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온종일 쓰고 있는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화학의 짧은 역사와 함께 실존 플라스틱 노가리를 풀어보자.

인류가 돌로 동물들을 때려잡아 먹던 시절, 가장 먼저 알게 된 화학적 현상은 불의 ‘연소현상’이었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인간은 자연에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모여 앉아 삼겹살에 돼지껍데기도 구워먹으며 원하는 걸 하나씩 저질러나갔다.

납이나 구리같이 값싼 물질을 금으로 만드는, 비록 무모했지만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연금술도 시도했다. 아쉽게도 금은 얻지 못했지만, 금보다 더 귀한 여러 화학적 지식과 노하우를 챙겼다.
그렇게 차근차근 화학적 지식을 쌓고 있던 중, ‘존 돌턴’ (영국 화학자, 1766~1844)이 원자설을 처음으로 제창하면서 근대 화학을 확립했다.

그 후 많은 실험결과가 축적되며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속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 원자들이 어떤 식으로 분자를 구성하는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원자와 분자를 더 잘 다루게 되면서 여러 물질을 더 값싸게 더 많이 만들었고, 새로운 물질도 거침없이 만들면서 화학은 꽃을 피우게 된다.

 


시간이 지나 상업도 함께 발달하며 화학 제품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런 수요를 언제나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들, 다양한 화학합성 물질을 개발하며 인류의 삶도 윤택하게 만들었다.
특히 여러 합성 물질들 중 플라스틱은 값도 싸고 가공도 쉬워, 대부분의 일상용품에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현재 우리의 하루를 오전부터 밤까지 되돌아 보자.
불 켜는 스위치, 샴푸통, 안경, 비닐, 과속방지턱, 페트병 뚜껑, 볼펜, 테이프, 투명 우산, 도시락 케이스, 폰 충전기, 루~~루~ 루~ 쓰는 물건 중 플라스틱이 안 들어간 물건을 찾기 힘들 정도다.

플라스틱은 1856년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파크스 Alexander Parkes (1813~1890)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비싸고, 만드는데 오래 걸리고, 불까지 잘 붙어서 파크스가 차린 회사는 바로 쫄딱 망해 버렸다.

그 후 이 플라스틱 시장에 재도전한 자가 있었으니, 존 하얏트 (미국 공학자, 1837~1920).
당시 한창 인기였던 당구공을 만들어 상업화에 성공했다. 그 시절 귀한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졌던 당구공을 대체한 것이었다.
이후 틀니, 피아노 건반 같은 물건으로 플라스틱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서 본격적으로 플라스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최근 100년간 다양한 수요에 따라 PET, PE, PVC, PS 등, 거북 등껍질 같은 새로운 구조의 다양한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사용됐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추출된 원료로부터 만들어진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추출되는데, 이중 몇 가지 원료를 결합하여 고분자 화합물로 만든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플라스틱의 정말 중요한 원료를 하나만 소개해보자. 바로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올레핀은 탄소 간 이중 결합 구조를 띠고 있는 화합물로 지방족 불포화 탄화수소를 총칭한다. ‘알켄’이라고도 불린다.

 


올레핀을 통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여러 일상용품을 포함해서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소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 올레핀의 중요한 화학반응인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밝혀낸 3명의 과학자는 200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여 이유로, 올레핀 복분해 반응은 유기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 중 하나라며, 새 분자 합성의 판타스틱한 기회가 열렸다고 평했다.

복분해 반응은 멀쩡히 있던 두 분자의 원자가 서로 바뀌는 신기한 반응이다. 너무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밝혀보니, 촉매가 두 분자를 합쳐서 다시 갈라놓는 일을 한 것이었다.
화학에서는 금속 촉매가 2:2뿐만 아니라 4:4, 17:1 등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화합물을 만든다.

이런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통해 플라스틱은 물론이고, C형간염 치료제와 같은 약까지 개발되었다. 복분해 반응은 효율이 높고 믿을만한 반응이다. 선택적이고 친환경적인 화학반응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의 발견과 촉매의 개발은 현대 화학의 엄청난 성과였다.

이 복분해 반응의 기반인 올레핀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는 폴리에틸렌(PE) 플라스틱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1년에 1억 톤이 소비되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어서 수요 증가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100%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로부터 나온 재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비산유국이지만 인재가 많은 나라, 정유 분야에서 세계 6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가지고 있고, 단일공장 기준 가장 큰 정유공장 5 곳 중 3 곳이 국내에 위치해 있다.

 


멋지고 대단한 대한민국의 인력과 정유 정제 인프라를 보유한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원료이자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을 모두 수입하면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GS 칼텍스가 올레핀 사업에 진출, 2조 7천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을 전남 여수에 짓기로 했다.

기존의 정유공정에서 발생하는 LPG나 부생가스 등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과 수율이 극대화된 생산 시스템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 공장에서 생산된 올레핀을 활용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들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끊임없이 가졌던 물건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걸 항상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와 공학자들, 역사 속에만 있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Unrealscience>를 참고

청중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며 소통하는 강연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을까?
TED 명강연 500여 편을 정밀 분석해서 밝혀낸, 소통과 설득의 필살기를 알아보자.

1) 스토리텔링 한다

TED는 연례 강연회 무대에 설 강연자를 초청할 때, ‘TED 십계명’ 석판을 보낸다. 그 중 제4계명이 ‘반드시 이야기를 하라’이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장벽을 넘나듭니다. 사람들 간의 동질성을 확인하게 해주죠. 타인을 간접 경험하고 현실과 상상을 간접 체험하며, 서로 닮았다는 걸 확인합니다.”
- Andrew Stanton <토이 스토리> 작가 -

이야기 서술 즉, 스토리텔링 기법은 벽을 허무는 도구가 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소통 이론을 연구했다. 그는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보았다.

에토스 : 신뢰성 → 인정할만한 성과를 냈거나, 멋진 직함 또는 경력을 지닌 사람의 말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로고스 : 논리와 자료, 통계를 통한 설득을 의미한다.
파토스 : 감정에 호소하는 행위다.

