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도 언젠가 죽는다는 걸 잊지 말라’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대학 졸업 축사에서, 암 투병을 통해 얻은 죽음과 삶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곧 죽는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하며, 죽음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라고 말했다.

 

“제가 17세 때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매일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간다면, 당신이 분명히 올바르게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여러분 인생에서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24시간 뒤에 죽는다고 생각하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은 시간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철학 하면 왠지 따분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곤 하는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우리가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어떤 이는 철학 이야기에 ‘공자, 소크라테스가 밥 먹여 주냐?’라며 쓸모 없는 학문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철학은 매우 유용한 학문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철학을 소홀히 대하는 큰 이유는 당장 삶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핵심만 공부해서 삶에 적용하고자 한다.

사유과정은 생략한 채 철학자들이 남긴 명제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결론만으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그들이 세상을 관찰하는 과정, 사유의 태도 등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삶에 큰 자극이 될만한 신선한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생각의 깊이를 넓혀주고 삶의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철학 사상 3가지만 살펴보자.

 

1) 타불라 라사 Tabula rasa

 

이것은 라틴어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이란 뜻이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인 존 로크는 사람의 심성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석판, 즉 타불라 라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 이 개념은 세습 왕권과 귀족 신분의 정당성을 뒤흔드는 기폭제가 됐다. 지금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고관이지만, 로크(1632~1704)가 살던 당시 사회에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태어날 때 상태가 ‘백지’라는 것은 인간에게 타고난 우열이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의 소양은 모두 태어난 후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인간은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로크는 현대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를 빼놓고 자유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절대왕정 시대에 정부의 구성과 한계에 대해 뚜렷한 금을 긋고, 보다 확장된 대중의 권리를 천명한 그의 정치이론은 이후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

결국 로크의 이론은 영국의 명예혁명을 성공시켰고,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 독립선언서의 밑그림이 되었다.

 

존 로크는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의 주장처럼 우리가 ‘경험과 학습에 의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나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시대, ‘다시 새롭게 배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오늘날처럼 기술의 발달이 급진적인 사회에서는 한번 배운 지식이 금세 진부해지고 마는 경향이 있다.

이 사실을 생각할 때, 자신의 경험을 초기화시키고 다시 백지 상태로 돌릴 수 있느냐가 인생 2막의 명제가 될 것이다.

 

 

2) 타자의 얼굴

 

철학에서는 남을 타자(他者)라고 부른다.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무엇보다 ‘타자’의 중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논한 철학자다. 그가 말하는 ‘타자’는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에서 서먹한 상대, 소통이 안 되는 타자가 왜 중요한 것일까? 이에 대해 레비나스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답한다.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다”

 

그는 자기중심적 전체성을 깨뜨리고 타자의 무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들은 자기 시점에서 세상을 이해한다 해도 그것은 타자에 의한 세상의 이해와는 다르다. 물론 타자의 견해를 ‘네 생각은 틀렸어’라며 부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인류에게 일어난 비극의 대부분이 자신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고 단정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른 타자를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 할 수 있다.

 

일본 역사학자 아베긴야 교수는 안다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바뀐다’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즉 안다는 것은 그것에 의해 자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레비나스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와의 관계라 하더라도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이해의 가능성을 교환하고 이로써 관계성을 파괴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정답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가 말한 ‘타자’의 개념은 오늘날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3) Ressentiment

 

철학 책을 보면 ‘르상티망’이란 말이 나온다.

‘약자가 강자에게 품는 질투,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이다. 한마디로 시기심과 질투로 번역할 수 있는데, 르상티망을 잘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사례로 살펴보자.

어느 날 굶주린 여유가 잘 익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나무를 보았다. 그 여우는 갖은 수단을 동원해 포도송이를 따먹으려고 시도해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포도송이는 여우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다.

 

결국 여우는 허탈하게 실망하며 마음을 바꾸었다. 그리곤 중얼거린다. “이 포도는 엄청 신게 분명해. 이런 걸 누가 먹겠어!”라며 가 버렸다.

여우는 손이 닿지 않는 포도에 대한 분한 마음을 ‘저 포도는 엄청 시다’라고 생각을 바꿔 르상티망을 해소해 버렸다.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에 따르면 열등감에 사로잡힌 개인은 르상티망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하나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기준에 순응하고 복종함으로써 그 감정을 해소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꾸면서 그 감정을 해소한다.

