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오늘도 여전히 지정학적 충돌과 분쟁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산유국들이 집중된 중동지역은 싸움질과 협박이 지속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만든 갈등에 화병으로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에너지 문제는 생존과 직결되므로 각 나라들이 사활을 거는 주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된 셰일혁명은 미국이 더 강한 나라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이벤트였고, 어쨌건 노력의 결실로 미국은 에너지 안보로부터 꽤나 자유로워졌다.

 

1970년대 이래 오일쇼크로 에너지 안보가 흔들릴 수 있음을 경험한 미국은, 마침내 셰일혁명을 이끌어냄으로써 그 부담을 덜어냈을 뿐 아니라, 역으로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데도 쓰고 남는 에너지를 수출한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렇다면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은 어떤 에너지 정책을 가져가고 있을까?

중국은 경제 발전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했다. 그러니 석유와 석탄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전통적인 에너지 안보관을 줄곧 유지해왔다. 즉, 에너지의 공급과 가격 측면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정책을 의미한다.

 

그러다 최근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와 기후 변화 등 환경문제로 인해, 저탄소 경제체제를 반영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수립 중에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1990년대 석유 수입국으로 전환되면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중국의 고민이 시작됐다.

 

세계 2위 소비국으로 바뀐 중국은 에너지 시장에서 큰손이 되었고, 석유시장의 물리적 수급상황을 압박하며 유가의 장기적 상승추세를 유지시키면서, 국제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대형 국유 메이저 에너지 회사들을 통해 공격적으로 유전개발과 석유공급 확보에 치중함으로써, 다른 주요 에너지 소비국들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시진핑 체제로 넘어간 이후 중국은 에너지 확보라는 차원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 자원순환 이용, 환경오염 해결과 연계하여 에너지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먼지를 보면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분포 (버클리어스 측정)

이것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 정책들을 실시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에너지 총량 규제

그동안 에너지 절약보다는 안정적인 확보에만 힘을 쏟았다. 그러다 최근 에너지 소비절약을 정책과제로 내놓는 변화를 선택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자국민들의 불만 고조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 사용을 감소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2) 국내공급 우선 전략

에너지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재는 석탄, 천연가스, 우라늄 등 자원의 순수입국으로, 그 중 석유의 해외 의존도가에 육박했다. 그래서 자체적인 에너지를 확보하고자 탐사 확대, 에너지 비축, 유류 및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3) 저탄소 녹색전략

지금도 석탄 위주 에너지 체제로서 소비 비중은 세계 평균 35.8%보다도 훨씬 높은 66%에 달한다. 이에 시진핑은 천연가스, 원전,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 발전시키고 석탄 소비 비중을 낮추는 등, 에너지 소비구조의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는 계획이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석탄 소비를 통제하겠다고 하지만, 다른 대체 에너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도 석탄은 여전히 주된 에너지원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체 에너지 비율을 높이려는 중국은 동부 연해지역에 새로운 원전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전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한 바 있으나, 결국 매년 6~8개의 새로운 원전 건설계획이 확정되었다.

 

지금까지 중국의 에너지 정책 및 방향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 2019년 현재 그 에너지 정책이 어떻게 실현되고 현실에 적용되는지 몇 가지 기사를 통해 살펴보자.

 

1) 석유 및 천연가스 분야

중국 정부는 새로운 유전개발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세계 최대 셰일가스 보유국으로, 미국과 호주의 매장량을 합친 것의 2배에 달하는 막대한 보유량을 자랑한다.

다만 지하 수백 미터에 매장된 미국의 상태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셰일가스의 80%가 지하 3천500미터의 깊은 땅속에 있어, 기존의 수압 파쇄공법으로는 채굴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것 때문에 강력한 충격파를 이용한 채굴공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자폭탄의 기폭장치에 쓰는 원리로 실제 핵 과학자들이 개발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공법을 적용하는 것은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하에서 강력한 충격파는 인공지진을 만들어내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 핵 발전

계획대로 중국은 원전사업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9년 현재 핵발전소 44기를 가동 중인데, 2030년까지는 100기를 가동한다는 목표다.

한국은 원전을 없애자고 난리인데, 중국은 연안에 100기의 핵발전소를 세우고 있는 것.

 

연안지역을 보면 실제로 한반도에 설치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핵발전소는 용수공급이 원활해야 하므로 바닷가에 짓는 것은 당연하고, 자기네 땅 연안에 원전건설한다는 데 입방아 찧을 명분은 그리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핵발전소는 자연재해 시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고, 중국의 핵발전소 핵심 장비에 대한 안정성이 아직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반도 핵의 고

또한 핵발전소 가동 중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편서풍을 타고 12시간 이내에 한반도에 도착하는데, 중국정부가 이런 사고를 스스로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하겠느냐는 의문도 그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거기에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둥성 해상에 핵발전소를 띄워놓고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미 해상원전을 가동 중인 러시아는 바다에 떠있는 해상원전이 지진으로부터 더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해상원전을 떠다니는 체르노빌이라고 부르며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북극에 위치한 페베크라는 도시의 전력공급을 위해 해상원전을 가동하기로 했다. 인구도 거의 없고 별도의 발전소 설치가 어려운 북극지방에서 해상원전이 이용되는 것과, 서해 앞바다 코앞에서 떠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문제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중국이 해양굴기를 과시하면서 군사력을 증강시킬 명분을 만드는 행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3) 태양광 발전

중국은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인다고 태양광 발전의 건설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위 국가다. 미국보다도 2배 많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패널은 햇빛이 강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내몽골 고비사막 등 환경이 좋지 못한 곳에 건설되었다.

