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티라노사우루스가 나타났다. 공룡의 입김이 닿을 듯 말 듯하다. 이건 영화가 아니다.

당신은 고개를 돌려 원하는 곳을 마음껏 쳐다볼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가 VR을 하고 있다.

자신의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한다. 애완견이 쉬고 있는 것도 보인다. 아내 챈한테서 전화가 온다. 그리고 챈의 실제 모습이 화면에 뜬다. 챈은 저커버그의 아바타를 보고 말하고 있다.

원한다면 평소에 가고 싶었던 장소로 가서, 셀카봉으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번에 당신은 아메바가 된다. 그러다 올챙이가 되고 다리가 생긴다. VR 기기를 쓰고 있는 옆의 친구도 같이 도마뱀으로 변한다. 앞을 향해 달려간다. 생명의 진화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VR이다.

30분 동안 VR에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7분이 지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기술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장 피터 루빈은 VR 기술에 매료되었다.

앞서 말한 콘텐츠를 체험해보고, 가능한 한 모든 VR을 직접 경험했다. 그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VR이 모든 기존 산업을 뒤엎을 것입니다. VR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터 루빈의 책 <미래는 와 있다>로 VR 기술을 조금 탐구해보자.


당신이 연예인을 좋아한다면 먼발치서라도 그들을 보려고 기다리거나, 유튜브 영상을 검색해볼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동영상 속으로 들어가서 연예인을 눈앞에서 만나고, 심지어 당신이라는 존재를 감지해서 반응까지 해주면 어떨까? 그 후부터는 그냥 영상 보는 것에 만족할 수 있을까?


피터 루빈은 말한다. 여행? 더 이상 휴가철에 바닷가로 가는 비행기 표 사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교육? 교실을 벗어나지 않고도 미술 시간에 학생들을 루브르 박물관까지 데려갈 수 있다면?

부동산 회사를 방문한 고객은 VR을 통해 수천 Km 떨어진 집들을 둘러볼 수 있다.


그는 VR의 힘이 ‘현존감’ 하나에 압축되어 있다고 요약했다.

VR 헤드셋을 쓰는 순간, 당신은 고층건물 옥상의 가장자리에 서 있다. 바닥이 수백 미터 아래에 있다. 이때 누군가 당신에게 얘기한다.

“이젠 가장자리 너머로 발을 내디뎌보세요.”



자신이 VR 안에 있다는 것을 알고, 다리를 들어 앞으로 내디뎌도 바닥에 발이 닿을 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선뜻 발은 떨어지지 않는다.

이성적으로는 VR 속이라는 것을 알지만, 뇌의 원초적인 부분은 생존에 위협을 느낀다.


당신의 교감 신경계가 켜지면서 심박수가 올라가고 손바닥에 땀이 난다. 뇌가 가상 경험에 속아서 그 경험이 실제인 양 몸이 반응하는 현상, 이것이 현존감이다.


다시 VR 헤드셋을 써보자.

당신은 사막에 와 있다. 모래 위에 여기저기 발자국과 타이어 자국이 흩어져 있다. 시드라라는 어린 아이의 말이 들린다.

“며칠 동안 이 사막을 지나서 요르단으로 왔어요.”


이어서 7분 동안 당신은 요르단에 있는 시리아 난민촌 자타리의 일상생활을 엿본다. 지금까지 본 다른 영상과 달리, 이곳의 아이들은 카메라를 보고 웃거나 반응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저 아이들과 같이 이 공간에 있다. 시드라와 함께 시드라가 보는 것들을 함께 본다. 어린 소녀의 감정을 상상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이미 소녀와 함께 있으니까…


유엔이 만든 이 영상을 본 후원자들은 난민의 경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고, 자선 모금액으로 예상한 액수의 두 배를 모았다.


VR의 책 <미래는 와 있다>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VR에서 어떻게 탄생하는 지도 분명히 보여준다.


렉룸이라는 VR 속 사교클럽이 있다. 여기서 당신은 탁구를 칠 수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적을 물리칠 수도 있으며, 그저 화롯불 앞에 앉아 얘기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은둔자였던 두 사람이 이곳에서 친해진다. 그들은 함께 모험을 한 뒤, 전용 휴게실에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피터 루빈은 실제 영상 통화를 하는 것보다는 VR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친근하다고 말한다.

첫째, 스카이프나 페이스타임을 하다 보면 시선이 어긋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카메라를 보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VR에서는 아바타의 눈이 곧 카메라다. 상대방이 내 눈을 보고 있는 것을 당신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을 움직여서 상호작용 할 수 있다. 공을 던질 수 있고, 펜을 들어서 상대의 옷에 낙서를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친해진 두 명은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된다.