 

쉽게 말해 누군가는 명품가방을 구매함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을 바꿈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것이다.

매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은 철저히 르상티망을 이용한다. 인간의 마음을 탐구함으로써 사업을 지속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르상티망을 관찰하여 돈을 벌 듯, 소비자 역시 자신이 무언가를 원할 때 그 욕구가 ‘진짜 자신’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타인이 불러일으킨 르상티망에 의해 가동된 것인지를 분별해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철학의 힘>이란 책에서,

‘철학의 힘은 현실에서 힘이 없다는 사실에서부터 나온다’라고 했다.

아무리 철학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는 ‘철학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무엇이 쓸모 있고 없는지는 우리 스스로가 판단하는 것입니다. 철학만 공부하면 세상을 모르게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철학을 공부하고 다른 지식을 접붙이면 세상을 확연히 볼 수 있게 됩니다.

철학은 숲을 보는 학문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지혜가 더 우러나오는 그런 학문입니다.”

야마구치 슈 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북올림>을 참고

최근 발표된 인간의 예지력에 대한 논문에 의하면, 일반인들도 임박한 미래를 예지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과거 36년간 연구되었던 미래 사건의 심리적인 기대에 대한 40개의 공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모든 인간이 미래를 예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니 믿어야 하나?

달리 말하면 우리의 뇌는 우리가 별도로 노력하지 않아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사건에 대해 그 원인까지 함께 이미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과정이 무의식 중에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알고는 있지만, 알 수 없는 정보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점이다.

인성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코넬대학의 연구에서, 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9개 실험 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무의식 중 예지능력이 사실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인간의 예지 능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던 학자로는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 Edmund Husserl’이 있다.

에드문트 후설 Edmund Husserl
(1859~1938) : 현대철학의 주요 사상 가운데 하나인 현상학(Phänomenologie)의 체계를 창시한 철학자. 그는 심리주의와 역사주의에 대한 비평을 통해 실증주의와 결별하였다.
독일 태생으로 할레 대학 강사, 괴팅겐 대학교 교수,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교수를 거쳐 은퇴 후 더욱 왕성한 연구와 강연에 매진했고 죽는 날까지, “철학자로 살아왔고 철학자로 죽고 싶다”는 자신의 유언을 지켰던 철학자였다.


그는 인간이 무의식 중에 미래를 알고 있다고 오랫동안 주장한 학자다. 그의 연구 자료에서는 인간이 음악을 들을 때,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음악을 듣는다면, 곡을 구성하는 각각의 소리가 연결되지 않고 각각 독립적으로 들릴 것이고, 만약 예지할 수 없는 상태라면 음악이 연주되면서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인간은 놀라는 과정을 반복하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즉 인간이 미래를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들을 때 소리가 연결된 것으로 들린다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연구 결과들은 인간이 미래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인간이 예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아냈지만, 그 능력은 우리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수천 가지의 사건을 무의식 중에 생각해내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인간은 현재에 갇혀서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기대한다. 하지만 인간 중 일부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미리 볼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예언가라 부르며, 이미 정해진 미래의 사건을 알아내기 위해 그들에게 질문을 해댄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현재의 결정에 의해 미래가 바뀌어 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으며 현재의 결정도 이미 정해져 있던 미래의 사건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예언가들이 이미 정해져 있는 미래의 사건들을 본다는 것은 미래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과도 같은 말이기 때문에, 예언이 나올 때마다 사건과는 별개로 정해진 미래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번 연구 결과가 정해진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해답은 될 수 없겠지만, 예지 능력과 관련된 무의식을 연구하다 보면 우리의 의식 어딘가에 감춰져 있는 시간의 비밀이 밝혀질 수 있을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처 : <Amazing Story>를 참고

 

미국의 또라이 지도자 때문에 전 세계가 개고생을 시작하는 모습이다.

대표적 자유무역 국가인 미국이 자유무역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과 행동으로, 전례 없는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수입품 관세 부과에 대한 계산된 트럼프의 중구난방이 그 이유다.

 

관세는 가격으로 수입품을 견제하는 제도이고, 쿼터제는 수입물량을 제한함으로써 견제하는 제도다.

자유무역체제가 시작되기 전의 세계는 관세와 쿼터제를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트렌드였다. 현재도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국가는 여전히 이 두 가지 제도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한국은 자유무역체제에서 큰 혜택을 입은 나라로, 우리는 그 체제를 당연한 상식으로 여긴다.

