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영국의 정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 The Economist'는 2019년 예상되는 세계정세를 표지 일러스트로 실었다. 매년 말 한 번씩 내놓는 <이코노미스트의 예언 The World in 2019>를 간행한 것.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 끗발 한다는 넘들이, 이듬해의 노략질과 권모술수의 방향 설정을 위해 엄청나게 신경 곤두세우고 지켜보는 화제의 쓰레기라고 한다.


재작년 2017년에는 거지 같은 타로 카드를 모티브로 한, 불길한 모양의 커버 표지로 전 세계를 흔들며 엿을 먹였고, 지난해엔 팝 픽토그램(그림 문자)을 이용해서 아주 섬뜩한 뭣 같은 예언을 했었다.


짜슥들~! 지들이 로스차일드 가문 소유의 저널이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사회적 책임도 고민해야지, 정말 싸가지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잘 안 보이는 샤끼들이다. 하긴 Noise 마케팅으로 먹고사는 3류 잡지를 지향하는, 교활(狡猾) 하고 노회(老獪) 한 영국 넘들의 자존심 걸린 저널이라 그런가...?




그래도 올해 표지는 지난 두 해보다는 비교적 차분하고 덜 선정적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하여, 그가 그렸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비트루비우스적 인간

Vitruvian Man 또는 인체 비례도(Canon of Proportions)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소묘 작품이다.

고대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가 쓴 ‘건축 10서(De Architectura)' 3장 <신전 건축> 편에서 ‘인체에 적용되는 비례의 규칙을 신전 건축에 사용해야 한다’고 쓴 대목을 읽고 그렸다고 전해진다.

다빈치는 비트루비우스의 설명을 그림으로 옮기면서도 고대의 '인체 비례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제로 사람을 데려다 놓고 눈금자를 들이대며 측정한 결과를 아래 글로 적어두었다. 


"자연이 만든 인체의 중심은 배꼽이다. 등을 대고 누워서 팔 다리를 뻗은 다음 컴퍼스 중심을 배꼽에 맞추고 원을 돌리면, 두 팔의 손가락 끝과 두 발의 발가락 끝이 원에 붙는다… 정사각형으로도 된다. 사람 키를 발바닥에서 정수리까지 잰 길이는 두 팔을 가로 벌린 너비와 같기 때문이다."

라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써놓았다.


다빈치는 사람의 손가락과 손바닥, 발바닥과 머리, 귀와 코의 크기 등을 숫자로 계산하면서, 사람 몸을 기하학적 관점에서 수학적으로 계량화하는 고대 사상을 실험했다.




커버 일러스트를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인체 그림의 얼굴에는 VR고글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의 시대 도래)을 씌우고 손에는,

▶야구공 : 메이저리그 MLB의 영국 진출 ('신사의 나라'에서도 앞으로는 도루를 허용할 모양, 신사는 무슨 얼어 죽을... 지구상에서 가장 교활하고 비겁한 겁쟁이 넘들인데.)

▶대마초 : 전 세계 대마초 자유화 러시

▶사람을 태운 천칭 : 유럽 사법재판소의 난민 문제 판결

▶스마트폰 + QR코드 : 현시대 지배 키워드

▶팔의 DNA : 직장인들에 회사의 ID칩 심기 유행, 바이오 산업 기술개발



▶트럼프 대통령 + 황금비율 : 세계적인 우파 권력 지배 추세

나쁜 인상의 판다 : 시진핑의 독재와 무역전쟁 딜레마

▶푸틴 대통령 + 파이프라인 : 러시아의 천연가스 모가지 틀어쥐고 꽃놀이패

▶국기 입은 영국의 상징 불도그 :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 Britain beyond Brexit, 다른 나라 물어뜯으러 튈 자세


▶달로 향하는 비행선 : 일본 ZOZO의 CEO 마에씨의 달 여행

▶코끼리 뿔 상승 추세선 : 인도 경제 성장

▶무인탐사선 New Horizons : 해왕성 밖 천체를 2019년 1월 통과 예정

▶모나리자 윤곽 속의 안젤리나 졸리 : 모나 안젤리나가 난민에 답하다


▶얼굴 해부도 : 얼굴 인증 Facial Recognition 추세

▶투표함의 국기 : 남아공 선거,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

▶간디 : 인도 하원 선거, 소냐 간디와 라훌 간디의 하원의원 재선 여부

▶바코드 보자기를 나르는 황새 : 인류 관리(?) 상품 무역(?) 전자상거래(?)


그 외에도 전기 자동차, 아르마딜로(한센병? 중남미 문제?),  피노키오(모두 다 거짓말?), 수염 노인, 여성, 죽음의 4사신 등이 등장했다.