약혼반지를 주고받는다. 그리고 결혼식을 VR 게임 속에서 올린다. 친구들의 축하를 받으며 호화롭게 결혼한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VR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지는, 지금 VR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통해 알 수 있다. VR은 연애, 결혼, 우정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SNS와 VR이 합쳐지면 우리는 삶을 어떻게 공유하게 될까?

여러분은 그 시대에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피터 루빈의 <미래는 와 있다> <책그림> 참고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미래학자들의 전망.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이 만들고 지구에서 일어날 일들, 그들의 전망을 기초로 정리해보자.


1) 죽은 가족을 대신하는 로봇 클론


10년 안에 인류는 인터넷에서 브레인넷으로 점차 옮겨갈 것이다. 생각, 감정, 느낌, 기억이 순식간에 지구 반대편으로 전송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미 과학자들은 뇌를 컴퓨터에 연결해서 인간의 생각과 기억을 일부 해독할 수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까지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영화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감정과 느낌까지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역사가와 작가들은 사건을 디지털로 기록할 뿐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서로의 고통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나 알력도 줄어들지 모른다. 스웨덴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사랑하는 사람의 '의식적인 사본'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연구하고 있다.

가족 구성원이 이미 죽은 가족과도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AI를 이용해 망자의 목소리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불멸이 현실화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과학자들은 죽은 가족이나 친구와 똑같은 모양의 로봇 복제품도 만들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특히 로봇 클론이 보다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AI를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로봇은 날씨나 시간 등의 간단한 질문에도 답하며, 할머니의 로봇 클론은 아마존 알렉사 또는 애플의 시리와 의사소통하듯이 차세대 음성비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지각 있는 인간 클론의 탄생이다.

이런 방식으로 로봇은 대화와 함께 다른 사람과 실제로 접촉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공상과학 소설처럼 들리지만 연구의 결실이 이루어지면, 디지털 불멸성이 미래의 실제 현상이 될 것으로 보았다.

미치오 카쿠 박사는 머지않아 죽은 후에 마음을 기계에 업로드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계 또는 아바타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살아있을 때의 기억과 성격이 포함된다. 그들은 사실상 '불멸의 존재'가 될 것이며, 이 기술이 현실화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엘론 머스크는 '뉴럴링크 Newralink'라는 유사한 개념의 일을 하는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 회사는 생각을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작은 뇌 전극을 삽입하는 '신경 레이스 Neural Lace' 기술을 개발 중이다.

머스크는 "칩이 인간과 기계의 공생을 도울 것이며, 우리 모두가 AI를 가졌기 때문에 악의적인 독재자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2) 외계인과의 접촉


평행우주론을 창시한 뉴욕시립대 이론물리학 석좌교수 미치오 카쿠 Michio Kaku 박사가 올해 초 <인류의 미래 The Future of Humanity>를 출간했다. 그는 <마음의 미래 The Future of the Mind> 저자이기도 하다.


세계적 석학이자 독보적인 미래학자로 평가받는 그는, 신간에서도 미래의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주장을 실었다. 인류의 종 보존을 위해 화성 등에 식민지를 만들어야 하며, 21세기 안에 인류의 호기심 중 하나인 외계인과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먼저 외계문명과 무선통신을 통해 접촉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외계문명이 그곳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곧바로 대화로 이어질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수십 광년 이상 떨어진 그들과의 대화는 매우 어렵다면서, 접촉 기간 중 그들의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주로 상상되어 온 외계인의 모습에 대한 과학적 예상도 책에 담아냈다.

우주생물학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카쿠 교수는 외계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3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① 인간처럼 입체시각 Stereo Vision을 가져야 한다.

인간이 정지된 화면에서도 3차원 입체시각을 쉽게 이용하듯이, 이 같은 능력은 먹이를 사냥하는 포식자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외계문명도 과거에는 인류처럼 포식자로서 사냥을 하는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생각했다.


② 마주 보는 엄지손가락 또는 사물을 잡을 수 있는 기관을 가져야 한다. 이는 먹이를 사냥하거나 도구를 개발하는데 필수적이다.


③ 지식을 축적하고 전달.전승하는 언어가 필수적이다


그는 또 땅뿐만 아니라 물속에도 지능이 있는 외계인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런 조건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생물이 지구에도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문어 같은 두족류 동물을 예로 들었다. 지구상에서 오랜 기간 생존하며 진화해 온 문어에게 없는 것은 언어뿐이다.


하지만 지구와 다른 조건의 외계 생태계에 문어 같은 모습의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지 말란 법은 없다. 해외 언론은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콘택트 Arrival'에 등장한 거대 문어 모양의 외계인 헵타포드를 비교했다.