자유무역체제의 뿌리는 데이비드 리카도 (1772~1823)의 ‘비교우위론’에서 시작했다.

 

‘한 나라의 어떤 재화가 비록 상대국의 것에 비해 뒤처지더라도, 생산의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인 우위를 지닐 수 있다는 개념’으로, 상호 무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금이나 생산성을 고려해도 비교우위론은 성립한다.

 

미국은 자유무역의 신봉자로서 무역장벽을 세워 보호무역을 지키려는 나라에 대해, 온갖 압력을 동원해서 시장을 열도록 강요해왔다. 비교우위론은 주류 경제학에서는 절대적 진리였다.

그러던 미국이 갑자기 자유무역체제를 거스르는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이 자유무역체제를 도입한 배경을 먼저 알아보자.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 우즈에서 금융회의가 열렸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고 고정환율 제도를 실시하여, 각 나라 간의 환율을 안정시킨 것이다. 이것은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기초작업이었다.

 

미국은 솔선수범하여 시장을 개방했다.

그전까지 세계는 자국 시장은 굳게 닫은 채, 남의 것은 활짝 열기 위한 쌈박질만 했다. 자기네 물건을 팔게 해달라고 이웃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물리적 힘도 종종 썼다.

그렇게 자국 시장은 굳게 닫은 채, 옆 나라 시장은 개방하려는 도둑놈 심보를 모두들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스스로 시장을 개방하고, 모든 무역 활동을 세계 최강의 미해군으로 지켜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런 후 독일과 일본에게도 이 무역체제에 동참하라고 제안했다.

자국에 이득이 된다면, 미래에 이득이 될 수만 있다면, 과거의 적인지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지정학 전략가이자 안보 전문가인 피터 자이한의 책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현재와 같은 세계 질서로 만들 수밖에 없던 한계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승전국이었던 미국은 왜 추축국들을 점령하지 않았던 것일까? 과거 영국처럼 전 세계를 식민지화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그 답은 간단하다.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은 그런 점령지 관리에 대한 노하우도 없었다. 분명 식민지에서는 데모도 하고, 독립을 위한 시위도 하고, 골치 아픈 일이 벌어질 것이다.

 

식민지 정책이 각 나라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도록 만들어,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과거의 사례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각 나라의 독립된 지위를 인정하고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얽힘으로써, 유사시 지켜준다는 약속과 함께 안보 동맹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그러면 미국은 왜 시장을 개방했을까? 미국이 시장 개방과 경찰국가를 자처한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1) 소련에 대한 견제

소련과 맞닿은 나라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방어막으로 키우는 것이 유리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 일본, 독일 등을 식민지로 삼아 소련에 직접 대항하는 것보다, 확실한 우군으로 키우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 효율적인 방법이었던 것.

 

미국 체제에 합류하면 군사력으로 보호해준다고도 약속했다.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은 그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한 미국의 큰 그림이었다.

 

2) 중동의 석유

미국은 산유국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석유를 수입해온 나라다. 중동의 석유 생산국으로부터의 수송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바닷길을 미해군이 잡고 있어야, 유라시아 대륙에 있는 석유를 본토로 무사히 싣고 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자유무역체제를 유지해야 할 2가지 이유가 모두 사라져 버렸다.

1990년 소련은 몰락했고, 미국은 혁명이라 불릴 정도의 기술 발달로 셰일오일 생산을 시작했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했었지만, 이젠 국내에서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석유 수송로를 보호해야 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기도 하다.

 

1944년 시작된 브레튼 우즈 체제의 자유 무역시대를 맞아 독일, 일본, 한국, 중국 등은 수출 위주의 전략을 펼쳐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한편 자유무역체제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미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해외 국가들이 싸고 질 좋은 제품을 미국시장에 팔다 보니, 미국은 전 세계에 천문학적인 빚을 지게 되었다.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아일랜드와 같은 국가들은 자유무역체제만을 위한 독특한 경제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부를 쌓을 수 있었다.

미국 입장에서는 주력 산업을 하나씩 뺏기니 미국 내 일자리가 사라져 가고, 빚만 천문학적으로 늘어가게 된다. 또 세계의 경찰 역할까지 수행하느라 미군 유지 비용도 상당했다.

