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도 참전했던 베트남 전쟁에서, 1975년 북베트남은 남베트남을 지원한 미국을 퇴출시키며 공산 통일을 달성했다.
그리고 인접국가인 캄보디아와 라오스 또한 그 영향을 받아 공산화되었는데, 중국과 베트남 전쟁의 시발점은 바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전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잔혹함을 넘어 대학살의 끝판왕 킬링필드로 악명 높은 캄보디아의 폴 포트, 그가 이끄는 크메르루주 정권은 베트남과 국경 문제로 잦은 분쟁을 겪었고, 캄보디아 내의 베트남계 주민 박해와 공포 정치가 극에 달했다.
갓 통일된 베트남은 여세를 몰아 크메르 루주 정권으로부터 망명한 사령관 헹 삼린을 앞세워 캄보디아 프놈펜을 점령, 희대의 악귀 폴 포트를 몰아내고 친 베트남 정부 수립을 도왔다.

간단히 말해서 베트남이 자기 국민들 괴롭히고 국경을 자주 침범하는 옆 나라 캄보디아로 쳐들어가서 혼내주고, 옆 동네 친한 동생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중국이 개입하게 된다.

 


중국은 사실 베트남에게 당한 폴 포트 정권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악귀 폴 포트 정권을 왜 중국이 지원…?
그건 폴 포트의 앞 정권이 미국이 밀어주던 론 놀 정권이었고, 이 친미파 론 놀을 몰아낸 게 폴 포트였기 때문이었다. 미국-소련 냉전시대의 민주주의냐 공산주의냐의 ‘너 죽고 나 살자’의 팽팽한 힘 겨루기 상황.

여하튼 중국은 예전부터 베트남을 살짝 낮춰보는 경향이 있었는데, 실제로 중국이 옛 소련 빼고는 주변 국가를 높게 쳐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국 사람들이야 중국으로부터 배울만한 게, 거의 모두 하지 말아야 할 것들뿐이지만, 자기 자신들한테 중화의 중국은 그만큼 찬란하고 위대해야 하니까~!

중국 입장에서는 베트남이 건방지게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을 세웠던 것.
‘너희들 당장 캄보디아에서 안 나가? 안 나가면 우리가 쳐들어간다~!’라는 명목으로 베트남과의 국경선에 군대를 밀집시켰다.

1979년 1월 중국은 56만명을 베트남 국경에 집결시키고 위협하다가, 2월 덩샤오핑은,
‘동맹국 캄보디아의 침공과 베트남 내 중국계 화교 추방’ (베트남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일부 사례가 있었음.)을 이유로, ‘베트남에 대한 징벌적 군사행동’을 발표하고 선전포고 후 국경을 넘어 베트남을 침공했다.

 


이제부터 전쟁의 본론이다.
사실 베트남의 주력군은 캄보디아에 주둔하고 있었고, 중국도 베트남을 위에서 치고 내려가면 이 캄보디아 주둔 정규군이 베트남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쓰리쿠션 원리를 믿고 침공을 했는데, 아~? 실상은 그렇게 안 돌아가는 게 문제가 된다. 세상살이 뭔가 이해관계가 걸리면 다 문제가 생기는 법. 중화사상의 착각은 한결 더 그렇겠지…?

베트남과 중국 국경에서 전쟁을 하는 베트남 군대는 정식 군대가 아닌, 예비군이던 민병대 출신들이었는데, 이들이 과연 누구냐?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정글을 누비며 미군을 토끼몰이하고 통일을 이룩한, 베트콩의 베테랑 퇴역 군인들이었던 것이다.ㅎㅎㅎ

반면에 중국은 처음엔 심천 주둔의 광동군부의 정규군이 내려왔으나 뺨 맞고 아구창 터지고 쩔쩔매다가, 결국 중국 전체에서 가장 덩치도 크고 용맹하다는 산동성 제남군부에서 긴급 공수해 보충을 했다. 하지만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여파로 근대화에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규군이었고, 전혀 정규군대답지 못한 정규군대였다.

 


수적으로 한참 열세인 베트남 예비군은 퇴각하며 피해를 주는 방법으로, 영리하게 정글을 누비며 중국군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고 도시를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내주며, 하노이에서 필살의 반격 한방을 노리고 있었다.
매 전투마다 심각한 출혈을 당하며 조금씩 진군하던 중국군은 작전대로가 아닌, 훨씬 많이 손해 보며 진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대목에서 중국은 시대의 정신승리를 선포하게 된다.
‘베트남에게 징벌을 완료했다'라고 일방적으로 선포하며, 베트남에서 군대를 무작정 철수시키기 시작한 것이었다. 실제로는 겨우 북부지역 몇 군데를 점령했지만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곧 치러질 하노이에서는 베트남군이 제대로 벼르고 있어서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 뻔한 상황이었기에, 더 내려갈 수 없어 그냥 후퇴하고 말았던 것. 중국은 3월 16일 베트남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 후 중국은 중국대로 ‘우리가 이겼다! 베트남에게 징벌을 완료했다’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베트남은 베트남대로 ‘우리가 중국을 물리쳤다! 중국을 몰아냈다.’라고 자축하게 되는데, 실제로 누가 이겼는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침공을 시작하고 점령도 해놓고, 말도 안 했는데 뭐가 남는 장사라고 그냥 돌아가나?

중국 내에서 이 전쟁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성과에 대해서는 정량적 숫자를 들이대며 나열해 놓았고, 이는 베트남에게 준 피해를 부각시켜 열세였던 베트남 민병대 예비군한테 발린 중국군의 정성적인 패배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영향으로 전쟁 당시 중국군 내에서 발견된 심각한 지휘체계의 부재, 낙후된 군사 장비 등에 대한 깊은 반성과 현대화의 의지를 보여주며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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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이 전쟁을 '중국의 승리'로 아직도 역사를 배우고 있을 것이다.
그때 후퇴를 안 했더라면, 역사에 영원히 남을 미국을 패퇴시킴과 함께 중국도 때려잡았다는, 베트남의 확실한 대박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아~ 아쉽고도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에는 역사상 한국군이 가장 지독한 독종들이고 싸움도 귀신같이 잘하는 군대라는 전설이 남아있다.

<NGC 다큐멘터리> <9G 미니다큐 TMI>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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