문을 써본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뛰어난 관리자이자 교육가였다.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인재들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천재들이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인슈타인은 플렉스너가 IAS에서 최초로 채용한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그가 이끄는 IAS는 33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38명의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과학적 진보가 여기서 이루어졌다.
천재가 아닌 그가 어떤 비결이 있었기에, 천재들을 이끌고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일까?

만약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을 친구, 직장 동료, 상사로 두고 있다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 게 좋을까?
책 <아인슈타인의 보스>는 그것을 위한 10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그 중 중요한 세 가지만 살펴보자.

1) 길에서 비켜라

리더들은 자신이 프로젝트를 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리더가 너무 관여하면 천재들의 창의성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문제해결에 방해가 된다.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괜히 지시나 감시를 해야 일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모든 진행사항을 알고자 하고 일마다 간섭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좋은 리더라면 창의적인 사람들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스스로 프로젝트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구성원들은 모든 것을 던지지 않는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존 폰 노이만이 IAS의 지하실에서 뜬금없이 컴퓨터를 조립할 때, 플렉스너는 괜한 참견을 하지 않았다. 수학자가 왜 납땜 같은 전기기사 놀이를 하느냐며, 학자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플렉스너는 폰 노이만이 납땜질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뒀고, 그 결과 메모리 저장 능력을 갖춘 세계 최초의 컴퓨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누군가를 이끄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길의 앞에서 주목 받는 것보다 살짝 옆으로 비켜서보자.

 

흐로닝언 박물관 Groninger Museum


2) 문제로 천재를 유혹하라

창의적인 인재를 밀어붙여 강제로 무언가를 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은 어떤 문제에 꽂혀야만 무아지경으로 몰입해서 일을 해나가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라면 어떤 방향을 강요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그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천재를 유혹하도록 해야 한다.
천재가 저항할 생각조차 못한 채 목표를 향해 돌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창의적인 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보여주는 것이다.

3) 다람쥐를 무시하라

창의적인 사람들은 마치 사냥개와 같다. 이미 먹이를 먹고 있다가도, 다람쥐가 지나가면 먹이를 두고 쫓아간다. 그들은 하나의 일을 하고 있다가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전속력으로 따라잡으려고 한다.
그러다 다른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르면 다시 방향을 틀어버린다.

이런 과도한 호기심이 핵심적인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원래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현재 매달려있는 본업보다 흥미롭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간섭을 하면, 자율성을 해치고 새로운 발견을 막아버릴 수 있다. 균형감 있게 방향성을 잡아주어야 한다.

 


팀의 핵심 미션을 정하고, 그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허용하는 것이다.
새로 나타난 다람쥐가 쫓아갈만한 것인지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적어도 한번쯤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로버트 흐로마스, 크리스토퍼 흐르마스 공저 <아인슈타인의 보스 : 천재들을 지휘하는 10가지 법칙> <책그림>을 참고

누구든지 45분 만에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심리학자 아서와 일레인 아론.

예전에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그들의 기사는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는데, 그 기사의 제목은,

‘사랑에 빠지고 싶다면 이렇게 하자’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질문과 답변을 순서대로 주고 받는다.

2) 개인에 관한 이야기만 나눈다.


두 심리학자는 이 간단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했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처음 만난 참가자들이 사랑에 빠지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45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테스트 후 결혼을 한 참가자도 있었다.


두 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일체’되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방식을 적용한 것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개인사도 알게 되는 과정, 즉 친밀감과 동질감을 유발시키는 과정에서 이들의 관계가 더욱 깊어진 것입니다. 또한 차례대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규칙은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 행동은 서로 간에 강한 결속력을 만들어 주죠.”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나치는 도쿄에 있는 폴란드 유대인들을 처형하기 위해, 바르샤바의 도살자 요제프 마이징거를 일본에 보냈다.

도쿄에 도착한 마이징거는 일본 내 유대인들에 대한 잔인한 정책을 강요했고, 이에 일본 군사정부는 양측 의견을 듣고자 회의를 했다.


뛰어난 학식으로 존경 받던 두 명의 유대인 대표가 마이징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고, 곧이어 유대인 공동체의 존폐를 결정짓는 긴박한 순간이 시작됐다.


일본군 간부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나치가 당신들을 미워합니까? 그리고 왜 우리가 당신들을 보호해야 하죠?’

30년 동안 인간 본성을 탐구한 유대인 대표 랍비 샤츠크는 단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당신과 같은 아시아인이기 때문입니다. 나치가 말하는 ‘세계를 지배할 우월한 아리아인은 선천적으로 우리 같은 아시아인들과는 다릅니다.”


이 말을 들은 일본 최고위 간부는 두 대표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책임지고 그대들에게 안전과 평화를 제공하겠소.’