 

미국은 지금껏 전 세계 국방비의 절반가량을 지출하면서 세계 각국의 교역을 보호해주고 있었다.

트럼프 주장만 해도 미국 사람들 입장에선 납득이 간다. 외국에 빼앗긴 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 일자리를 확보하고, 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들에게 방위비를 청구하겠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이 자유무역체제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언어나 행동 때문에 또라이로 묘사되는 트럼프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그는 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이고,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여한다. 또한 방위비 부담금 인상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피터 자이한은, ‘미국은 저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실패한 정책을 내놓더라도 나라가 위태로워지지는 않을 수 있다. 다른 나라는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나라가 거덜난다!’라고 말한다.

아주 인상 깊은 말이다

 

동남아나 남미 국가들의 흥망성쇠는 세계의 변화와 흐름 속에서 어떤 지도자가 집권하고, 어떤 정책을 펼쳤느냐에 따라 달라져왔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했던 한국이 지금의 경제 대국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주도한 세계 자유무역체제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체제 변화에 잘 대응해서 세계적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미국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세상이 변함에도 과거의 상식에만 의존하여 자유무역체제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자유무역체제가 필요한 당사자는 미국이 아닌 한국이니만큼, 더 큰 관심과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리고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나라가 거덜난다’라는 말은 가혹해 보이지만, 명심해야 할 말이다. 우리도 벌써 뼈저리게 경험한 사실이다. 다른 건 접어놓고라도, 한국의 다음 총선과 대선에 대한 경고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깨끗하고 정직하기만 해도 된다. 국민이 똑똑하니까…

1997년까지만 해도 우리보다 분명히 못하던 싱가포르가, 그들 지도자의 청렴함 하나로 지금 우리보다 2배나 더 잘 산다.

 

<BetterLife> 를 참고

당신이 온종일 쓰고 있는 플라스틱의 원료인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화학의 짧은 역사와 함께 실존 플라스틱 노가리를 풀어보자.

인류가 돌로 동물들을 때려잡아 먹던 시절, 가장 먼저 알게 된 화학적 현상은 불의 ‘연소현상’이었다.
불을 사용하기 시작한 인간은 자연에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모여 앉아 삼겹살에 돼지껍데기도 구워먹으며 원하는 걸 하나씩 저질러나갔다.

납이나 구리같이 값싼 물질을 금으로 만드는, 비록 무모했지만 도전할 수밖에 없었던 연금술도 시도했다. 아쉽게도 금은 얻지 못했지만, 금보다 더 귀한 여러 화학적 지식과 노하우를 챙겼다.
그렇게 차근차근 화학적 지식을 쌓고 있던 중, ‘존 돌턴’ (영국 화학자, 1766~1844)이 원자설을 처음으로 제창하면서 근대 화학을 확립했다.

그 후 많은 실험결과가 축적되며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의 속성을 이해하게 되고, 그 원자들이 어떤 식으로 분자를 구성하는지,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원자와 분자를 더 잘 다루게 되면서 여러 물질을 더 값싸게 더 많이 만들었고, 새로운 물질도 거침없이 만들면서 화학은 꽃을 피우게 된다.

 


시간이 지나 상업도 함께 발달하며 화학 제품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그런 수요를 언제나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들, 다양한 화학합성 물질을 개발하며 인류의 삶도 윤택하게 만들었다.
특히 여러 합성 물질들 중 플라스틱은 값도 싸고 가공도 쉬워, 대부분의 일상용품에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현재 우리의 하루를 오전부터 밤까지 되돌아 보자.
불 켜는 스위치, 샴푸통, 안경, 비닐, 과속방지턱, 페트병 뚜껑, 볼펜, 테이프, 투명 우산, 도시락 케이스, 폰 충전기, 루~~루~ 루~ 쓰는 물건 중 플라스틱이 안 들어간 물건을 찾기 힘들 정도다.

플라스틱은 1856년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파크스 Alexander Parkes (1813~1890)에 의해 처음 개발되었다.
처음에는 너무 비싸고, 만드는데 오래 걸리고, 불까지 잘 붙어서 파크스가 차린 회사는 바로 쫄딱 망해 버렸다.