 

 


TED 역사상 가장 긴 기립 박수를 받은 스티븐슨의 강연을 분석한 결과, 파토스가 강연의 64%를 차지했다. 에토스는 10%, 로고스는 25%뿐이었다.

준비하고 있는 발표 내용을 위의 세 가지 요소로 분류해 본 후, 파토스가 약하다면 말하는 주제와 직접 연관된 개인적 이야기를 집어넣는 방향으로 재구성해보자.
청중이 공감할만한 다른 이야기나 상품이나 브랜드의 성공 혹은 실패담도 괜찮다.

2) 탄성의 순간을 만든다

탄성의 순간은 청중이 ‘넘어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들이 나중에 가장 먼저 떠올릴 순간이며,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도 빼놓지 않을 이야깃거리다.
TED의 명강연자들은 무대 소품과 시연을 준비하거나, 뜻밖의 충격적 수치를 제시하거나, 그림, 사진, 동영상을 활용하고, 기억에 남는 문장을 말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의 2009년 2월 TED 강연은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색다르고 충격적이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을 현대 의약품과 백신으로 구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매년 수백만 명이 말라리아로 죽어간다며 강연에 감정을 불어넣고, 마침내 청중의 뇌리에 각인시키고자 충격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모기를 가져와 청중들 사이로 날려 보낸 것이다.

낚시 기사에 당해본 적이 있으면 공감할 것이다. 사실 그대로를 무미건조하게 전달하지 말고, 더 많은 사람이 솔깃하도록 흥미거리를 찾아주자.
빌 게이츠는 모기로 청중을 제대로 낚았다.

지겨운 정보를 남들과 똑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면 사람들은 그냥 무시한다. 발표나 강연을 할 때 새롭고 색다른 정보를 제공해, 탄성의 순간을 적어도 한 번은 만들어라.

 


3) 18분의 법칙과 3의 법칙

연구에 따르면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인지 밀림 현상’이 발생하면 생각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다.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기억에 오래 남는 발표에는 18분의 법칙 그리고 3의 법칙이 존재한다.
TED 강연은 18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18분은 강연과 발표의 이상적인 분량이다. 이는 진지하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고, 주의를 흐트러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또, 정말로 전하고픈 핵심이 뭔지 생각하여 이야기를 단순 명료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만일 시간을 이보다 길게 가져가야 한다면, 10분마다 기분 전환 거리를 넣는 것이 좋다.
그러면 어떻게 전하고자 하는 생각과 지식을 18분 안에 압축할 수 있을까?

3의 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인간의 정신은 단기 기억 혹은 작업 기억에서 정보를 세 덩어리 정도밖에 소비할 수 없다. 그 이상이 되면 기억 능력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는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항상 적용되었고, 인기 있는 TED 강연자들도 3의 법칙을 사용한다.

“위대한 일이 열의 없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
- Ralph W. Emerson, 미국 사상가 -

 


앞의 세 가지 필살기는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기술을 연마하기 전에, 손에 먼저 쥐어야 할 첫 열쇠는 열정이다.
무엇이 가슴을 뛰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내 안의 대가를 깨우는 것이다.

열정을 담을 때 그것은 청중에게 번진다.
카민 갤로 저 <어떻게 말할 것인가 : 세상을 바꾸는 18분의 기적 TED>를 참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 사드 배치,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침범 등 직간접적인 갈등관계에 놓여있다. 중국에게 무역전쟁을 선포해 놓고 뒤쪽에서는, 타이완에 공격용 전투기 F-16을 60대나 미친척 판매 허용하는 더듬수로, 그동안의 일국이체제를 부정하는 행보와 함께 중국을 열 받게 만들고 있다.

 

경제 전쟁을 넘어 진짜 한판 붙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류의 삶에 전쟁은 늘 어디서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 (Director, Belfer Center for Science & International Affairs)을 지낸 그레이엄 앨리슨 Graham T. Allison 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구조적으로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이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올 때 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하며, 이런 주도권 다툼은 전쟁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한다.

약 2400년 전,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던 스파르타 간의 피할 수 없던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역사로 기록한 사람이 바로 투키디데스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당시 그리스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앨리슨 교수의 주장이다.

투키디데스 함정 즉,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오는 경우는 지난 500년간 16번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12번은 전면전으로 이어졌고, 4번은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이중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한반도 지배권을 둔 세력다툼인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그리고 일본을 패망시킨 미일 간의 태평양전쟁이 보인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 때문에 발생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도 보이지만, 이는 전쟁 회피로 서술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소련과의 전면전은 아니어서, 이를 전쟁을 회피한 것으로 해석한 것 같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놓였을 때 왜 전쟁이 많이 발생했을까?

기존 지배세력은 '쇠락'을 경험하면서 지나친 공포와 불안감을 드러낸다. '소문 들었어? 앞으로 걔네들 땜에 우리가 망할 수도 있대! 그넘들 싹을 밟아버리자!'

그러고는 신흥세력의 커져가는 야망의 싹을 제거하여, 오랜 기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신흥세력은 더 큰 세계에서 인정받고 성장에 방해받지 않길 원한다. '이대로면 우리가 짱 먹을 수 있어! 그런데 저넘들이 왜 자꾸 방해하는 거야?'

이런 구조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경제적 이해관계, 두려움, 명예가 주요 동기가 되어 전쟁이 발발한다.

물론 지도자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자국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거나 혹은 경제적으로 억울하다면 전쟁을 감행한다.

 

그러면 중국이 신흥세력이라고 볼만큼 위협적인가?

중국의 경제력은 PPP 기준 GDP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그리고 매년 중국 대학교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박사들이 미국보다 더 많이 배출되고 있고, 세계 첨단기술을 베끼고 훔치고, 기술자들을 스카우트 해오면서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국가가 되었다.