3) 스마트 소사이어티


제임스 캔튼 박사 (샌프란시스코 글로벌 퓨처협회 CEO, <미래의 스마트 : 세상을 바꿀 게임을 바꾸는 트렌드 매니지하기>의 저자)의 전망은,


"웨어러블 모바일 디바이스가 온 세상을 뒤덮을 것이다. 2025년 무렵에는 모든 나라, 커뮤니티, 회사, 사람 등 세상의 모든 지식을 연결하는 거대한 인터넷이 생길 것이다.

교육, 헬스케어, 직업, 엔터테인먼트, 커머스의 실시간 접근을 가속화할 것이다. AI는 인간만큼 똑똑해지고,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며, 자동차, 로봇, 가정, 병원에 임베드 될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르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인간과 로봇은 디지털적으로 그리고 물리적으로 합쳐질 것이다. 리모트 지역에서는 로보-외과의가 수술을 한다. 로보-닥이 아기를 받고, 휴대전화로 환자를 치료할 것이다. 그리고 예측 의약품이 헬스케어 환경을 바꿔 놓는다.


사람이 내쉬는 호흡으로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의료기기, 미래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는 프리 DNA 시퀀싱이 흔해질 것이다. 맞춤형 유전 의학이 질병을 예방하고, 생명을 구하며, 생산성을 잃은 수십억의 인구를 구할 것이다.


차세대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현금을 대체할 것이고, 디지털 커머스와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할 것이다. 그리고 합법적인 전혀 새로운 경제가 생겨난다."


4) 질병과 인체 정복


런던의 트렌드 예측 에이전시 '키예르 글로벌' 창립자인 안네 리세 키예르 박사는,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무렵, 전 세계 사망의 75% 정도는 만성 질병에 의한 사망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니 M-헬스 (모바일 진단, 바이오피드백, 개인 모니터링)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증상의 치료에 대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의료 전문가가 디자인한 앱이 효율적인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고, 만성 증상에 지금보다는 훨씬 일찍 대응하며 선진국과 개도국의 라이프스타일과 생명력을 개선할 것이다. 신체적 복지가 나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직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정신건강 케어' 앱도 그와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월드 퓨처 소사이어티 CEO 겸 회장인 에이미 절먼 박사는,

"지금 연구자들은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뇌와 몸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해진다.


몇 년 전 하버드 연구자들은, '리더들이 리더가 아닌 사람들보다 사실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벤구리온 대학에서는 판사들을 연구해서 그들이 점심시간 전 가장 배고플 때 더 가혹한 판결을 내린다는 것을 밝혔다.


이런 인사이트를 적용해서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어떻게 신뢰하고, 협동하고, 배우고 한편으론 증오하고 싸우는지 더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공공 정책을 세우는 사람들과 시민들이 더 나은 거버넌스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5) 3D 프린터 혁명


컴퓨터 과학자, 발명가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 박사는,

"2025년이면 3D 프린터가 아주 낮은 비용으로 옷을 프린트할 것이다. 무료 오픈 소스 디자인이 많겠지만, 사람들은 핫한 디자이너의 최신 옷 디자인 파일을 돈을 내고 다운로드할 것이다. 공짜로 구할 수 있는데도 사람들이 e북, 음악, 영화 등에 돈을 쓰는 지금과 마찬가지다.


3D 프린터는 조작된 줄기세포로 인체 장기를 프린트할 것이다. 환자 자신의 DNA를 사용하면 장기의 공급도 부족할 일이 없고 거부 반응도 없다. 재프로그램된 줄기세포로 손상을 입은 장기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3D 프린터로 저렴한 모듈들을 프린트해서 레고처럼 맞춰 집이나 사무실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멀리 있는 사람도 찾아가 만날 수 있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상당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심지어 서로의 신체를 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현실에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아바타다. 2025년까지는 인간의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2030년대에는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생물학을 재프로그램해서 여러 질병과 노화 과정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일례로 암의 원인인 암 줄기세포를 비활성화시킨다거나, 심장병의 원인인 동맥 경화증의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 것이다."


6) 온 디맨드 혁명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NGC '브레인 게임' 진행자인 제이슨 실바는, 온-디맨드 세계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생물학적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개인 맞춤 의약품, AI 비서가 헬스케어와 복지를 탈바꿈시킬 것이다. 자동화로 일상생활은 끝없이 풍성해지며, 이동 자체가 자동화되고 깨끗하고 저렴해질 것이다. 접근성이 차량 소유를 이기는 세상, 세계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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