예전과는 달리 그렇게 예언이라 거나 음모론적 요소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로스차일드가 소유의 이코노미스트 뒤에는, 비밀결사 조직이라는 '일루미나티'가 과연 조작질을 하고 있을까? 세계의 엘리트들이 모두 읽는다는 <2019년의 세계> 표지는, '새로운 세계질서 NWO'를 향한 그들의 다음 행동계획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선포하는 매체로는 아주 적당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위에 후지산이 그려져 있다. 웬 후지산...? 2019년에 다시 분화할 위험이 가장 높은 화산이다.


이왕 살아 숨 쉬려면 화끈하게 분출했으면 좋겠다. 이 탐욕의 지구가 리셋된다고 해서, 인류 문명이 끝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지금까지 증명되었고 또 그렇게 믿고 싶다.

다시 제대로 시작하면 되니까...


'자본'의 극대화에서 그 근원인 '가치'의 극대화로 초점이 옮아가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갈까?


돈은 가치를 자본주의 경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한 것에 지나지 않고, 가치를 교환하는 한 가지 선택지에 불과하다. '가치'를 높여두면 언제든 돈으로 바꿀 수 있고, 돈 이외의 물건과 교환할 수도 있게 된다.


인기 있는 유튜버들은 돈을 잃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팬을 잃는 것은 두렵다고 말한다. 자신의 가치는 동영상을 보는 팬들의 흥미와 관심에서 나오고, 그들에게는 그들의 흥미, 관심이라는 내면적인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돈은 가치의 일부를 변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처럼 풍요로운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흥분이나 공감 같은 정신적인 요소나 사회 공헌 활동 등을 점점 더 중시하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와 일류 기업에 취직할 수도 있는 엘리트가 NGO나 NPO 등의 사회적 활동에 전념하면 (자본주의에선 비합리적인 선택이라 하지만) 가치주의에서는 합리적인 진로 선택이다.



이런 관점을 사회 전체에 확대 적용해보면 큰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시장경제와 민주정치가 사회의 두 바퀴 역할을 수행하며 균형 잡힌 상태가 현대사회이다. 하지만 가치라는 관점에서 파악하면 경제와 정치는 접근 방식만 다른 동일한 활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일례로 빈곤 추방은 원래 정치의 과제였지만, 무하마드 유누스의 그라민은행처럼 경제에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역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나라에 무료로 와이파이 시스템을 제공하려 하고 있다. 물론 사업의 일환이고 기회를 창출하는 노력이지만, IT 인프라가 부실한 지역의 수십억 인구에게는 큰 혜택이다.


가치주의 관점에서는 제공하는 가치와 경제적 성공이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는 경우 사업은 결국 '공익성'을 띠게 된다. 한편으로 민간 조직이 빈곤 추방 같은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려면, 기부금이나 세금에 의존하지 않는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요구될 것이다.


경제 활동에는 '수익성'이 요구되고, 정치 활동에는 '지속 가능성'이 요구된다. 이렇게 되면 경제와 정치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질 것이다. 즉, 가치주의란 양자의 경계에 존재하는 개념이 된다.


이제 선진국에서는 상품이 흘러넘치기 때문에 제조업은 한물가고 있다. 대신 물건을 취급하지 않는 서비스업이 중심이 되고, 온라인에서 완결되는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이 산업의 축이 이동하는 가운데, 물건이나 토지, 건물 등을 전제로 만들어진 현대의 재무제표로는 기업이나 사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없다.


물론 무형 자산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일부만 가능하다. 예컨대 웹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의 최대 자산은 자사 서비스의 이용자이다. 여기서 얻은 구매 행동 데이터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것은 현재의 재무제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IT 관련 기업은 재무제표에 기업의 경쟁 우위 가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장래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상품을 제조 판매하지 않는 기업, 특히 인터넷 기업은 '사람'이 중요하다. 기업의 성장은 우수한 인재가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어쩌면 앞으로는 종업원 만족도 같은 데이터도 '자산'으로 인식되어 기업 가치에 추가될지도 모른다.


인터넷 기업에서 재무제표에 기입되지 않는 대표적인 항목 둘을 꼽자면 '인재'와 '데이터'이다. 현재의 금융은 서버에 있는 데이터도 무가치한 요소로 치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황금 같은 것이어서, 회원, 구매, 광고 데이터 등을 잃어버린다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의자나 컴퓨터 같은 비품을 잃어도 인터넷 기업은 전혀 타격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데이터를 잃어버리면 끝장이다. 데이터야말로 가치이고 돈을 벌어들이는 '자산'인 것이다. 현재의 금융이나 회계에서는 이를 감안하지 않기 때문에 곤란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재무제표로 그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금융인들은 거품이 잔뜩 끼었다고들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최대 가치는 이용자 데이터였고, 그것의 가치를 돈으로 바꾸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이러한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도 자산으로 취급해서 기업 가치에 반영할 수 있다면, 전문가들이 섣부른 평가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데이터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기존 금융의 틀은 점점 현실 세계의 가치를 바르게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대표적으로 재무제표와 현실 세계의 영향력에 커다란 괴리가 있는 IT 기업임을 보여주는데, 앞으로 모든 기기와 장치, 산업이 인터넷(IoT)에 연결되면, 'IT 기업'이라는 분류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데이터를 '가치'로 인식하게 되었고, 돈으로는 계상할 수 없는 '가치'를 중심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기존 금융의 틀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보통 사용하는 '가치'는 여러 의미가 포함되지만, 흔히 언급되는 것은 다음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유용성이 담긴 가치