 

문제는 태양광 패널설비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은 20~30년에 불과하다는 것이. 특히 폐기하는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이 쉽지 않다. 또한 중국에는 태양광 전지 재활용에 대한 규제가 없어 패널 쓰레기가 엄청나게 쌓일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태양광 패널 판매 시 생산자가 재활용 의무까지 지도록 했지만, 중국은 그런 제도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더 저렴한 건강식품

 

미국은 셰일혁명으로 당분간 에너지 걱정은 덜었지만, 중국은 살펴본 것처럼 아직도 답이 안 나오는 실정이다.

값싼 에너지는 혁신을 이끌어내는 인프라이지만, 그렇다고 가격만 싸고 환경을 오염시킨다면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BetterLife>를 참고

오늘은 미세먼지 경보가 뜰까? 마스크 가져가야 하나?

나갈 때마다 비가 오는지 알아보는 것도 아니고, 공기를 체크해야 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이 모양이 됐나? 밖에 나가 운동을 하면 건강이 더 나빠질 걸 고민해야 하는 모습도 우습다.


예전에 ‘미래엔 공기도 사먹어야 할지 모른다’라는 농담 같은 말이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이야!

‘에어포칼립스 airpocalypse’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그야말로 ‘공기+종말’ 때문에 대기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중국의 대기오염을 ‘에어포칼립스’라고 표현하며, 중국은 파멸을 가져올만한 수준이라며 비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공기질도 굉장히 나쁜데, 조사대상 180개 국가 중 173위로 한국의 공기질은 최하위 수준이고, 180개국 중 180위를 기록한 먼지대국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정통으로 맞고 있는 터라 건강에 큰 우려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 양에도 문제가 있겠지만, 중국이 한국에 송출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미세먼지는 한국 전체 미세먼지의 80%에 이르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발표) 사람들을 괴롭힌다. 내가 스스로 먹으면 모르겠지만, 왜 남이 퍼 먹이는 좋지 않은 걸 억지로 먹어야 하나? 네이처 논문은 14억 중국이 만들어 보내는 미세먼지가 한국과 일본 사람들을 매년 3만 명 이상씩 조기 사망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뭐길래 건강을 해치는 것일까?

문자 그대로 미세한 10μm 이하 크기의 (머리카락 굵기는 70 μm) 먼지를 말한다. 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코점막이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즉시 폐에 쌓이며, 혈액에도 침투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온갖 질병을 일으킨단다.


Atmospheric Environment 저널은, 오염된 대기 속의 Oxygenated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라는 아주 작은 화합물이 우리의 DNA에 달라붙어 세포 조절과 복제과정에 개입하며, 돌연변이를 일으켜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이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숨만 쉬어도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이미 미세먼지를 흡연과 함께 나란히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세계적으로 매년 23만명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폐암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폐 질환자가 80만명 사회적 비용은 12조가 넘는단다. (경기개발연구원)


그 외에도 미세먼지는 피부 모낭을 막아 여드름과 뾰루지를 만들고, 두피 모낭에도 침투해 탈모까지 유발한다고 하는데, 심장병, 뇌졸중, 자폐증, 폐암을 일으킨다는데 탈모나 뾰루지쯤이야 뭔 멍멍이 소리?

또한 우울증과 불안감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유발하고, 학업 성취도를 저하시킨다고 한다.



산업화 시대였던 1952년 런던에서는 공장 매연이 급증하면서 만들어낸 오염물질이 안개와 결합해 5m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오염이 심각했었다고 한다. 그 결과 단 4일 만에 런던 시민 4,000~8,000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930년 벨기에에서는 뮤즈계곡 주변의 공장지대에서 배출된 매연으로 황산 안개가 형성되어 60명이 사망하는 대기오염 사고도 있었다. 선례는 많지만 배울 생각은 없고 역사는 항상 반복한다.


WHO에 따르면 한국 인구의 1/7에 해당하는 7백만 명이 매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다고 한다.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6백만 명이니, 이제는 담배보다 공기가 더 무서운 킬러가 되어버렸다.


경제 성장이 도대체 얼마나 중요하길래 건강과 생명을 그것과 맞바꾸고 있는 것일까? 거기다 중국의 뻔뻔함까지 함께 곁들여져서… 미세먼지 공헌도 80%.


사람과 짐승의 차이는 정말 매우 엄청 간단하다. 미안함과 부끄러움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 차이다. 그래서 중국은 아마도 몇 세대 이후까지 선진국이 절대 될 수 없을 것이다. 영원히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때쯤이면 이미 쪼개져서 여러 나라로 변한 모습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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