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접속하는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사람들을 중독시키도록 디자인되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온라인 플랫폼이 수익을 내는 방법은 클릭 수에 좌우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클릭할수록 더 많은 광고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낚시 헤드라인'이 인터넷 상에 한때 유행하기도 했다.


콘텐츠가 잘 만들어졌는지, 가치 있는 내용을 담았는지와 상관없이 그저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헤드라인과 썸네일로 소비자들을 속여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얕은 속임수에 사람들은 금세 식상했고, 광고가 끊기는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플랫폼과 콘텐츠 기업들은 다른 방향으로 소비자를 끌기 위한 전략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중독적인 디자인'이다.


핸드폰의 푸시 알림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하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도록 디자인되었다. 푸시 알림은 메시지의 유무만 전할 뿐 무슨 내용인지는 확인할 수가 없는데,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인터넷에 접속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언제부터인가 유튜브는 보던 동영상이 끝나면 추천 동영상을 자동 재생해주는데, 끝나는 지점 없이 무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중독적인 디자인의 한 예이다. 직접 재생을 멈추지 않는 한 더 많은 시청을 할 것이고, 유튜브 플랫폼은 그만큼 더 돈을 벌게 된다.


이런 중독적인 IT 콘텐츠의 최고봉으로 '확률형 아이템'이 있다.

2000년대부터 게임에 등장한 확률형 아이템은 사용자가 임무를 수행하면 100% 아이템을 제공하던 이전 방식과 달리, 여러 번 구매해야 아이템을 얻는 확률만 가능하도록 좀 악질적으로 변경됐다.


그럼에도 이전보다 더 많은 참여와 수익을 끌어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 뇌가 불확실성으로부터 쾌감을 얻기 때문이다. 100% 확률로 보상을 주는 것보다 불확실한 확률로 주어질 때 뇌에서 더 많은 쾌감 물질이 분비되어, 아이템을 끊지 못하고 계속 덤비도록 만드는 것이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접속을 끌어내는 중독적 디자인이 효과적이지만, 소비자로서는 그런 디자인으로 과연 만족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자신이 접하는 콘텐츠가 가치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관성적인 클릭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찾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클릭으로 아까운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콘텐츠 제작 회사도 그저 많은 클릭 수를 추구하기보다는 소비자를 진정으로 만족시켜 충성도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충분히 쓸모 있지 않은 콘텐츠라고 소비자가 깨닫는 순간, 스스로 접속을 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디지털과 인터넷 시대에 어느 한 쪽만 이득을 보는 착취 구조를 벗어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가 중독의 함정에서 벗어나 건강한 콘텐츠를 찾아주어야 서로가 윈-윈 하는 콘텐츠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


오늘 나는 어떤 콘텐츠를 보았는지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그것은 정말 의미있는 콘텐츠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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