2) 내면의 가치

3) 사회적 가치


1) 유용성이 담긴 가치


가장 익숙하고 자본주의에서 주로 다루는 가치이다. 경제, 경영, 금융, 회계 등에서 '가치'라는 말은 바로 유용성, 유익성, 실용성이 담긴 가치를 가리킨다. 한마디로 '도움이 되는가?'라는 관점에 기반을 두고, 현실에서 사용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이익'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그리고 기존의 틀에서 자본으로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가치이다. 따라서 직접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유용성이 없다.



2) 내면의 가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가의 관점과는 별개로 인간의 감정과 연결된 가치를 말한다. 공감, 호의, 애정, 신뢰, 흥분 등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진 않지만, 개인 내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가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용성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느끼는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내면의 가치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름다운 경치를 보거나, 친구와 즐겁게 지냈을 때 피어나는 감정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3) 사회적 가치


자본주의에서는 개인이 각자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 전체가 이익이 된다고 본다. 한편 자선활동이나 NGO, NPO 활동처럼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성을 높이는 활동도 사람들은 가치있다고 평가한다.


금융이나 경영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이런 활동은 그저 비용을 지출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고,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막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나, 개발도상국에 학교를 세우는 사람의 행동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처럼 '가치'라는 말을 할 때도 서로 다른 세 가지 개념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현상이고, 뇌는 이를 모두 '보상'의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심각한 문제점은 돈과 관계된 1) 유용성(有用性)이 담긴 가치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2) 내면의 가치와 3) 사회적 가치를 무시해온 데 있다.


가치주의에서는 1) 유용성이 담긴 가치만이 아니라, 2) 인간 내면의 가치와 3) 전체의 지속성을 높이는 사회적 가치도 높이 평가한다. 1)에 비해 2)나 3)은 실체가 없고 모호하기 때문에 테크놀로지를 활용해야만 한다.


하지만 가치주의란 자본주의와 전혀 다른 패러다임은 아니고,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인식하지 못한 영역을 테크놀로지의 힘을 이용해 활용하는, 자본주의가 한 단계 진보한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



공감, 신용, 신뢰, 호의, 감사, 흥미, 주목, 관심, 열광, 성원, 응원 등의 인간 감정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가치로 인식하기 어려웠다. 이런 정신적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아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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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어 거의 모든 사람이 인터넷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는 상태고, 인간 내면의 반응들도 데이터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소셜미디어 덕분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이런 감정들을 유발하는지 수치로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까지 눈에 띄기 어려웠던 인간 내면의 가치도 데이터로 만들어 유통하기 쉬운 시대가 되었다. 미래의 경제 체제는 이 빅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했습니다.

가치주의 Valueism :

가시화된 '자본'이 아닌, 돈과 같은 자본으로 변환되기 전의 '가치'를 중심으로 사회가 움직이는 개념.


인간의 욕망을 충족하는 실용성(사용가치, 이용가치)이나, 윤리적이고 정신적인 관점에서 진, 선, 미, 애 등 사회의 존속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중심으로, '희소성'이나 '독자성' 등과 함께 경제적 실용성, 정신적 효용, 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을 포괄한다.


2008년 9월의 리먼 사태로 금융세계가 실물경제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 수학자들이 동원되어, 만든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금융 상품을 만들었다. 개별 지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루기 힘든 금융 상품으로,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면서 대량 판매를 한 것이 결과적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했다.


자본주의와 금융업계에서 일어난 비극은 교환수단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 극단적인 방향으로 밀고 나간 데서 비롯되었다. 돈은 가치의 교환, 보존, 기준 척도 등으로 기능하며, 은행이나 증권도 산업 활동과 가계 살림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왔고 (금융경제, 자산경제), 원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돈벌이라는 수단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그것만 쳐다보면서, 결과적으로 실물경제(소비경제)나 사람들의 생활과 전혀 관계없는 데서 돈만 움직였다.