그 후 이 플라스틱 시장에 재도전한 자가 있었으니, 존 하얏트 (미국 공학자, 1837~1920).
당시 한창 인기였던 당구공을 만들어 상업화에 성공했다. 그 시절 귀한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졌던 당구공을 대체한 것이었다.
이후 틀니, 피아노 건반 같은 물건으로 플라스틱의 활용 범위를 확장해서 본격적으로 플라스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최근 100년간 다양한 수요에 따라 PET, PE, PVC, PS 등, 거북 등껍질 같은 새로운 구조의 다양한 플라스틱이 개발되고 사용됐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추출된 원료로부터 만들어진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추출되는데, 이중 몇 가지 원료를 결합하여 고분자 화합물로 만든 것이 바로 ‘플라스틱’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플라스틱의 정말 중요한 원료를 하나만 소개해보자. 바로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
올레핀은 탄소 간 이중 결합 구조를 띠고 있는 화합물로 지방족 불포화 탄화수소를 총칭한다. ‘알켄’이라고도 불린다.

 


올레핀을 통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여러 일상용품을 포함해서 자동차, 전자, 건설, 제약, 의류 소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 올레핀의 중요한 화학반응인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밝혀낸 3명의 과학자는 200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수여 이유로, 올레핀 복분해 반응은 유기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 중 하나라며, 새 분자 합성의 판타스틱한 기회가 열렸다고 평했다.

복분해 반응은 멀쩡히 있던 두 분자의 원자가 서로 바뀌는 신기한 반응이다. 너무 신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밝혀보니, 촉매가 두 분자를 합쳐서 다시 갈라놓는 일을 한 것이었다.
화학에서는 금속 촉매가 2:2뿐만 아니라 4:4, 17:1 등 다양한 자리를 마련해 다양한 화합물을 만든다.

이런 올레핀 복분해 반응을 통해 플라스틱은 물론이고, C형간염 치료제와 같은 약까지 개발되었다. 복분해 반응은 효율이 높고 믿을만한 반응이다. 선택적이고 친환경적인 화학반응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의 발견과 촉매의 개발은 현대 화학의 엄청난 성과였다.

이 복분해 반응의 기반인 올레핀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태는 폴리에틸렌(PE) 플라스틱이다. 이미 전 세계에서 1년에 1억 톤이 소비되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어서 수요 증가를 공급이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100% 수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로부터 나온 재료로 만드는 플라스틱 수요까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비산유국이지만 인재가 많은 나라, 정유 분야에서 세계 6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가지고 있고, 단일공장 기준 가장 큰 정유공장 5 곳 중 3 곳이 국내에 위치해 있다.

 


멋지고 대단한 대한민국의 인력과 정유 정제 인프라를 보유한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원료이자 석유화학 산업의 쌀 ‘올레핀’을 모두 수입하면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GS 칼텍스가 올레핀 사업에 진출, 2조 7천억 원을 투자해 2021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을 전남 여수에 짓기로 했다.

기존의 정유공정에서 발생하는 LPG나 부생가스 등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어, 경제성과 수율이 극대화된 생산 시스템이다.
가까운 미래에 이 공장에서 생산된 올레핀을 활용한 제품들이 우리 생활 곳곳에 녹아들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끊임없이 가졌던 물건에 대한 욕구, 그리고 그걸 항상 충족시켜주었던 과학자와 공학자들, 역사 속에만 있지 않고 지금도 우리 곁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Unrealscience>를 참고

중국 마지막 왕조인 청(淸)나라 때 ‘재물의 신’이라 불렸던 사람이 있다.

이름은 광용, 자는 설암으로, 보통 ‘호설암’이라고 부른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겨우 글을 읽고 쓰는 정도를 배웠지만, 청나라 최고의 부자가 된다. 그가 어떤 인물이었길래 14억 중국인들로부터 가장 칭송 받는 부자가 된 것일까?


1) 현재 처한 어려움은 일시적이다


호설암은 12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그의 어머니는 호설암을 항주의 금융기관인 신화전장에 도제로 보낸다. 당시의 도제란, 심부름이나 청소 등 각종 허드렛일을 하는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을 항상 웃음으로 대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배우는 데 최선을 다했고, 똑 같은 일도 남들보다 훨씬 빨리 끝내면서 아주 성실하게 일했다.

3년의 시간이 흘렀고, 전장 주인은 그의 성품과 능력을 인정해 정식 직원으로 발탁했다.

호설암은 현재의 처한 고난을 묵묵히 견디며 부를 얻기 위한 그릇을 키우고 있었다.