 

총이 크면 총구가 크다는 말처럼,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도 강력해지고 있다. 또한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는 핵심 수입품의 공급처이거나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반강제적으로 중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경제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역시 여기에 말려들어가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중화사상'이다. 시진핑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서양이 아시아에 오기 전처럼 과거의 세력권을 회복하여, 주변국들로부터 왕초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적 관념에서 벗어나 10억 인민들에게 중국이 7천년 역사의 대국임을 강조하고 있고,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인민들 역시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정치적 자유보다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가의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에 '아시아의 일은 아시아에서 알아서 할 테니 그만 좀 참견하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반면에 지배세력인 미국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포용과 견제의 이중전략을 사용한다. 국무부와 재무부는 포용 전략을 사용한다. 무역, 금융, 기술이전, 교육, 기후 문제를 함께 다루며 관계를 돈독하게 가져가고 있다.

반대로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핵심 동맹국과의 방위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적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더 부유해질 것이고 국제 시스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며, 중국 시민들은 점점 정치적 자유를 원하게 되어 자유민주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희망사항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될 생각은 없다. 서양의 방식이 아닌 중국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주장한다. 중국 지식인들은 공산당 권위주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체제 내에서 경제개혁을 일궈내고자 한다.

 

앨리슨 교수는 이런 투키디데스 함정에 놓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전쟁을 피한 과거 사례들을 토대로, 미국의 전략적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한다. 즉, 앞으로의 미국의 전략인 셈이다.

 

첫째, 수용하라

중국의 아시아에서의 세력권을 인정하라는 것.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타이완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거나, 한반도를 통일시킨 뒤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든지 하는 방식이다.

 

둘째, 힘을 빼놓아라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문제 삼고, 중국을 분열시키고, 반체제 집단을 키우는 전략이다. 티베트, 타이완, 신장 위구르의 독립을 지지하고 은밀히 지원한다.

미국 유학 중인 중국의 엘리트들을 통해, 중국 내 반체제 집단들을 키우고 부추김으로써 중국의 힘을 빼놓는 것이다.

 

셋째, 장기 평화를 위한 협상을 하라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교환한다.

 

넷째, 관계를 재정립하라

두 나라 간의 다툼보다 공공의 적인 테러리즘, 기후변화에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미국 최고 대학의 교수이자,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정책자문으로 중용된 바 있는 안보 및 국제관계 전문가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그가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다.

반면에 며칠 전의 포스트에 올렸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관점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역사적 사건들의 추적이 어렵고 통계치를 사용했지만, '투키디데스 함정'에 너무 의존하는 논리 서술에 솔직히 왕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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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 [선각자의 유언] - 대한민국의 흥망성쇠, 미중 패권의 미래 대결

 

그가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가능성이 펼쳐질 위험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요소라고 말한다.

또한, 위험한 지도자가 있는 북한과 대면하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대외정책 아이디어가 미국, 중국과 함께 김정은을 저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코멘트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 역시 중요한 순간에 놓여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의 중심에 있었고, 그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무지막지한 피해를 입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것도 우리의 의지와는 별로 상관없이 운과 우연에 의해서...

과연 우리는 서슬 퍼런 국제관계 하에서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나?

그레이엄 앨리슨 저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BetterLife>를 참고

화물차를 운전하는 (-----)
요식업에서 일하는 (-----)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
(보통 사람들)인 우리에게 닥친 일, 보통 사람들의 전쟁

보통의 존재인 우리에게 걱정은 다름아닌 ‘일’이다.
일 Work :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활동

세탁기, 건조기에서 시작해 집 청소를 대신해주는 로봇 청소기는 우리가 더 많이 일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누군가의 일자리를 앗아갔다.
앞으로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더 적게 일하는 동시에 덜 행복해질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전쟁>의 저자 앤드루 양은 누구보다 생생하게,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자리 전쟁을 추적했다.

화물차 기사와 함께 사라지는 더 많은 사람들
내가 탄 차가 자율주행 한다고 하면 아직은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아무도 타지 않은 트럭이 물건 이동을 목적으로 자율주행 한다면, 그 정도는 당장 가능하지 않을까?


2017년 네바다주와 콜로라도주에서는 자율주행 트럭이 화물을 배달하는데 성공했다.
리오틴토 Rio Tinto는 호주의 광산에서 하루 24시간 철광석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트럭 73대를 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버 Uber는 2016년 자율주행 트럭회사 오토를 인수한 후 기술자 500명을 고용했으며, 구글에서 분리된 자율주행차 회사 웨이모는 대형트럭 제조사 다임러 및 볼보와 함께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 중이다.

미국에서 화물차 기사는 29개 주에서 가장 흔한 직업으로, 미 전역에는 350만 명의 화물차 기사가 있다. 자율주행 트럭의 등장으로 당장 내년, 내후년 이들 중 일부가 실직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들과 함께 화물자동차 휴게소, 식당, 모텔, 오락센터 등 화물차 기사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일하는 720만 명의 생계도 함께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미 전역에는 2천개가 넘는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화물차 기사가 왕래하지 않으면, 수십만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는 것이다.
일례로 네브래스카주의 경우, 노동자 12명 중 한 명 꼴인 6만 3천 명이 화물차와 관련된 산업에 종사한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화물 운반을 자동화했을 때 절감할 수 있는 비용 규모를 연간 1,680억 달러 (180조원)로 추산했다. 이 정도면 화물차 기사를 집에 가라고 하기에 충분한 유인이 되고도 남는다.
우리는 자동화가 진전되면 기본적, 반복적 일을 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은 그것보다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하다.
화이트칼라냐 블루칼라냐 또는 지적 기술이냐 육체적 기술이냐가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틀에 박힌 일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다. 틀에 박힌 일이라면 어떤 종류의 일자리라도 AI와 자동화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종류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다. 틀에 박힌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의사, 변호사, 회계사, 자산관리사, 증권거래인, 기자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예술가와 정신분석 전문가까지도 점차 자동화 기술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세계 최초 로봇셰프

일이 없어진 세상, 행복을 빼앗기는 사람들
자동화 물결의 이유 중 하나는 일 처리가 목표인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기계보다 훨씬 다루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즉, 다루기 쉬운 기계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사람은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인간을 가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하지 않으면 더 행복해질까?
프랑스 작가 볼테르는 이런 말을 했다.
‘일은 세 가지 커다란 악, 권태, 부도덕, 궁핍을 막아준다.
일이 완전히 없어지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장기 실직은 사람을 황폐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행복 수준이 뚝 떨어져 회복되지 않는다.

