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90개국 1억 3천만 명의 유료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 시가총액 1,600억 달러 (174조원)의 괴물 기업.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시장 판도를 가장 크게 변화시킨 미디어 브랜드, 넷플릭스를 탐구해보자.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태어나 보든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의 창업자.


어느 날 헤이스팅스는 비디오를 빌려보게 된다. 당시는 대여료를 내고 비디오를 빌려와서 시청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반납하고, 반납이 늦어지면 연체료를 내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헤이스팅스가 반납을 깜빡 했고 연체료를 무려 40달러나 내는데, 화가 난 헤이스팅스는 직접 비디오 대여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빡쳐서 1997년 (큰 사건은 홧김에 우연히 생기는 일이라고…?) 만들어진 회사가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에서 따온 이름으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헤이스팅스가 인터넷으로 영화를 유통하겠다고 애초부터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엔 비디오를 우편 배달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 저장매체인 DVD의 상용화가 시작됐는데, 헤이스팅스는 이 DVD에 완전히 꽂히게 된다. 왜냐? 무겁고 부피 크고 깨지기 쉬운 비디오보다 얇고 가벼운 DVD가 배달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대여 신청을 하면, 부직포 봉투에 담긴 DVD가 고객에게 배달되고, 반환은 가까운 우체통에 놓거나 자택 우편함에 넣으면 배달직원이 회수해가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용요금은 대여료와 연체료를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헤이스팅스도 처음엔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특별한 발전이 없자 파격적인 변화를 주는데, 바로 연체료를 없애버린 것이다.

대신 한 달에 20달러의 구독료를 받았으며, 한 번에 3개의 DVD를 빌릴 수 있고 대여기간은 반납 전까지 무제한. 하지만 다음 DVD 대여 전에 빌렸던 DVD를 반납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구독시스템을 이용한 고객들은 아주 만족했고, 넷플릭스는 점차 성장하게 된다.

그 당시 미국 비디오 대여사업의 절대적 1인자는 블록버스터였는데, 이 회사는 2013년 파산하게 된다. 넷플릭스 때문은 아니고, 그 회사 자체적으로 엉뚱한 짓을 하다가 망했다.


경쟁 기업이 사라지고 나니 넷플릭스는 자연스레 업계 1위가 됐다.

DVD 대여 사업을 시작한지 10년을 넘기던 2007년, 넷플릭스는 OTT 서비스를 시작한다. 셋톱박스 없이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동영상 서비스, 우리나라의 SK 브로드밴드, KT 올레TV, LG U+ 같은 셋톱박스가 있어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요즘 대세인 유튜브도 OTT에 해당한다.



고객들은 광고 때문에 시간 낭비하는 TV를 떠나 넷플릭스로 갈아타는 코드커팅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2013년 유료회원은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 HBO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지금은 전세계 1억 3천만 명의 유료회원을 가지고, 2018년 5월에는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다른 경쟁 동영상 서비스에 비하면 콘텐츠 수가 적다. 하지만 사용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에게 영상을 본 뒤 별점을 매기게 하고 선호 영상을 분석해서, 다음 영상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덕분에 쓸데없이 많은 콘텐츠보다는 적지만 유용한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다.

2013년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원하는 연출 스타일과 좋아하는 배우를 예측하는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연출과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는 것을 시청자들이 좋아한다는 결과를 얻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주말에 드라마를 몰아서 보고 주변에 입소문을 잘 낸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한 시즌을 한꺼번에 몽땅 공개했는데, 드라마를 본 시청자의 85%가 만족하는 초대박 콘텐츠가 탄생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 아니냐?’라는 루머까지 등장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박이 터지자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9년까지 매년 20편 이상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4년에 제작된 마르코 폴로는 시즌 당 9천만 달러 (1천억원)를 투자한 드라마로, 이 정도면 HBO의 왕좌의 게임과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져감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넷플릭스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생겨났다.

칸 국제 영화제는 2018년부터 넷플릭스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바, ‘영화란 극장에서 상영되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넷플릭스에서 만드는 영화를 영화로 인정해주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유럽연합에서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의 OTT 서비스에 유럽 현지에서 제작하거나 투자한 콘텐츠 비중을 3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의 국가들은 현지 수익의 2%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발표를 했다. 우리나라도 넷플릭스 규제가 시작됐는데, 국회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규제들 가운데서도 넷플릭스는 성장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넷플릭스에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디즈니.

디즈니는 MLB가 설립한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 뱀테크를 인수했으며, 2019년부터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후 제작될 토이스토리4, 겨울왕국 후속편, 라이온킹 라이브 액션판 등 기대작들을 모두 유통할 계획이고, 자사 계열 브랜드 ESPN의 스포츠 영상도 스트리밍 할 예정이다.

독점 스트리밍을 위해 넷플릭스와의 계약은 중단할 것이라고 하니, 디즈니와 넷플릭스의 한판 승부는 어떻게 될까?


넷플릭스는 어떤 히든카드를 내밀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다.


<Zattwo ZVS> <세상의 모든 지식>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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