유통되는 돈의 90%는 자산경제 부문에서 생겨난다. 실물경제에서 쓰는 돈은 전체 화폐 유통량의 10%도 안 된다. 큰돈을 굴리고, 주식을 사고팔고, 이자 수입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소수의 사람들이 운용하는 자산경제가 돈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경제는 10%의 소비경제에 90%의 자산경제가 올라탄 형태로 구축되어 있다. 자산경제는 소비경제에서 발생하는 금리나 수수료로 성립되므로 소비경제가 약간만 변동해도 크게 움직인다. 지금 이 비율은 점점 더 커져 경제는 더욱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오히려 소비를 하지 않게 되었고, 실제로 선진국에서 소비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늘어나고, 유니클로나 No Brand(무인양품)처럼 싸고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으며, 돈이 많이 드는 차나 집은 사지 않고도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자본주의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에 균형을 잡고 싶어 하는 인간은, 아주 놀라운 풍요를 선사한 금융의 괴물 같은 힘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이다. 돈이 돈을 낳고, 그저 돈다발을 쌓아올리는 데 혈안이 된 세상에 사람들은 넌더리를 내고 다른 방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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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자산경제가 점점 확대되고 있어, 전 세계에서 금융자본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 이율이 좋은 금융 상품이 없어졌기 때문에 돈은 있지만 투자할 데가 없는 상황이다. (자산 보유 계급의 이야기)


일본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4천조 원을 초과하여 역대 최고가 되었고, 소프트뱅크는 사우디 정부 등에서 자금을 조달해 100조 원의 펀드를 만들고 전 세계의 테크놀로지 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100조 원의 현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몰라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이처럼 자산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돈이 여기저기 정체되기 시작하여, 마땅한 투자처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 조달이 용이한 환경이기 때문에 역으로 돈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그와 반대로 늘리기가 어려운 신뢰나 시간, 개성 같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돈의 중요성이 그동안 지나치게 강조되었고, 돈이 안 되는 일, 재무제표에서 자산 취급을 못 받는 항목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어떤 것은 누구도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하지만 돈이 되기에 떠받드는 일마저 있었다. 이런 체제를 주도하는 자본가들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치가 너무나 달라서 서로 위화감을 느끼게 되었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돈의 힘이 강해지고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와는 동떨어진 채 돈이 홀로 증식해갔다. 돈은 가치를 내팽개쳤고, 이에 반발한 사람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돈은 안 되지만, NGO나 NPO의 사회 공헌 활동이나 가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IT 등의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생겨나자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문자는 전자화되며 긴 역사를 가진 종이를 여러 선택지 중의 하나로 만들었고, 가치의 교환도 전자적으로 처리되므로 기존의 '돈' 역시 가치를 매개하는 한 가지 수단으로 바뀔 것이다. 요컨대 돈이 유일한 수단으로 군림하던 '독점'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치를 보존, 교환, 측정하는 수단이 꼭 돈이어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다.


국가 발행의 통화가 아닌 다른 수단을 사용하더라도 가치를 교환할 수 있게 되면, 이용자는 가장 편리한 쪽을 선택할 것이다. 국가 발행의 통화이든, 기업이 발행하는 포인트이든, 비트코인 같은 가상통화이든 상관없다. 직접 만나 교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치'가 상품이라면, '돈'은 상품의 판매 채널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돈은 한 푼도 없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고 페이스북 팔로어가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업을 하려 한다면? 곧바로 타임라인에서 동업자를 찾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필요하면 팔로어에게 지식과 경험을 빌릴 수 있다. 이 사람은 화폐로 환산하기 어려운 '다른 사람의 주목'이라는 가치를 필요할 때에 인맥, 돈, 정보 같은 가치로 전환할 수 있다.


10억 원의 저축과 100만 명의 팔로어 중 무엇이 더 나은지는 사람에 따라 달리 생각하겠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인터넷 덕분에 자신의 가치를 보존할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

머니타이즈 Monetize : 인터넷 무료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말한다.


시뇨리지 Seigniorage : 화폐의 액면가에서 제조비용을 뺀 이익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화폐 주조 차익 또는 화폐 발권 차익이라고 한다.


오늘은 토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2가지를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대규모 토큰경제의 하나로, 캐나다에서 개발된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킥(Kik)이 발행한 킨(Kin)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어권의 10대를 중심으로 매달 전 세계 1,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지만, 아직 머니타이즈 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동안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과 경쟁하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킥은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가상통화를 발행하여 독자적인 경제권을 만들려 한다. 일례로 킥 활성화에 공헌하는 콘텐츠를 올린 크리에이터에게는 보수로 킨을 지불한다거나, 메신저에 광고가 올라올 경우에 이용자에게도 킨을 주는 방식이다. 기존 미디어에서는 광고가 나타나면 짜증을 내지만, 킥에서는 광고가 올라가면 킨을 받는다.