2010년 독일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장기 실직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자의 사망이나 영구적인 신체 손상보다 삶의 만족도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자기 일을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지만, 인간성과 일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돈이 연루되어 있다.

일이 인간에게 적합한 것이냐에 대한 판단은 일정 부분 각자의 관점에 달렸다.
인간은 일을 싫어하면서도 일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이 없어지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동화 시대가 전면에 등장하기 전에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일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는 인간이 일을 더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간에게 가치 있는 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일은 기계가 하고 인간은 남는 시간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카풀 서비스를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의 파업으로 마감되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자리잡고 나면, 결국 도로에는 사람을 대리할 기계와 화물만 남을 것이다.
나와 당신의 평범한 노동이 가까운 미래에 기계로 대체될 수 있음을 모두가 감지하고 있다.

당신도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그러한 시대의 필요성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앤드루 양 저 <보통 사람들의 전쟁 : 기계와의 일자리 전쟁에 직면한 우리의 선택> <지식을 말하다>를 참고

사람과 사랑 사이의 거리가 필요할까? 

저자 김혜령의 심리학 도서 <불안이라는 위안 : 마음이 요동칠 때 되뇌는 다정한 주문> 속의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자.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에 빠져있을 때는 이렇게 생각한다.

'서로 사랑하는데 무슨 거리가 필요해? 이렇게 꼭 붙어있어도 아쉬운데...'

 

시간이 흘러 여전히 사랑에 빠져있지만, 한 번씩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사람이랑 거리가 좀 필요할 것 같아.'

여기서 '거리'란 두 가지를 말한다.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

 

365일 중 300일 이상을 한 공간에서 보내는 가족.

우리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잘하지 않는다. 즉, 물리적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지만 심리적 거리의 경우는 다르다.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사춘기부터 또는 내 방을 갖게 된 즈음부터 우리는 머릿속에 나만의 세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때부터는 오롯이 나만이 출입할 수 있는 어떤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부모님,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그 공간에 출입하려고 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거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데, 이게 바로 '심리적 거리'다.

 

저자는 대표적인 예가 사랑과 집착을 혼동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연인의 휴대폰이나 사적인 영역까지 모두 꿰고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경우, 혼자만 간직하고픈 고민이나 내밀한 감정까지 공유하자고 조르는 경우, 도통 혼자 있을 틈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해당된다.

 

연인이라면 무엇이든 똑같이 해야 하고, 똑 같은 감정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상대에게 요구할 때, 상대는 사랑으로 느끼지 않고 집착이 아닌가 혼동이 생기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감정은 본능에 가깝다.

상대와의 차이를 없애고 완전히 일치하려고 하는 욕망,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분리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이런 두려움은 자연의 일부였던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철저히 혼자 살아가야 하는데서 오는 '실존적 불안'이라고 말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랑에 대해서도 기술을 배우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처럼 사랑에 여러번 실패를 경험하고도, 원인을 가려내지 못하고 실패를 반복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안전거리'를 유지하라고 말한다.

 

▶상대의 본래 모습을 존중하는 것.

▶꽃이 아름답다고 함부로 꺾어서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없는 것처럼, 상대의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그게 물리적 공간이라면 그 공간 또한 지켜주는 것.

▶때로는 뒤에서 지켜보는 것.

 

건강한 사랑은 서로를 성장시킨다.

서로를 다독이고 지지해주면서,

잠재된 역량을 발휘하게 하기 때문이다.

- <불안이라는 위안> 중에서 -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10년 후 세계 인구 절반이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으로 직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일과 직장에 대한 개념은 과거와 비교해 이미 많이 바뀌었다. 평생직장 개념은 없어지고, 한 곳에 얽매여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미국에서 일하는 사람 중 1/3은 독립 계약자, 프리랜서, 임시직 등 대안적 근로형태로 일한다고 한다. 이렇게 일자리가 평생직장에서 프리랜서 방식으로 옮겨가는 현상을 '긱 경제 Gig Economy'라고 한다.

 

긱은 원래 (공연을 위해) 필요한 사람들을 단기로 섭외하여 여는 공연을 뜻한다.

보컬이 라이브 공연을 하려면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등의 연주자들이 필요한데, 보컬 공연이 매일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밴드를 만들 형편은 못된다. 그러니 이들은 공연 섭외가 들어올 때마다, 필요한 세션을 섭외해서 공연을 한다. 지금의 긱경제는 이런 공연자들의 형태와 매우 닮아있다.

 

많은 회사들, 특히 스타트업 같은 경우는, 직원을 장기 고용하는 일이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례로 회사의 소프트웨어 디자이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면, 일거리가 더 이상 없어도 계속 돈을 줘야 한다. 근로자들도 한 직장에만 자신의 삶이 매이는 것이 싫을 수 있다. 또한 모두 하루 9시간 정해진 곳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

 

회사는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사람을 찾아 이를 끝내고, 근로자들은 원하는 시간에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이른바 '온-디맨드' 형태의 일자리가 전 세계 고용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가 시작된 것은 몇 년도 되지 않았다.

 

세계 스타트업의 등용문이 된 SXSW (South by Southwest) 행사에 '우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우버는 그 해 가장 주목받지 못했던 서비스 중 하나였다. 하지만 몇 년 후 우버는 전 세계에 혁명을 가져온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게 된다.

우버의 시스템은 아주 단순했다. 각각의 기사를 독립적인 프리랜서로 대우한다. 그가 하루에 30분만 일하든, 8시간을 일하든 상관이 없다. 승객을 이동시킨 건마다 중간에 수수료를 받아가면 된다.