<설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세계적 협상가이자 설득 전문가 로버트 치알디니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저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대화 도중 6가지 전략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죠.

그러나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설득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바로 ‘초전 설득 Pre-suation 전략’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순간의 타이밍만으로도 설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초전 설득 전략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동질감’입니다.

혈연 또는 물리적 근접성을 이용하거나 서로 같은 행동을 하게 되면 쉽게 동질감을 느껴, 메시지를 접하기도 전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는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친밀감과 동질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더 많이 도움을 주고 협력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이 방법을 통해 초전 설득 전략을 구사한다면, 처음 만난 상대라 할지라도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설득을 잘 하고 싶은가?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가?

때로는 강력한 메시지보다 서로의 동질감이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열 수 있음을 기억하자.


먼저 이기고 시작하는 게임을 하라! 상대를 설득하는 혁신적 방법, 로버트 치알디니 저 <초전 설득>를 참고




전체 우주가 한 점에서 폭발로부터 시작했다고 배우기는 했지만, 이거 정말 믿어도 되나?

아주 작은 점에서 거대한 우주와 수천억 개의 은하들, 그 안에 수수천억 개의 별들, 그 언저리에서 돌고 있는 태양계와 지구, 그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 그리고 사람들…


그런데 이 모든 게 뻥! 대폭발로부터 시작했다니, 사실 ‘빅뱅’이라는 이름 자체도 원래는 ‘팽창우주론’을 조롱하는 별명이었다.


세기의 천재 과학자 프레드 호일 (영국 천문학자 1915~2001)은 팽창우주론에 대해 아주 큰 뻥~이라나 뭐라나 하며 경멸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식 명칭으로 굳어져버렸다.


1927년 벨기에의 천재 수학자 조르주 르메트르 (Fr. Georges Lemaitre 벨기에 천문학자 1894~1966)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맞는다면, 이 우주는 절대 정지해 있을 수 없으며 끊임없이 팽창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로 과거로 계속 돌아가면 한 점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단지 수학적인 계산 결과로 알아낸 것이었지만, 그냥 펑! 하고 우주가 탄생했다고 들리는 바람에 당시엔 누구도 그걸 믿지 않았다. 그야말로 뻥! 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르메트르의 또 다른 직업은 바로 성직자였는데, 교황청에 소속된 신부가 내놓은 과학적 연구 결과는 모두에게서 의심 받았다.

‘진짜로 당신은 종교적 신념 없이 오직 과학만으로 이 결론에 도달했는가?’

비록 르메트르는 결백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고 그것을 외면했다.


1951년 교황은 르메트르의 ‘빅뱅우주론’을 성경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결과라고 특별히 공개 발표했다.

우주가 한 점에서 폭발하는 모습은, ‘빛이 있으라’라는 창세기의 구절처럼 들렸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기네들 종교에 꼭 들어맞는 현상이라고 치부했을까?

르메트르는 종교와는 관계가 없다고 끝까지 부정했지만, 이미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등을 돌렸고 발표했던 프랑스어 논문은 조용히 매장되어버렸다.


르메트르가 빅뱅이론을 발표한지 2년 후인 1929년 천문학계의 방탄소년단 BTS인 에드윈 허블 (미국 천문학자 1894~1966)이 등판했다.

그는 우주에 있는 대부분의 은하에서 ‘적색편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적색편이 : 멀어지는 물체가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늘어나 보이는 현상


빛의 파장은 이해가 쉽지 않으니, 소리로 예를 들어보자.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내게로 다가왔다가 다시 멀어져 간다. 확실히 소방차가 멀어질 때의 소리는 길게 늘어진다. 파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빛의 경우에는 파장이 늘어나면 빨개진다고 보면 정확하다.


즉, 적색편이를 보이는 우주의 은하들은 모두 우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말이다.


인지도와 명성으로 보면 시골 사제 수준의 르메트르와는 차원이 달랐던 허블의 주장은 굉장히 허벌나게 큰 이슈가 되었다.

“우주는 현재 팽창하고 있다.”

거꾸로 생각하면 과거에 은하들은 훨씬 가까웠을 것이며, 아주 오래 전 초기 우주로 돌아가면, 결국 한 점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달한다.


‘빅뱅이론’을 이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다.



1946년 미국의 천문학자 조지 가모프 (1904~1968)가 나타났다.

빅뱅이론을 따라 우주가 시작했던 그 당시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계산해냈다.