이처럼 킥은 이용자나 외부 크리에이터도 이익을 얻는 경제권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킨은 비트코인과 교환되고, 현금으로 바꿀 수 있으며, 킨의 가격이 상승하면 보유자는 차액만큼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킥은 가상통화공개(ICO)를 실시하여 1억불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토큰경제는 기존의 비즈니스와는 수익을 내는 방법이나 이익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통화를 발행하는 주체가 손에 넣는 이익을 '시뇨리지 Seigniorage'라고 하는데, 이는 발행자의 커다란 재원이 된다.

단순화하면, 액면가에서 발행하는데 드는 비용을 뺀 차액이 통화 발행자의 이익이 되고, 또한 통화의 소유자가 없어질 때 발생하는 실효(失效) 이익도 발행자의 이익이 된다. 토큰경제에서는 발행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통화 발행 차익을 누릴 수 있지만, 한편으로 발행자는 참여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의무가 있다. (원화를 발행하는 한국 정부가 경기 안정이나 치안 유지 의무를 지는 것과 동일하다.)

만약 토큰을 발행해도 이득이 없다면 아무도 오지 않고, 오더라도 신용을 잃으면 토큰을 매각하고 경제권에서 곧바로 나가버린다. 국가와 달리 영토가 있는 것도 아닌 토큰경제는 가상에만 존재하는 경제권으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해도 참여자가 모두 이탈해 완전히 소멸해버릴 개연성이 있다. 토큰 발행자는 통화 발행 이익을 얻는 대신 뛰어난 경제권을 만들어 잘 유지해야만 한다.

토큰경제에서는 참여자가 늘수록 경제권의 가치가 상승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한다. 토큰도 신뢰하고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경제권에 매력을 느끼고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토큰을 원하는 사람도 늘어나 적절한 타이밍에 팔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보유해도 위험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참여자가 늘어남으로써 토큰을 받아주는 가게나 서비스도 늘어나고, 환금성이 더 편리해져서 경제권을 지속적으로 넓힐 수 있다.



가장 규모가 크고 성공한 토큰경제는 당연히 비트코인이다.
통화 발행 차익을 받는 대상까지 분산화되어 있을 정도로 비트코인은 잘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설계자가 토큰을 발행하여 발행 차익을 누리면서도 전체의 경제체제를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채굴자가 실질적으로 통화 발행차익(채굴차익)을 얻는 시스템이어서,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든지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물론 돈 많은 사람이 컴퓨터를 대거 동원해 통화 발행 차익을 독점하고 비트코인의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특정인의 지배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다른 경제권으로 이동하거나 아예 분가해버릴 수도 있다.

실제로 전기요금이 싸다는 강점을 이용한 중국의 채굴자가 비트코인 시스템을 자신들 입맛에 맞게 바꾸려고 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다른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결국 '비트코인''비트코인 캐시'로 분열되었다.

이처럼 누군가 경제체제 전체를 통제하려고 할 때, 이에 반대하는 사람이 등을 돌려 경제권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분열되기 때문에 독점이나 지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비트코인은 거의 완전하게 분산화가 진행된 경제체제로 기능하기 시작했고, 마치 자연의 생태계처럼 유기적이고 유연한 네트워크가 되고 있다.

앞으로 공유경제나 토큰경제도 진화해가면, 중앙에 관리자가 전혀 없이 자동적으로 돌아가고 계속 확산되는 유기적인 체제로 존속할 것이다.



토큰경제 Token Economy

일반적으로 가상통화나 블록체인에서 기능하는 독자적인 경제권을 가리키지만, 명확히 정의되어 있지는 않다.


작동조건화 이론에 근거하여 어떤 시설(施設)이나 기관에 수용된 사람의 바람직한 사회적 행동에 대해, 종이 상표 또는 화폐 대용 칩 등과 같은 인위적 보상의 토큰을 제공하는 행동수정의 한 기법. 이 토큰을 담배·음료수·자유시간 같은 것과 교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강화 자극의 기능을 한다.


토큰이란 가상통화를 기반으로 사용되는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문자열 데이터에 불과하지만, 현실 세계의 자산과 결부하여 가치를 표시할 수 있다. (지금의 법정통화도 과거엔 금과 연계하여 단순한 종이인 지폐를 금괴의 가치로 떠받쳤고, 금본위제가 막을 내린 후에는 국가의 신용이 지폐 가치를 떠받치게 되었다.)