 

이후 몇 년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계에서는 모든 회사들이, 'OOO계의 우버'를 만들려는 시도를 했을 정도다. 배달계의 우버, 정원관리계의 우버, 경비행기계의 우버 같은 식이었다.

또 원하는 프로젝트에 맞는 프리랜서들을 찾아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회사들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맞는 인력을 어느 때보다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존이 정확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인 '매커니컬 터크 Amazon Mechanical Turk'는 누구나 쉽게 참여해서 돈을 벌 수 있다. 참여자들은 사진을 보고 적합한 레이블을 붙여주기만 하면 된다. 근로자들은 이런 변화에 아주 환영했다.

 

온-디맨드 형태의 긱경제가 활성화되면서 프리랜서들은 다양하고 세분화된 플랫폼을 통해 이전 어느 때보다도 쉽게 일감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 꼰대 같은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몸이 안 좋을 때 눈치 휴가를 갈 필요도, 경우에 따라 출퇴근도 할 필요 없이 집에서만 일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가 장밋빛 미래만을 보여주진 않는다.

많은 프리랜서들은 일을 받고 커미션과 세금 등의 비용을 제하고 나면, 최저임금보다도 못한 금액만 남는 경우도 많다. 우버의 기사들은 탑승비를 받고 나면 우버에 중계 수수료를 내야 하고, 차의 기름값과 유지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몇 년 전 공개된 우버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우버 기사들의 비용을 뺀 수익은 월마트 풀타임 평균 시급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또한 프리랜서는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아무런 수입이 없다. 직장에서는 중간에 간식을 먹거나 잠깐 인터넷 쇼핑을 해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지만, 프리랜서들은 일하는 시간 외에는 돈을 주지 않는다.

풀타임 정규직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이나 퇴직연금 같은 제도는 프리랜서에게 그림의 떡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러니 프리랜서들은 늘 불안에 떨어야 한다.

 

프리랜서들의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지면서, 그들은 전 세계의 프리랜서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는 생활비가 훨씬 더 낮은 국가의 프리랜서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뜻이다.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의 저자 새라는 실험 삼아 프리랜서 중계 플랫폼인 파이버에서 5달러에 원고교정을 해주겠다고 올렸지만, 그녀 말고도 5달러를 제시한 사람들이 4,786명이 더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아마존의 빅데이터 플랫폼 매커니컬 터크 또한 너무 낮은 건당 보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쉼 없이 데이터를 입력하고 난 후 고질적인 손목 통증을 얻게 된단다.

이미 세상은 긱 이코노미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과정 속에 누군가는 유연한 자유를 얻게 되고, 누군가는 언제 돈줄이 끊길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미래의 일자리는 더 많이 변할 것이다. 더 많은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되고 자동화될 것이다.

많은 자동차 회사들은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하고 있고, 2020년에는 차량이 실제로 도로에서 운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서만 180만 명의 트럭운전자, 68만 버스운전자, 140만 배달운전자, 30만 택시운전사들이 생계를 위협받게 된다.

 

대한민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관리직군의 역할 또한 기계가 대체할 것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파악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인공지능이 바로 내려주게 될 것이다.

 

과연 현재 나의 일과 직업은 어떻게 변할까?

또 그 변화에 대비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바뀌고 있는 일자리 변화와 미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책 <Gigged :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를 읽어보자.

 

새라 케슬러 저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 경제적 자유인가, 아니면 불안한 미래인가> <셀프메이드>를 참고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내지 패권싸움이 한창이다. 정확히 그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대한민국은 그럭저럭 일상을 보낸다.

국제정치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곤 한다.
천조국인 미국의 제멋대로 경제 흥망, 꼴리면 때려부수는 전쟁, 그에 못지않게 내키면 지르고 빼앗는 골목대장 중국의 힘자랑과 영토 침략, 폭력 등은 대부분 국가간의 갈등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관심을 가진다.

그렇지만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건 어렵고, 전문가들의 견해도 항상 갈리기 마련이다. 누구를 믿고 따르는 것보다는 다양한 견해를 듣고 비판하며 내공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015년 사망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는, 국제정치 분야에서 오랜 세월 탁월한 식견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1959년부터 한 국가의 지도자로써, 매일 국가 정상들과 외교를 통한 교류와 전세계 최고 브레인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했다.

 


가난한 어촌을 일류 도시국가로 키워낸 것은, 그의 현실적인 감각과 탁월한 통찰 덕분이었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는 미국과 중국 간의 아귀다툼 관계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정리해보자.
미국과 중국간 중대한 대결이 벌어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리콴유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는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구도와는 다르기 때문이란다. 냉전시대에는 서로의 이념을 통해 세계 주도권을 두고 경합을 벌였지만, 지금의 중국은 미국과 이념적 갈등은 없다고 봤다. 그리고 중국은 세계를 바꾸는데도 관심이 없다. 그저 자국의 국익에만 힘쓰고 있을 뿐이다. 다른 여타 나라들과 마찬가지다.

중국입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이란 시장과 그들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많은 엘리트 중국인들이 미국유학으로 비즈니스와 함께 지식을 배워온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계속 얻을 수 있는 한, 양국 관계는 경쟁적일지언정 서로 직접 충돌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자들 역시 미국의 군사적 우세가 압도적이며, 그런 상황이 수십 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미국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먼저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원하는 것부터 살펴보자. 주변 고객의 생각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나 일본을 비롯한 아태지역의 국가들은, 이곳에 미국의 영향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어 있다. 20세기 전후 아시아 지역은 끔찍한 전쟁들이 연이어 발생했었다.
청일전쟁, 중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등 큰 전쟁들이 터졌고, 지금의 평화로운 분위기는 모두 절대 강자 미국이 만들어준 세력균형에서 기인된 것이다.