2) 이윤이 많은 장사는 사람에 대한 투자다


호설암은 전장 수금사원으로 일하면서, 사람들의 성격과 인물 됨 등을 빠르게 파악하는 능력을 배워갔다. 시간이 흘러 그가 20살이 되었을 때, 일을 마치고 자주 가던 찻집에서 떠돌이 선비인 왕유령을 만나게 된다.

당시 왕유령은 행색이 별 볼일 없었지만, 그는 대화를 하던 중 왕유령이 비범한 인물임을 발견한다. 돈이 없어 관직에 나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은자 500냥을 아무 조건 없이 건네준다.


이후 왕유령은 호설암의 도움을 받아 관직에 진출할 수 있었고, 절강성 재정을 관리하는 절강염대사직에 오른다.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줬던 호설암을 다시 찾게 되고, 절강성 정부자금을 관리해줄 것을 부탁한다.

왕유령의 도움으로 부장전장을 연 호설암은 본격적으로 금융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장은 20여 개로 늘어난다. 그리고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 절강성 제1의 부자가 된다.


3) 의(義)에서 재물을 구하라


이후 호설암은 항주에 거금 20만냥을 투자해 ‘호경여당’이라는 약방을 설립한다. 가난한 탓에 약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은 남편이 못내 아쉬웠던 어머니가 약방 개업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는 사람의 목숨과 직접 관련 있는 약국 경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윤 추구보다는 손님에 대한 신용과 진심이라고 판단했다.


호경여당에는 항상 구급약이 상비되어 있었고, 이 구급약은 약방이 문을 닫거나, 한밤중에 찾아오는 사람, 돈이 없는 서민이나 걸인에게 무료로 내어주었다.

몇몇 약방은 이를 시기한 나머지 담합을 통해 호설암을 무너뜨리려 했다. 사람들은 싼 가격으로 약을 판매하는 다른 약방을 이용했지만, 아내 약의 품질에 차이가 나는 것을 알아채고 다시 호경여당을 찾게 된다.


호설암은 義에서 재물이 나온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의란 의리와 신의를 말하는 것으로, 그는 신의가 서지 않으면 재물을 얻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4) 위험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청나라 말기는 서양 열강들의 침탈과 농민반란 등으로 큰 혼란의 시기였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그의 사업도 평탄치만은 않았다. 서양 상인들의 담합으로 위기에 몰리기도 했고,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다시 부를 쌓기도 했다.


그는 위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위험이 없는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어떻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겠느냐?’


위험이 따르지 않는 사업은 누구든 할 수 있고, 그만큼 이윤도 작다고 보았다. 성공을 위해서는 칼날에 묻은 피를 핥을 수 있을 만큼의 배짱을 지녀야 하며, 전 재산을 날리는 한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밀고 나아가야 부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5) 세상에 완전한 인재는 없다


호설암은 ‘사람의 가장 큰 능력은 사람을 쓰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사람을 쓰려면 우선 사람을 볼 줄 알아야 하고, 그 사람의 성격, 기질, 품덕 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안목과 재능을 겸비한 재목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다면, 성공은 이미 손에 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았다.


‘세상에 완벽한 인재는 없다’라고 말하며, 세상의 편견에 좌우되지 않는 자신만의 혜안을 가지고 인재를 찾으려 노력했다. 그의 주변에 특출한 인재들이 많았던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인재란 어느 한 부분에서 특별한 강점을 보이는 동시에, 다른 부분에서는 치명적인 결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뛰어난 경영자라면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리면서 그 능력에 맞는 성과를 거두는 안목이 필요하다. 큰 재목은 크게 쓰고, 작은 재목은 작게 쓰면 된다는 말이다.


6) 손해가 때론 득이 되어 돌아온다


호설암은 세상을 살다 보면 한쪽에서 이득을 보고 다른 쪽에서 손해를 보는 일을 피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를 보는 것이 득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손해를 본다는 것은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베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베풂은 기회가 되면 적절한 보답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것을 매우 기분 나쁘고 때로는 치욕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하지만 호설암은 모든 현상과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듯이, ‘어떤 현상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돌아선다’라고 보았다.

어떤 물건의 귀함이 극에 이르면 다시 천해지고, 천함이 극에 이르면 다시 귀해진다는 것이다.