토큰도 금괴 같은 현실 세계의 실물과 연계하면 쉽게 가치를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의 가치'를 표시하여 매매하거나 시장에 유통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토큰을 활용해 자유롭게 서로 연결하여 유통함으로써 가치를 표시할 수도 있다. 유통도 증권업계의 소관이었으나, 인터넷이 폭넓게 확산된 지금은 기존 금융의 틀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신용, 영향력, 호의, 공감, 감정, 시간, 서비스 기능, 콘텐츠, 문자 등은 기존의 금융이나 경제에서는 표시나 산정이 어려워, 매출이나 이익으로 전환돼야 비로소 가치를 인식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애매모호한 개념도 데이터로 인식할 수 있다면, 이제는 토큰을 활용해 자유롭게 서로 연결하고 유통하여 가치를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토큰은 발행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으며 크게 세 종류로 나뉘고, 설계에 따라 이중 몇 가지 성질을 조합할 수도 있다.


1) 통화형 토큰

가장 간단하고 알기 쉽다. 지불에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기능하며, 법정통화와 거의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서비스 운영자가 일정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하여 이용자들끼리의 지불에 이 토큰을 쓰게 하면, 이 서비스와 토큰을 가진 사람들이 경제권을 형성하여 서비스의 성공과 이용자의 이익이 일치한다.


'T 포인트'나 '라쿠텐 포인트' 등 토큰을 많이 가진 충성도 높은 이용자는, 서비스가 실패하면 손해이기 때문에 지지자 역할을 한다. 이런 시스템은 블록체인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그 경제권의 참여자 수나 편리성에 따라 교환 비율이 바뀌는 변동환율제 방식으로 운용될 수 있다.


통화형 토큰은 실제로 이용 가치가 있는 서비스가 있을 때 발행하고,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후에는 다른 서비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방식이 좋다.


2) 배당형 토큰

특정 서비스나 기능으로 생긴 수익의 일부를 토큰 소유자에게 나누어주는 토큰이다. 이것은 기존의 주식이나 금융 상품과 유사해서 관련 법의 규제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런 토큰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금융법으로 규제하겠다고 이미 밝혔다.


배당형은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만, 사기 사건이나 분쟁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금융 당국은 규제를 강화하거나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3) 회원권형 토큰

예전부터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던 방식이다. 토큰을 보유한 사람이 특별한 할인이나 우대를 받을 수 있고,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불하면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니고, 토큰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은 혜택과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통화형 토큰과 다르다.


가상공간의 토큰을 활용해 누구나 저비용 고효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온라인 사교 모임이나 특정 애플리케이션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작은 경제권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토큰경제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가장 다른 점은, 경제권이 네트워크 안에서 완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종래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통화 발행자와 생산자, 소비자가 명확히 구별되어 있다. 그러나 토큰경제에서는 특정 네트워크 안에서 유통되는 통화를 생산자가 토큰으로 발행하여 독자적인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


심지어 통화인 토큰의 성격과 유통 규칙도 기업이나 개인, 조직이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국가 기능의 축소판을 토큰을 이용해 기업이나 개인이 손쉽게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유통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값을 매기기 힘들었던 애매한 개념마저도 데이터로 만들 수만 있다면 토큰으로 시장 가격을 부여할 수 있다.


통상의 비즈니스와 토큰경제는 수익을 내는 방법이나 이익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토큰경제에서는 참여자가 늘수록 경제권의 가치가 상승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한다. 물론, 토큰도 신뢰하고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특정 경제권에 매력을 느끼고 참여하는 사람이 늘면, 토큰을 원하는 사람도 증가해 적절한 타이밍에 팔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보유해도 위험성이 줄어든다. 더불어 참여자가 늘어나 토큰을 받아주는 가게나 서비스도 늘어나고 더 편리해져서 경제권을 지속적으로 넓힐 수 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토큰경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2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했습니다.



공유경제 (共有經濟)

Sharing Economy :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으로 인식하여 경제활동을 하는 것.


Sharing Economy :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렌스 레식 교수가 처음 사용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즉,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 등을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돼 쓰이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기존 경제나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엎는 개념으로, 돈과 경제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화의 흐름은 '분산화'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중앙집권화'에 의해 질서를 유지하던 경제나 사회 체제에 정면으로 반하는 개념이다.



조직의 중심에는 반드시 관리자가 있고, 정보와 권력을 집중시킴으로써 문제 발생 시 곧바로 대응하는, 근대사회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었다. 편재된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대리인이나 중개인을 허브로 하여 중앙의 허브에 정보와 힘을 집중하여 전체를 움직여왔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항상 연결될 수 있다. 앞으로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물 간에도 접속돼 있을 것이고, 온라인에서는 사람, 정보와 사물이 직접적으로 항상 연결되어 있게 된다. 허브로서 대리인이 개입할 필요가 없어지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면서 전체가 뿔뿔이 분산된 네트워크형 사회로 변해갈 것이다.


분산화가 진행되면 정보나 사물의 중개가 아닌, 독자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체제를 구현하는 존재가 큰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권력은 중앙집권적인 관리자에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개인에게로 옮겨갈 것은 필연적인 사실이다.