 

미국은 지구촌 안보비용을 대부분 (세계 국방비의 40~50% 지출) 부담하며, 그 결과 안전한 교역 터전이 마련되었고, 세계 경제는 발전해왔다.
만약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으로 돌아선다면 즉, 세계 자유무역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는다면, 지구촌 보안경찰 역할을 그만두고 군사력을 줄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영향력이 아태지역에서 사라진다면 현재의 균형은 균열이 생길 것이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나라들은 중국이란 큰 나라를 맞상대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이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등과의 연합을 통해 지속적으로 아태지역의 안보와 경제를 관리할 때에만, 지정학적 균형을 이룰 것이라 보인다.

리콴유는 미국 지도자들에게 조언을 했다.
중국의 잠재력과 급부상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한다 해도,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신봉하는 개인지상주의, 표현의 자유 등의 사상이 보편적 원리라고 믿는다. 또 그런 사상이 지금의 미국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리콴유의 견해였다. 미국이 오랜 기간 패권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정학적 행운, 풍부한 자원과 이주민의 에너지, 유럽에서 넘어온 자본과 기술, 세계대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공격받지 않은 미국 본토 등이라고 봤다.

즉 미국의 서구적 사상이 옳다는 이유로 중국을 비난하고 자극한다면, 미국 입장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강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미국이 중국을 강대국으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준다면, 중국 역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중국에 민주화를 강요하고 지배체제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보다는, 중국이 더욱 세계 교역과 투자관계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중국의 교역확대는 글로벌체제 안에 완전히 들어섬을 의미하고, 상호 의존적 연계가 늘어나게 된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세계를 더욱 상호 의존적으로 만듦으로써, 중국이 국제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들이 잃는 것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도록 만드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중국을 적대국으로 인식한다면, 중국의 젊은 세대들 역시 외부세계에 대해 제국주의자, 착취자, 약탈자의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적대감이 아닌, 중국도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보는 중국이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방세계에 적개심을 가진 중국으로 발전하느냐, 개방과 국제화가 심화되어 세계와 발맞춰나가는 중국으로 발전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리콴유의 미중 관계에 대한 의견이 정확히 언제 나온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한창 무역전쟁 아귀다툼 중이다.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될지 궁금하다.

어쨌건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에 걸맞게 중국이 강대국으로써, 그리고 세계와 함께 협력적인 나라로써, 글로벌 환경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먼저 똥싼 미세먼지 좀 어떻게 해봐라!

<BetterLife>를 참고

1865년 그레고어 멘델 (1822~1884, 오스트리아 식물학자).

교과서에 나오는 완두콩 실험을 통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세대를 넘어 무언가 전해진다는 ‘유전의 법칙’을 발견했다.


1903년 월터 서턴 (1877~1916, 미국 유전학자).

멘델이 말했던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물질이 ‘염색체’에 존재함을 밝혀냈다.


그리고 1944년 3명의 과학자 (에이버리, 메레오드, 맥카티)가 세대를 걸쳐 전해지는 물질이자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DNA’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렇게 인류는 ‘생명의 비밀’을 밝혀냈다.


DNA Deoxyribonucleic Acid, 모든 생물의 기능, 성장 그리고 후대로 전해지는 특성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이 복잡한 유전 정보도 단지 4가지 코드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복잡하게 보이는 컴퓨터가 1과 0으로 정보를 이루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의 경우 이 4가지 조합이 30억쌍이나 있다 보니,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상당히 방대하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정보는 DNA에 담겨있다.

세균, 물고기, 개구리, 생쥐, 원숭이, 오랑우탄, 인간에 대한 중요한 정보도 모두 DNA에 있다.


DNA의 존재는 알았지만 이 정보를 읽기도 힘들고 막상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읽기 쉽고 짧은 유전 정보부터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게 된 작은 세균의 DNA, 막상 읽다 보니 세균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 잘 이해하다 보니 뭔가 더 잘해주고 싶고, 뭔가 더해주고 싶고, 수정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1972년 보이어와 코헨은 항생제에 저항할 수 있는 유전자를 세균에 장착시켜주는 연구에 성공하게 된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보이어는 세계 최초의 생명공학 회사를 설립하고 치료제를 개발해서, 1980년 그 당시 돈으로 700억원 이상을 소유한 갑부가 됐다.


이를 본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하게 되고,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먼저 윤리적 심각성이 낮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식품 분야부터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된다. 유전자를 수정한 여러 유전자 변형 식품들이 개발되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


균 감염이 안 되는 담배, 잘 썩지 않는 토마토, 벌레가 끼지 않는 곡식, 크기가 큰 감자, 비타민이 들어있는 쌀 등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유용한 식품들이 개발되고, 수십 년 간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된다.


그런데 그게 식품으로 끝날까?

DNA에 있는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은 더 발전하고, 결국 2003년 인간은 스스로의 유전자지도를 그려낸다.

인간 한 명의 유전자를 읽는 게 당시는 너무 느리고 돈도 많이 드는 과정이라, 인종, 성별, 나이 등을 고려해 몇 명만을 선별해서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은 했지만 여전히 모르는 게 많았다.

유전자 정보를 읽을 수만 있을 뿐, 이게 어떤 특성과 관련되어있는지 아직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 후 유전자 분석기술은 급격히 발전했다. 유전자를 하나씩 읽던 시절을 넘어, 토막 내어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정보를 읽기 시작했다.


15년만에 유전자 분석 가격이 몇 백억원에서 노트북 한대 가격으로 말도 안되게 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유전자 분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안젤리나 졸리, 스티브 잡스 같이 부유한 사람은 물론이고, 영국에서만 10만명의 유전자를 읽었고, 대한민국 울산에서 만 명의 유전자 정보를 읽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읽고 추가 연구가 진행되면서, 인간이라는 생물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인간이 어떤 생물들과 더 가까운 친척인지, 그것과 얼마나 닮아있는지 그리고 어떤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유전병에 걸리는지, 개인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게 된다.


이렇게 무엇을 더 잘 이해하다 보니 하나씩 바꾸고 싶은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여러 질병을 고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아직 기술이 따라주지 못한다.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효율이 낮아 실패 확률이 높고, 너무 복잡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격도 비쌌다.


