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IT 기업 ‘구글’.

그러나 그들도 처음에는 고난을 면치 못했다.


2000년 초 미국 IT 업계는 새로운 광고 엔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오버추어 overture’였는데, 그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작은 기업에 불과했고 그들이 만든 ‘애드워즈 엔진’은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고, 어느 날 회사 주방에 단 3단어가 적힌 작은 쪽지를 적어놓았다. ‘이 엔진 형편없네’ 그리고 이 쪽지 한 장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제프 딘은 카푸치노를 마시기 위해 들어선 주방에서 우연히 쪽지를 발견했고, 비슷한 문제를 처리한 기억이 떠올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엔진을 손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애드워즈 엔진’ 덕분에 구글은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서게 되었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오버추어는 내부 분열과 관료주의에 발목이 잡혀 구글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구글은 모든 수익 플랫폼에 이 광고 엔진을 얹어서, 굳세고 창대한 미래를 기약하며 잘 먹고 살고 있다.


왜 똑 같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어떤 프로젝트는 성공하고, 어떤 건 실패하는 걸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MIT에서 연구가 시작되었고, 성공하는 프로젝트의 공통점이 드러났다.

비결은 바로 ‘높은 소통 수준’.

케미가 뛰어난 집단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도 일사불란하고 재빠르게 처리했다.


무엇이 높은 수준의 소통을 불러오는 걸까?

비슷한 나이? 비슷한 학력? 같은 대학이나 지역 출신?

그런데 정작 구성원들의 화합을 좌우하는 요인은 다른데 있었는데, 바로 ‘책상 간격’이었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데 뛰어난 지능이나 폭넓은 경험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책상의 위치와 거리가 소통 수준과 긴밀한 연관이 있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사람들의 소통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높은 소통 수준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마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었다.




세계 최대 신발쇼핑회사 ‘자포스 Zappos’를 (2009년 아마존이 인수.합병) 운영하는 토니 셰이 CEO는, 소통의 원천이 ‘충돌’이라고 말한다.

“저는 돌발적으로 이뤄지는 사람들의 만남을 ‘충돌’이라고 부릅니다. 충돌이 모든 조직의 기본이자 화합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은 충돌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 동선 조절을 넘어, 자포스 본사를 둘러싼 거대한 땅을 매입해 사원들을 위한 도시를 짓고 있다.

“저는 온실을 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래리 페이지가 적은 쪽지를 제프 딘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구글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글의 창립자와 한 엔지니어는 회사 주방에서 쪽지로 ‘충돌’했고, 그 결과는 기적 같은 성과로 돌아왔다.


모든 회사가 직원들로 하여금 소속감을 높이고 화합하기를 원하지만, 신입 연수 때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고 직원들의 소속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속감과 협동심은 사람들이 마주치는 가운데 오고 가는 소소한 친밀감에서 발생한다. 이를 위해 성공하는 기업들은 고급 커피머신을 설치하고 휴게실을 넓히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단지 휴게실의 테이블을 10인용으로 바꾼 것만으로도 생산성이 10%나 향상된 경우도 있다.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화합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더 많이 충돌해야 한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마주치면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회장님’을 상대로 소속감은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경영진이라는 특권의식에 휩싸여 갑질과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다.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근본적인 소통을 개선해야 한다.

구성원이 충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 충돌에 기꺼이 참여하라. 그것이 최고의 케미를 만드는 비결이 될 것이다.


대니얼 코일 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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