공유경제는 사회는 분산되어 있지만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비로소 기능할 수 있다. 인터넷이 생활의 모든 영역을 연결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범위가 지구 전체로 확대되었고, 거대한 경제체제가 이미 탄생했다.


공유경제 비즈니스는 권한이 분산되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에서 성공한 전형적인 사례로, 운영자는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지원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얼마나 뛰어난 경제체제를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의 대표주자인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사람이나 자산을 고용이나 소유하지 않는다. 단지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불을 중개하며, 신뢰성을 높이는 최소한의 역할만을 하면서 잘 운용되는 경제체제를 만들었을 뿐이다.


유휴자산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을 대상으로 적절한 보상 설계를 하고,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들의 추천을 받아 더 많은 수입을 얻게 한다. 또 이용자들 간의 대화방으로 소통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선택에 힘입어 자유롭게 발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역설적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발전한 나라는 중국이다. 사회 인프라가 잘 정비된 미국이나 일본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서비스와의 마찰 때문에 법 개정 등을 할 필요가 있고, 정착하기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의 급성장으로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아, 새로운 서비스가 출현하면 엄청난 기세로 단숨에 확산된다. (이를 등 짚고 뛰어넘기 'Leapfrog 현상'이라 한다.)


지금까지의 공유경제 체제는 '대리인형 사회'와, 앞으로 본격적으로 '네트워크형 사회'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

가상통화공개 ICO

Initial Coin Offering :

기업이 독자적인 가상통화를 발행, 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나 과정.

투자자는 '코인'이나 '토큰'이라 불리는 디지털 통화를 구입하는데, 원칙적으로 대가는 지불 받지 못한다. 종래의 기업공개 (IPO Initial Public Offering) 이외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경제나 돈을 충분히 이해하려면 금융의 중심인 주식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자본시장)은 사람들의 욕망이 소용돌이치는 세계이고, 현대 자본주의의 장.단점을 모두 분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어쨌거나 자본시장은 이미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체제가 되었고, 금융 역사의 귀결이자 사람의 욕망을 최적화한 결과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2016년 후반부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통화가 보급되기 시작하여 찬반 논쟁을 부르더니, 단 1년 만에 우리 경제의 모든 것인 양 세력을 확장했다. 2018년에는 가상통화를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 수단인 가상통화공개(ICO)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누가 보더라도 돈과 경제의 양상은 크게 변해가고 있다.


오늘날 돈의 발행을 결정하는 기관은 국가가 관리하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다.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은 대영제국의 잉글랜드 은행이라고 한다. 프랑스와의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1694년에 만든 이 은행은, 원래 영국 왕실과 귀족들이 제안해 만들어진 민간의 대형 은행이었다.


당시엔 은행이 각자의 예탁증권인 은행권을 발행하여 유통했다. 지금의 가상통화 가운데 '알트코인'과 같은 것이다. 잉글랜드 은행이 발행했던 은행권도 국가가 정한 법정통화가 아니라, 대형 은행이 발행하는 증서의 하나였던 것이다.

▶ 알트코인 (Altcoin) : 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가상통화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 후 150년 가까이 지난 1833년에야 비로소 잉글랜드 은행이 발행하는 은행권을 법정통화로 정하고, 1844년 Peel's Bank Act에 따라 은행을 국유화하여, 마침내 국가가 중앙은행을 소유하고, 국가 경제를 조정하는 기본 틀이 완성됐다.


미국과 일본이 그 후 중앙은행 제도를 도입했고, 1900년대 18개국, 1960년대에는 50개국에서 중앙은행을 설치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가 이 제도를 갖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역사는 100여 년 정도인 최근에 구축된 제도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최근의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통화를 한번 살펴보자. 비트코인은 중앙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사람이나 기구가 없이 생성되고 유통되는 가상의 통화다. 일본의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인물이 2009년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것은 일정 기간의 데이터를 덩어리(블록)로 기록하고 체인처럼 연결함으로써, 네트워크 전체에 거래 기록이 보존되어 제삼자가 해킹하거나 고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중앙에 관리자가 없는 P2P 네트워크의 결과물이고,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적절하게 설계한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비트코인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면 어떤 이익을 얻게 되는가를 알 수 있는, 보상 체계가 명확하게 설계되어 있다. 채굴자나 투자자(투기꾼)를 이익을 내세워 끌어들이고,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도 흥미를 유발하며, 자유의지론에 입각한 사상으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모아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자유의지론 (Libertarianism) : 전체주의나 계획 경제처럼 국가가 경제나 사회를 계획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에 반대하고, 개인의 신념과 의지에 따른 선택에 맡겨야 한다는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사상.