고시원의 작은방에서 전기 난로를 켜면 따뜻하지만, 같은 난로를 들고 큰 집으로 이사가면 추워지는 것처럼, 대폭발 직후 뜨거웠던 초기 우주 역시 팽창하며 점차 식었을 것이라고 추측한 그는,

‘만약 빅뱅이론이 맞는다면, 아직 그 열기가 미세하게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뉴저지 벨 연구소의 펜지어스와 윌슨 두 콤비 과학자는 오늘도 묵묵히 안테나의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비둘기 똥을 치우고 있었다. 그런데 똥을 아무리 깨끗하게 치워도 도저히 없앨 수 없었던 모든 방향에서 오는 미세한 노이즈, 그건 바로 조지 가모프가 찾고 있던 흔적이었다.


빅뱅의 결정적인 근거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된 것이었다. 이게 바로 ‘우주배경복사’다.

우주 전역에 배경으로 남아있는 복사에너지를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수수께끼는 남아있었다. 어떻게 우주 곳곳 전혀 다른 곳에서 날아오는 흔적들이 균일하게 같을까?


쉽게 말하면, 한 점으로 구겨져 있던 종이를 폈다 해도 꼬깃꼬깃해야지 너무 깨끗하게 우주가 펴져있는 건 이상하다는 뜻이었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이론’이 등장한다. 인플레이션은 우주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나게 급팽창했다는 이론이다. 빅뱅 직후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우주가 팽창했기 때문에, 팽팽하게 잡아당긴 비닐랩처럼 우주가 균일하게 펴졌고, 그래서 우리는 모든 방향에서 동일한 노이즈를 현재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정말로 우주는 균일할까?

만약 그렇다면 우주에서는 어떤 것도 만들어질 수가 없다. 완벽하게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입자들은 모든 방향에서 균형이 잡혀있기 때문에, 뭉쳐져 원자핵을 만들거나 별을 이루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또 혼란에 빠졌다.

빅뱅의 증거로 사방에 균일하게 퍼진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했는데, 이게 균일하면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친구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한입만 달라고 졸랐는데, 막상 한입 먹으라고 친구가 내민 쪽에 고춧가루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누군가 외쳤다. 적당히 균일하긴 한데, 확대해보면 아주 미세한 오차가 있는 건 아닐까?

매끄러운 꿀 피부도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하게 보이는 것처럼…

이걸 검증하기 위해 NASA는 새로운 우주선을 우주로 쏘아 보냈다.


1965년 지상에서 관측했던 균일한 우주배경복사, 하지만 우주에서 본 건 달랐다. 1992년 NASA의 COBE가 보내온 사진과 2012년 NASA의 WMAP, 2013년 ESA의 플랑크가 불균일한 우주배경복사 관측에 성공했다.


그리고 우주가 평균적으로는 균일하지만, 작은 범위에서는 불균일하다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한다.

우주 전체는 팽창할 만큼 균일하지만, 곳곳에서는 무언가 나타날 수 있을 만큼 뒤죽박죽 요지경이라는 말이다. 딱 그 적정선을 지키며 지금의 우주 그리고 우리 주위의 모든 것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는, 수많은 우주 중에서 적정선을 지켜낸 우주만 살아남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전 세계의 천문학자들이 모였다. 그리고 2달 후 10월 26일 국제천문연맹(IAU)에 소속된 모든 회원들은 투표를 했다.

바로 ‘허블의 법칙’으로 불리던 ‘우주팽창의 법칙’을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그 이름을 바꾸자는데 동의하는 투표였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르메트르를 기억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빅뱅이론을 처음 유도한 르메트르.

그 후 벨기에에서 꿈에 그리던 아인슈타인을 만났지만 형편없다는 비난을 들었던 르메트르.

허블 보다 이미 2년이나 먼저 우주의 팽창을 추측했고, 지금은 허블상수로 불리고 있는 ‘은하의 후퇴속도와 은하까지의 거리와 관련된 숫자’도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했던 르메트르.


투표 결과는, 무려 78%가 이름을 바꾸는데 동의했고, 결국 ‘허블의 법칙’은 ‘허블-르메트르의 법칙’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이제 전 세계 모든 교과서에는 르메트르의 이름이 실리게 되었고, 우리는 최초의 ‘빅뱅이론’을 제시한 사람으로 그를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덜 알려진 과학자의 연구를 인용한다고 해서,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한 사람들의 업적이 깎아 내려진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과학 연구를 홀로 외롭게 역경을 딛고 나아가는 천재들의 영웅담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태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구하는 숨은 과학자들을 더욱 슬프게 하는 건 아닐까?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으로 끝없이 작은 도약을 이뤄내는 것, 이게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과학일 것이다.

그리고 ‘빅뱅이론’도 그렇게 탄생했다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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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1 - [신비의 요지경] - 엘론머스크의 시간과 우주, 자연시스템 증강현실 게임


<Unrealscience>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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