이때 등장한 마법의 신기술, ‘3세대 유전자가위 CRISPR’

크리스퍼는 놀랍게도 세균으로부터 발견된 방어체계다. 세균은 바이러스의 천적이다. 그래서 세균은 바이러스가 쳐들어올 때를 대비하여 그들의 유전자 정보를 잘라서 보관해둔다. 이렇게 세균이 잘라놓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보관하는 저장소 즉, 세균이 만든 바이러스의 블랙리스트가 바로 크리스퍼다.



시간이 지나 다른 바이러스가 쳐들어오면 세균은 크리스퍼에 있던 정보와 대조를 한다. 대조 결과 블랙리스트에 있는 같은 염기서열이 나타나면 바이러스로 인식하고 Cas9이라는 최종병기가 정확히 그 서열을 잘라버려 스스로를 보호한다.


보통 최종병기 Cas9은 크리스퍼 복합체 안의 가이드 RNA (자를 곳을 지정하는 역할)가 가리킨 바이러스의 DNA를 자른다. 그런데 이런 가이드 RNA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생겼다.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를 재조합이나 복구, 변형을 통해 넣어줘 유전병을 치료할 기술이 생긴 것이다.


크리스퍼 기술은 이전 유전자가위에 비해 간단하고 정확하다. 시간과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실험실만 있고 어느 정도만 배우면, 많은 연구자들이 쉽게 할 수 있다.

기술이 쉽다 보니 세계 각지에서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다. 말라리아를 옮기지 않는 모기, 지방이 아주 적은 슈퍼 근육돼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는 많은 여건이 갖추어져 한 명의 유전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그렇게 읽은 유전자의 각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전보다 훨씬 많이 알게 되었다.

인류는 다시 질병 극복을 위해 도전하고 있다. 빈혈증과 혈우병 같은 유전병, 그리고 암, 에이즈 같이 치명적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가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인간 환자를 위한 첫 번째 CRISPR 암 치료 임상시험이 승인되었다. 이외에도 현재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시험들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치료의 대상이 생식세포나 배아가 아닌, 체세포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치료의 영향이 환자 개개인에게만 있고, 후대에는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과학자들은 2015년 국제 정상회의를 통해, 유전자 편집연구에 대해 협의했다. 선언문을 보면,

1. 세포에서만 하는 유전자 편집도 법적, 윤리적 감독을 받아야 한다.

2. 다음 세대로 유전자가 전달되지 않는 체세포 편집을 의학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규제기관에서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한다.

3. 여러 이유로 유전 가능성이 있는 생식세포 유전자 편집은 현재 상황에서 너무 무책임한 짓이니 하지 말자.


그런데 바로 그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가 에이즈에 감염된 아버지와 정상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날 2명의 쌍둥이의 에이즈 감염을 막기 위해, HIV 바이러스 감염에 관련된 유전자를 배아 단계에서 제거해버렸다.

본인이 연구를 한 이유와 내용을 유튜브 영상으로 올렸고, 영어 중국어 자막도 넣었다.


그리고 국제학회에서 발표까지 했다. 유명 스타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2015년 발표된 선언문으로 돌아가, 유전자 편집 배아 연구를 금지한 긴 이유를 살펴보면,

a) 부정확한 편집이 배아세포 자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b) 너무 광범위한 환경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서, 그 해로움이 예상하기 어렵다.

c) 개개인과 미래 세대를 고려해야 한다.

d) 유전자 변형이 도입되면, 제거하기가 어렵고 퍼질 가능성이 있다.

e) 치료가 아닌 개선에 쓰여, 사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f) 의도적으로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선언문을 넘어 여러 국가에서 배아나 생식세포에서의 유전자 편집을 실제 임상에 활용하는 것은 위법이다.

허젠쿠이는 현재 행방불명 된 상태로, 중국에서 사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몰랐던 것 같다. 그야말로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채 사람들이 무분별한 배아 유전자 편집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안전성이 연구되지 않은 채로, 이 기술이 불법적으로 암시장에서 사용될 수도 있다. 완벽한 기술이 완성된다 해도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잣집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들에게 에이즈 방지 유전자 편집과 동시에, 세트 메뉴로 큰 키, 푸른 눈, 풍성한 머리카락과 함께 지능지수 IQ360 정도를 돌 선물로 줄 수 있다.

섣부른 우려일수도 있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지금은 보편적인 시험관 아기를 1970년대에는 모두가 두려워하고 경계했었다.


시간이 지나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였던 루이스 브라운은 2018년에 40살 생일을 맞이했고, 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 살고 있다.

지금은 8백만 명이 넘는 시험관 아기들이 지구에 평화롭게 살고 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정답인지,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너무 불확실한 게 많다.


어쨌건 유전자 편집 기술은 현실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논의가 필요하다. 그렇게 함께 협의해서 만든 미래가 결국 인류라는 생물이 맞이할, 진화의 과정이자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이다.


<Unrealscience>를 참고




과감히 덜어내자.

불과 2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거실에 앉아 KBS, KBS2, MBC, SBS를 차례로 돌려보다 볼게 없으면, 잠깐 EBS에 눈길을 주다가 TV를 꺼버리곤 했다.

지금은 수백 개가 넘는 채널이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채널이 주는 기쁨도 잠시, 이젠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오히려 선택장애를 앓게 되었다.


실제로 미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쪽에는 6종류의 잼을, 다른 쪽에는 24종류의 잼을 놓고 어느 쪽이 많이 구입하는지 관찰했다. 예상대로 손님들은 24종류의 잼이 놓인 곳을 더 많이 방문했다. 그러나 구입 실적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6종류가 놓인 곳의 방문자 중 30%가 잼을 구매했지만, 24종류 쪽에서는 그 비율이 3%로 떨어졌다.

이처럼 사람들은 선택 사항이 너무 많으면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또 완벽한 선택을 하려고 결정을 미룬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회전반에 걸쳐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잉’ 현상이 문제되기 시작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것은 ‘정보 과잉’이다.