보상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붕괴해가는 기존의 금융시장이나, 누가 이득을 보는지 알 수 없는 신기술, 이론의 정합성에만 매달리는 학술 논문 등은 세상에 나왔다가 소멸해가는, 시대의 소모품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경제, 테크놀로지, 사상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보급하고 스스로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 퍼뜨리는 방식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오픈소스를 채택해서 만약 비트코인이 쓸모가 없어져도, 참여자가 알트코인을 비롯한 대안을 쉽게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결과적으로는 문턱을 낮춰 위험을 분산하고 가상통화 전체가 참여하는 안정된 시장이 형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는 자연과 인간의 뇌 구조와 꼭 닮았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개체로 구성되는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정보와 에너지를 교환하며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인다. 또 정보와 에너지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시스템은 더욱 복잡해지고 계속 진화해간다. 자연은 땅과 바다만 있던 상태에서 식물과 동물이 흘러넘치는 복잡한 생태계로 진화했다.


중앙은행이 통화를 발행하고 국가가 경제를 운용하는 방식으로 표준을 만든 지 100여 년밖에 안된 것을 감안하면, 최근에 나온 가상통화나 블록체인이 그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세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봐도 이상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 미래의 자본시장 중심에 ICO가 자리 잡는 때는 언제쯤일까?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했습니다.



버즈워드 buzzword :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정의하기 어렵고 의미가 애매모호한 키워드를 말한다. 금융 분야의 버즈워드로는 로보어드바이저, 비트코인, 블록체인, 크라우드펀딩 등이 있다.

이런 말을 들으면 IT의 신시대가 찾아왔구나 싶어 감탄할지도 모르겠지만,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뭘 말하는지 알 수가 없다.


컴퓨터 분야에서 버즈워드로는 유비쿼터스, 크라우드컴퓨팅, Web 2.0 등이 있다.


▶ 로보어드바이저 (robo-adviser) : 투자자에게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자산관리나 자산운용에 대한 조언을 하는 체제나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에는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조언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했다. 실제로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프로그래밍하여 보여주는 수준이다.)




최근 3년 동안 '핀테크'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핀테크(Fintech)란 finance와 technology를 조합한 용어로, IT를 비롯한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금융이 급격히 변화하는 흐름을 가리킨다.


오늘은 금융의 영역에서도 전혀 다른 두 가지 현상이 뒤섞여 논의되고 있는 듯하며, 이를 편의상 핀테크 1.0과 핀테크 2.0으로 구별해서 풀어본다.


핀테크 1.0


기존의 금융 서비스를 변화 없이 IT 기술을 이용해 업무 효율만 극대화하는 것. 결제, 투자, 융자, 보험, 회계 등의 틀은 그대로 두고 스마트폰이나 빅데이터 등을 사용해 쓸데없는 업무를 없애거나,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활용해 효율을 높인 것으로 보면 된다.


모든 것이 기존 금융의 연장선에 있으므로, 현재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핀테크란 거의 1.0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핀테크 1.0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 AI를 활용해 투자를 최적화하는 로보어드바이저

▷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 방식

▷ 인터넷상에서 많은 사람의 자금을 모집하는 크라우드펀딩

등이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다.



핀테크 2.0


기존의 만들어진 금융의 틀 자체를 무시하고 백지상태에서 재구축하는 유형. 2.0 서비스는 새로 만들어지는 개념이 많아 기존의 금융 지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해하기가 힘들다. 기존 틀에 적용해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워서, 관련 서비스나 개념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


흔한 예로는 '비트코인'이 있다.

비록 가상통화라고 '통화'라는 이름은 붙어 있지만, 일반적인 통화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달러나 원처럼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가 아닐뿐더러, 인터넷 은행처럼 관리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통상의 금융 지식만이 아니라 게임이론, 암호이론, 개인 간 네트워크(P2P) 같은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다.


2.0은 사회 기반을 완전히 재구축할 잠재력이 있다. 다만, 잠재력이 아직은 발휘되지 않았을 뿐이다. 기존 상식과는 너무나 다르게 운용되기 때문에, 경제계 주류의 사람들은 회의와 불안을 품고 바라보기 십상이다. (이런 증상을 2.0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로 볼 수 있다.)


가상통화와 법정통화는 전혀 다른 시스템에서 운용되므로, 기존의 법정통화를 기준으로 가상통화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같은 틀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 1.0과 2.0을 구분할 때도, 머릿속의 스위치를 '위쪽'과 '아래쪽'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기존의 틀에서 생각을 전개하기 십상이라, 명확히 다른 식으로 구별하지 않으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조차도 올바로 인식할 수 없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오면 업계에서 통용되는 지식에 투영하여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가상통화도 금융업계 사람일수록 이해하기 어렵고,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젊은 사람들이나 일반인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능숙하게 이용한다.


가상통화나 블록체인을 완전히 새로운 규칙에 따라 돌아가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들을 스위치-OFF 후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21세기북스의 <머니 2.0>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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