7) 부는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호설암의 부강전장은 전국에 지점망을 설치했고, 자산이 무려 2,000만냥을 넘어서게 된다. 한 때 그가 쌓은 부는 한 나라의 부와 견줄만 했으며, 하계청, 황종한, 좌종당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인맥은 황궁에까지 파고들었다.


호설암은 정1품 관직에 홍색정대를 매고 황마패 모자를 쓸 수 있는, 상인으로서는 최고의 명예인 홍정상인(紅頂商人)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하지만 부는 얻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일까?

활재신(活財神, 살아있는 재물의 신)이라고 불렸던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좌종당과 중국 최고의 권력을 놓고 싸우던 이홍장이 호설암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홍장은 좌종당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좌종당의 돈줄을 끊기로 작전을 세우고 호설암의 부강전장을 무너뜨릴 계략을 세운다. 호설암의 든든한 배경이었던 좌종당 역시 이홍장과의 권력투쟁에서 패하여 물러나 죽고 만다.


이후 최후의 보루였던 잠사(蠶絲) 사업이 망하고, 중국 각지의 부강전장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결국 호설암도 파산하고 만다.

호설암이 망하지 않을 기회는 많았다. 파산에 이르지 않고 더욱 더 많은 돈을 모을 수도 있었다. 정관계에 많은 인맥을 갖고 있던 호설암이 좌종당과 이홍장의 10여 년의 권력투쟁에서 청나라 정계의 판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가 돈만을 중시하는 평범한 상인이었다면, 좌종당을 배신하고 이홍장이라는 든든한 새로운 후원자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좌종당을 배신하지 않고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의를 지키면서, 결국 파산의 길을 선택했다.


뒷수습을 함에도 재산을 은닉하지 않고 소액채권자의 돈을 먼저 갚는 등 2년에 걸쳐 마지막 신의를 지키려 노력했다. 훗날 호설암의 여러 선행들이 밝혀지면서 중국인들은 살아서는 ‘활재신(活財神)’으로, 죽어서는 ‘상업(商業)의 신’으로 평가하며 모든 중국인들의 추앙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중국의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신(魯迅)은 호설암을 ‘봉건사회의 마지막 위대한 상인’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호설암은 이 세상을 떠나고 없지만, 그가 보여준 뛰어난 상인의 자질과 지혜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중국사 인물열전> <상경><북올림>을 참고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살아가는 목표 설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 꾸준히 근검절약하면서 살아야 노후에 걱정 없이 편안히 살 수 있다고 배웠지요.


그렇게 우리는 10대 때는 좋은 학교를 위해 공부하고, 대학에 들어가고, 취업을 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 마침내 60살쯤 퇴직할 때면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여러 문제가 있지요.

이 방법은 30살부터 60살 될 때까지 아래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가정 하에 성립되는 것입니다.

회사가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고, 내가 큰 실수를 저질러 해고를 당하지 않아야 하며, 시대의 변화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아야 하고, 혹시 모를 사고나 질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합니다. 이게 정말 안정적인 삶일까요?


천천히 부자가 되는 방법은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사고 싶은 것을 참거나 포기해야 하고, 대부분의 시간에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 출근해야 하고, 붐비고 비행기표가 비쌀 때 휴가를 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아도 우리는 현재 가지고 있는 삶을 포기하기는 어렵습니다. 10시간 일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소파에 누워 TV를 볼 수 있고, 5일을 일하면 이틀은 나가지 않고 쉴 수 있으니까요.


책의 저자 알렉스 베커는 이런 상황을 지속하고 유지하려는 환경을 '컴포트 존'이라고 부르며, 부자가 되려면 이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 자신이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죠.


1) 시간과 소득을 분리해야 한다


가장 빨리 부자가 되려면, 시간과 소득을 분리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한 사람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극단으로 하루에 잠을 4시간만 자고 나머지를 일한다 해도, 결국 한 사람이 일주일 동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140시간으로 제한된다.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인데, 시간과 소득을 분리한다는 말은, 내 시간을 쏟아붓지 않아도 기술이나 직원이 나를 위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파는 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가정하자. 여기서 우리가 할 일은 끊임없이 손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부동산을 잘 팔 수 있는 이유와 방법을 체계화해서 직원을 뽑고 훈련시키는 일이다.


만약 직원 4명을 뽑고 나 자신을 복제시킨다면, 우리의 시간 가치는 4배로 늘어나게 된다. 또는 한 지역으로 한정된 부동산의 위치를 전국적으로 늘려나갈 수도 있다.

