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배터리 관련된 변천사 상식과 기술을 한번 살펴보자.
우리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동영상과 여타 콘텐츠를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휴대할 수 있는 전기 배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배터리라는 이름은 1749년 4월 29일,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 (100달러 지폐의 표지모델 겸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주인공)이 직렬로 연결시킨 라이덴병을 이용한 전기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처음 사용했다.
그렇다면 지금과 비슷한 ‘근대 전지’의 발명은 누가 했을까?
바로 이탈리아의 과학자 알렉산드로 볼타가 구리와 아연판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천을 겹쳐 쌓아 올린, ‘볼타 전지’를 발명하면서 주목 받게 되었다.

그리고 1896년 어느 회사의 ‘콜롬비아 망간 건전지’가 아연-탄소 전지를 이용했던 1886년의 ‘Gassner 모델’을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상용 1차 전지로 탄생하게 된다. 이 회사는 더 나아가 1955년 그곳에서 근무하던 후이스 어리라는 캐나다 화학 엔지니어가 ‘알카라인 건전지’를 탄생시켰고, 비로소 이 건전지가 시장에서 초대박을 치게 된다.

 


그러나 이런 1차 전지는 일회용이라 쓰고 나면 새 것을 다시 사야 하고, 계속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생겨난 기술이 바로 재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1859년 충전지라 부르는 2차 전지의 시초인 납 축전지가 가스통 플란테에 의해 처음 탄생했다. 바로 납 전극과 인산화 납 전극 판 사이에 고무판을 겹쳐 돌돌 말아서 황산에 담근 형태였다. 이 2차 전지는 아직도 자동차에 사용될 만큼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이 2차 전지를 스마트폰 배터리로 사용한다면, 사람이 들고 다니기에는 휴대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1980년 미국의 물리학자 존 굿이너프 교수는, 이온 형태의 리튬이 한 전극에서 다른 전극으로 이동하는 새로운 타입의 리튬 배터리를 발명하게 된다.

 


‘리튬 Li’은 원소 주기율표 상에서 가장 가볍고도 가장 큰 전기화학적 전위를 가진 원소 중 하나다. 그러니 이 조합은 가장 콤팩트하고, 가장 가벼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높은 전압을 만들게 한다.
덕분에 리튬-이온 배터리는 건전지 시장에 마실을 나왔다가 곧바로 진짜 인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리튬-이온 배터리 내에서 리튬은 코발트, 니켈 혹은 철과 같은 전이 금속과 산소와 함께 결합하여 Cathode 전극을 형성한다. 충전하는 동안 배터리에 전압이 인가될 때, Cathode 전극으로부터 양으로 대전된 리튬 이온은 전극끼리는 만나지 못하게 하고, 이온만 지나갈 수 있도록 구멍이 송송 뚫려있는 ‘분리막’을 지나 그라파이트 Anode 전극으로 이동하여 리튬 금속이 된다.

이것이 바로 완충 상태인데, 여기서 Anode 전극은 우리말로 음극재라고도 하는데, 국내에서는 POSCO에서 유일하게 이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가 이 충전된 배터리를 사용하여 방전시키면, 이것은 다시 리튬 이온으로 변환되어 Anode에서 Cathode 전극으로 돌아간다. 이때 회로 내 전자의 이동은 우리가 사용할 전류를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휴대폰과 같은 전자기기에 탑재되면서 우리가 휴대하며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비록 그 동안 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되는 전이 금속에 따라 배터리 셀은 더 큰 용량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만큼 더 불안정해지면서 ‘발화현상 Thermal Runaway’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간 삼총사를 한 곳에 모아 안정적인 리튬 전극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이 Cathode 전극은 발화 문제로부터 안전하게 되었다.

1997년에는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처음 출시됐다. 이로 인해 배터리는 더 이상 액상이 아닌 고체 폴리머 합성물 내에 전해질을 갖게 되면서, 단단한 금속 케이스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더 나아가 배터리를 매우 안전하게 마음대로 씹고, 뜯고, 맛보고, 자르는 기술까지 발전되고 있다.

우리는 전기차도 만들고, 전기 비행기, 전기구이 통닭도 먹고 싶지만 유감스럽게도 자원은 무한하지 않다. 바로 그 ‘리튬 Li’, 전 세계 매장량의 75% 이상이 칠레-볼리비아-아르헨티나 3국 경계의 남미 삼각지대에 옹기종기 매장되어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수요에 비해 리튬 공급이 부족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그래서 리튬을 대체할 수 있는 2차 전지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 원소가 바로 소금인 ‘나트륨 Na’이다.
나트륨은 양이 풍부한 만큼 자원 고갈의 염려가 없으면서 리튬과 비슷한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2차 전지 재료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나트륨은 기본적으로 리튬보다 무겁고 크기도 크기 때문에, 전송 속도나 에너지 밀도에서 차이가 나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상용화 단계에서 연구되고 있지만, 완전히 리튬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의 배터리 사업 진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으며, 약 1년 전에는 일본의 초 거대기업에서도 리튬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POSCO가 남미 삼각지대 중 한 곳인 아르헨티나 리튬 광업권을 확보하면서, 2021년부터는 연 2만5천 톤의 리튬 생산과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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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알렉산드로 볼타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만든 기적의 건전지, 그것은 이제 우리 손안의 보조배터리로 자리 잡아 언제 어디서나 예쁘고 멋진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기술로 휴대용 카셋트, CDP, MP3, 노트북, 슬라이드폰, 스마트폰, 드론 등 수많은 전자기기들이 짧은 역사와 함께 나타나고 사라져 갔다.

그런데 이런 빠른 변화 속에서 단 한 가지 변함없이 이슈의 중심에 서있고, 수요나 욕구가 더욱 커져가는 것은 ‘배터리’였다.
21세기의 황금이라 불리는 2차 전지와 리튬, 그 아성에 도전하는 천일염과 다른 차세대 배터리들, 과연 이 배터리 황금 시대의 승자는, 그리고 살아남을 자들은 누구일까?

출처 : <Unrealscience>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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