요즘 가장 핫한 유튜브에 업로드 되는 동영상 분량은 하루에만 66년치 이상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는 그런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사람들의 주의 집중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무엇이 올바른 정보인지 분간조차 어려워졌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더 많은 정보를 갖기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선택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큐레이션>의 저자 마이클 바스카 Michael Bhaskar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정보의 선별 과정을 거쳐 대상을 축소하고, 과감히 덜어내야 한다! 지금은 생산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생산한 것을 어떻게 선별하고 배치할 것이냐가 더 중요해졌다.’


‘큐레이션’은 원래 미술관에서 전시 기획하던 일에만 사용되다가, 최근 들어 영화, 책, 스타일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질의 정보를 추출해서 가치를 재창출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똑 같은 대상을 어떻게 배치하고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인다.




우리의 뇌는 사물을 주변과 비교해서 인식하기 때문에, 똑같은 것도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관련 정보를 어떻게 큐레이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큐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는 방대한 양의 정제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 정보를 제공한다. 좋아할만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연결하고, 현명한 선별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싫어할만한 정보는 계속 배제한다. 때문에 우리는 유튜브를 최고의 큐레이션 도구로 평가하곤 한다.


그렇지만 큐레이션의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필터버블 Filter Bubble’이다. 필터버블은 미국 시민단체 ‘무브온 Move On’의 이사장인 엘리 프레이저가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생각 조종자들>에서 이용자가 관심 없는 정보나 싫어하는 정보는 저절로 걸러지고, 좋아할만한 정보만 계속 제공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특정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정보만 받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자신의 견해와 비슷한 정보는 자주 접하게 되고, 반대로 상반되는 정보는 점차 멀어져 왜곡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더 큰 채움을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세계적 마케팅 전략가인 알 리스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는 ‘확장’이다.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집중과 반대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많을수록 적어지고, 적을수록 많아진다.”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것은 간단한 일 같지만, 거기에는 큰 노력이 뒤따른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아내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배열하면, 불현듯 아이디어가 싹트고 엄청난 기회가 생기게 된다.

큐레이션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마이클 바스카의 <큐레이션> <북올림> 참고




핵폭탄이 세계 도처에서 터지고,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살해당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신분이 선택된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면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인간은 불과 몇 천년 전까지만 해도 오늘 먹을 식량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자그마한 플루토늄 폭탄 하나로 도시를 날려버리는 기술을 갖게 되었고, 자신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과학기술을 두려워하고, 대중문화는 그 두려움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지어낸다.


소설과 영화 속에서 인간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연구하여 위기를 자초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과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의 <크로스 사이언스>다.




이 책은 인간이 과학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야기 두 편을 소개한다.


첫째는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을 다룬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이다.

여차하면 핵무기를 쓰겠다는 공포감을 상대에게 심어주기 위해, 미국과 소련은 저마다의 방법을 만들어낸다. 미국은 핵무기 권한을 장군에게 넘기는 ‘R 작전’을 개발했고, 소련은 ‘둠스데이 머신’을 만들었다.


R 작전 : 적의 급습 시 낮은 지위의 사령관도 핵 보복 명령을 할 수 있는 비상 전시작전.

둠스데이 머신 : 소련이 핵무기를 한 방이라도 맞으면, 모든 핵무기를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시스템. 일단 작동되면 해제하는 방법이 없다.


이는 상호확증파괴전략 (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을 따른 것이다.

적이 공격하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의사표시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쑥대밭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공포감으로 전쟁이 억제된다는 게 이 MAD 전략의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전쟁 억제력이란 적에게 공포심을 안겨주는 예술입니다.”


다행히 현실에서는 핵 억제가 원리대로 잘 작동했지만, 영화 속에서는 미군 장교 한 명이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핵무기를 자기 마음대로 출격하게 한다.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핵폭탄 하나가 소련 땅에 떨어졌고, 그렇게 미국과 소련은 상호확증파괴를 시작하게 된다.


‘R 작전’은 미군이 실제로 운용한 작전이며, 핵무기 경쟁 당시 미국과 소련이 가지고 있던 핵무기 개수는 각각 4만 6천기였다. 영화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었다.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인류는 상대성 이론부터 시작해서 양자물리학, 핵물리학, 최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을 이해했지만, 인간의 정신은 그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고문을 즐기면서도 카메라를 잘 만드는 일본 사람들, 발전한 기술 문명을 책임질 수 없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이 영화의 주제다.

핵무기로 대표되는 현대 과학기술과 이를 적절하게 통제할 수 없는 인류를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만든 기술로 파멸에 이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들어낸 과학자의 이름이다. 괴물은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고 그저 괴물이라 불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내팽개치고 도망갔다는 것이다.

누가, 왜 자신을 만들었는지 알기 위해 괴물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쫓았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동생을 죽이기까지 했다.


마침내 어느 설산에서 괴물과 박사는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괴물은 박사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짝을 만들어 달라고… 그러면 더 이상 누구도 해치지 않고 짝과 함께 숨어살겠다고…… 프랑켄슈타인은 그러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중에 이를 번복한다. 괴물이 후손을 낳으면 인간 사회에 큰 위협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가 난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을 다시 쫓으며 소설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프랑켄슈타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책 <크로스 사이언스>는 자신의 피조물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자신이 초래한 문제를 회피하는 등, 과학을 만들어낸 사람이 그 결과에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면 자신과 주변을 파멸시키게 된다.


지식이 책임감 있게 사용되지 못하고, 통제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이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다.

너무 빨리 발전하여 그 방향과 속도를 통제하기 힘든 과학기술에 대해 인간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금도 또 다른 괴물과 이상한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인공지능일 수도, 유전자 조작 기술일 수도, 새로운 무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와 소설을 통해 배웠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과학에 책임져야 하고, 지나친 두려움이나 낙관은 좋지 않다는 것을.


책 <크로스 사이언스>는 대중문화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학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 무엇을 논의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문과생들이 열광한 서울대 최고의 '융합과학' 강의, 홍성욱 저 <크로스 사이언스 Cross Science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책그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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