돈을 잘 버는 비즈니스 오너들은 사업장에 매일 나타나지는 않는다.


2)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이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지금 무얼 할지 몰라 그런 경우가 많다. 자신이 당장 해야 할 일이 명확해야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산다.

'난 돈 많이 벌어서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 사는 게 목표다.' 이건 목표가 아니다. 그냥 구름 위에 뜬 희망사항이다.


이 꿈으로는 돈을 많이 벌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를 정확하게 정하고 그 목표를 최대한 잘게 쪼개봐야 한다.


만약 내가 벌고 싶은 액수가 한 달에 2천만원이고, 그걸 위해 마스크팩을 만들어 팔겠다고 가정해보자. 마스크팩 한 개를 2천원에 팔면 약 700원의 수익이 남는다면, 한 달에 28,500개의 상품을 팔아야 한다. 이 분량의 마스크팩을 팔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


마스크팩 제품을 개발하고, 상품 판매 플랫폼 구축, 유통업체 수배, 브랜드 등을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계획을 쪼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양의 과제가 될 때까지 쪼갠다. 그런 후 그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3)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항상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꿈같은 소리야!'

'난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야!'

'지금 시대에 우린 안돼!' 등등


돈 벌 때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늘 핑계를 대고 스스로를 한계 짓고 미리 규정해버린다.

돈을 벌기 위해 앱을 제작해보라고 하면 이렇게 이야기한다. '저는 코딩하는 법을 모르는데요.'

세일즈를 배워보라 하면, '저는 사람 대하는 게 불편해서요. 갑질하는 넘들도 너무 많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들은 저렇게 핑계대지 않는다. 같은 상황이라도 그들의 대답은,

'난 코딩하는 법은 모르지만, 요즘은 인터넷에 무료로 배울 수 있는 방법이 널렸잖아. 빨리 배워야겠네.'

'사람 대하는 게 불편하지만, 그건 극복할 수 있어. 사람 대하는 직업에 한 번 나를 노출시켜봐야겠어.'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존심은 종종 나를 안 좋은 길로 이끌 때가 있지만, 자존감은 당신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좋은 길로 인도해준다.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것이 우리 삶의 완전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자가 되면, 내가 돈과 현재의 시간에 대해 훨씬 많은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책 <가장 빨리 부자 되는 법>을 읽어보자.


우리는 주변에서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사람들과, 그저 꿈만 꾸는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차이점은 기꺼이 실패할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이고, 부딪혀 깨지고 불태울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기도 하지요.


야망을 가지고 성공하기를 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그건 단지 욕망일 뿐이지요. 꿈을 위해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나요? 실제로 중요한 것은 이상향 도달에 실패함으로써 우리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정의하게 되고, 그 실패가 우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소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우울하게 만드나요? 남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느라, 얼마나 많은 인생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지 아십니까? 가끔 살다 보면 우리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꿈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실망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많은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겠지요. 또 많은 고통도 마주할 것입니다. 좌절도 있고 패배도 있겠지요.


우리는 살면서 현재와 과거의 사건들만 연관시켜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현재가 미래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믿어야지요. 신, 운명, 인생, 카르마 등 뭐가 됐던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현재가 미래로 연결된다는 믿음이, 우리의 마음이 따라갈 자신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험한 길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모든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여러 훌륭한 교훈을 배웠습니다. 그중에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은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그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 찾으세요.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그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타인의 생각의 결과물에 불과한 함정에 빠지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내 내면의 목소리를 삼키지 못하게 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의 가슴과 영감은 진정 원하는 바를 알고 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시도한다면, 그리고 또다시 시도한다면, 그것은 끝이 아니지요. 절대 마지막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인생이란 건 결국 난타전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센 주먹을 날리느냐가 아니라, 끝없이 맞으면서도 앞으로 전진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계속 전진하는,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겁낼 필요가 없지요. 그건 우리의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보다 훨씬 나은 사람들입니다.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항상 웃음 짓도록 하세요. 가다가 넘어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다시 일어서면 되는 겁니다.


때로는 우리가 넘어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넘어지지요. 우리는 자신의 길에 대해 의문과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그 실패를 받아들이고 잘 다루기만 한다면, 실패는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알지 못하는, 우리 자신에 대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위대함을 깨닫게 될 겁니다.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Don't Give Up"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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