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신력을 말할 때 주로 멘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힘들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도 할 일을 해내거나 지치지 않는 사람들에게 멘탈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멘탈이 강한 사람들의 특징은 뭘까?

의학적으로 멘탈에 중요한 요소는 ‘회복탄력성’이다. 영어 ‘Resilience’의 회복탄력성은, 역경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항해서 스스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다른 말로는 ‘마음의 근육’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즉, 개인의 회복탄력성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삶의 어려움을 잘 견디고 회복하는 한편, 어떤 사람들은 쉽게 회복하지 못한다.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그레고리 밀러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실시한 뇌 이미징 연구는, 회복탄력성과 뇌의 관계를 보다 자세히 밝히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의 여러 연구들은 폭력이나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사증후군, 천식, 수면부족 등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밀러 박사 연구팀은 시카고 시의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220명 청소년 참가자를 모집했고, 각 지역은 살인률과 폭력 범죄율에 따라 차등 분류되었다.

 

그리고 연구팀은 인슐린 내성검사, 비만도 측정, 대사증후군 검사 등을 포함한 참가자들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다음 참가자들의 fMRI에서 뇌활동도를 관찰했다.

 

예상대로 폭력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사는 청소년들은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못했지만, 그 중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 청소년들은 뇌신경망 네트워크인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 부위가 서로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는 우리가 집중하거나 어떤 일을 수행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로서, 위험한 상황을 해석하거나 자기통제력을 수행할 때,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의 연상을 억제하는 일을 담당하는 부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즉,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사는 것과 같은 높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어도, 높은 회복탄력성을 가진 사람들은 뇌의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 부위가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어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로 뇌의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가 회복탄력성에 대해 신경생물학적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뇌의 중앙집행기능 네트워크 부위 연결을 강화시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멘탈이 약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하버드대 의학박사이며 심리학자인 조앤 보리센코는 위와는 반대로, 회복탄력성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장애물에 관한 연구를 했고, 다음 3가지 생각을 제시했다.

1) 비관적 사고

2) 자기중심적 사고

3) 과거에 집착하는 사고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는 불안, 우울,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들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 집착하는 것은 곧 ‘나’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으로, 긴장감과 자기 파괴적인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이런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필요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사랑, 감사, 연민 같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자신을 해방시키고 자아가 확대되면서 긴장도 이완된다.

 

달라이 라마는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자기 자신도 구원하는 이러한 전환을 ‘현명한 이기주의 Wise Selfish’라고 불렀다.

이타주의가 회복탄력성에 실제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타인을 도울 때 우리 몸에서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는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입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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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신의 잘못된 과거를 끊임없이 곱씹으며 후회하고 원망하는 습관은 자신만 피폐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붙들고 불평하는 것은 자신에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를 그만 놓아주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현실을 수용하고 과거의 경험에서 긍정적인 점, 배울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힐링TV> <HM헬톡멘톡>을 참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2016년 3월 9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이 시작됐다.

바둑도 둘 줄 모르고 관심도 없던 사람들조차 이 대결을 숨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인간의 자존심이 걸려있었기 때문.

 

5천 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바둑, 361개 점에 돌을 놓으며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두고 싸우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나 인공지능이라도 창의력과 직관 능력을 가진 한 인간의 감각을 절대로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하고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며 인간의 영역에 도전한다 하더라도, 바둑만큼은 AI가 넘보지 못할 영역이라고 자만했었다.

 

 

이세돌 9단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일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포기하지 않는 승부사 기질을 갖춘 가장 인간적인 바둑을 두는 기사로 평가되었기 때문에 구글은 이세돌을 알파고의 가장 적합한 상대라고 생각했다.

그는 알파고와의 대결을 며칠 앞둔 인터뷰에서, ‘단 한 판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다섯 대국 중 내가 한 판이라도 진다면 알파고가 승리한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당시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인공지능의 한계를 확인하며 인간의 우월함을 즐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세돌 9단의 충격적인 패배.

예상치 못한 알파고의 실력에 당황한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제2국과 제3국까지 내리 패하며 인간 대표는 무너져 내렸다.

 

게임은 3 대 0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지만, 이세돌 9단은 마음을 다잡고 제4국 78수에 신의 한 수를 두며 값진 1승을 얻어냈다. 이 승리는 인간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가 되었다.

이틀 뒤에는 제5국에서 알파고에게 승리를 내주며 이세돌 9단은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당시 알파고는 1,200여개의 CPU와 48개의 TPU 그리고 천 대의 서버를 활용하며, CPU 한 대당 1초에 1,000회 이상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매 수마다 완벽하게 승리하는 수를 계산해냈다.

그리고 몇 달 뒤 2016년말, AI에게 인간이 바둑으로 패배했다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진다.

 

온라인 바둑사이트 타이젬에서 아이디 Magister가 등장해 세계 최고의 기사들을 연이어 꺾으며 30연승을 한다. 이어서 한큐바둑으로 옮겨 Master라는 아이디를 쓰며 또 30연승을 이어가는 동안, 당시 한국 랭킹 1위 박정환 9단은 5패,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커제 9단은 3패, 일본 랭킹 1위 이야마 유타 9단까지 1패를 하며 초일류 고수들을 상대로 60전 60승을 거둔 것이다.

 

얼마 후 구글 딥마인드의 CEO Demis Hassabis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Magister와 Master 두 아이디 모두 새로운 알파고임을 밝혔고, 한층 더 강해진 알파고에 인간 바둑기사들은 엄청나게 당황했다.

그리고 2017년 5월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이 알파고에 3 대 0으로 참패를 당하며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커제는 ‘결코 AI를 이길 수 없음을 깨닫고 나는 추위를 느끼며 몸을 떨었고, 내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었다’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그렇게 바둑계를 평정한 알파고는 인류가 받은 충격을 뒤로한 채, 무심한 듯 은퇴를 선언하고 떠났다.

 

 

미래의 역사가들은 아마도 5천년 바둑의 역사를 AI의 등장 전후로 나눌 것이다.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이 그 경계가 될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국 이후 전통 있던 바둑 종합기전들이 상당수 중단되었다.

 

59기 전통의 국수전부터 43기의 명인전, 10기의 박카스배 천원전 등이 2016년부터 열리지 않고, 인간을 대표했던 이세돌은 알파고와의 대결이 있은지 3년만인 올 3월에 은퇴를 시사했다.

그리고 이 대결 이후 바둑을 두는 방법도, 바둑을 배우는 방법도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바둑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나가 스승을 찾고 기원에 나가 호적수를 찾았지만, 지금은 컴퓨터 앞에 앉아 AI에게 바둑을 배운다.

 

제자를 기르고 후배를 키우는 후진 양성이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또 프로기사들도 AI로 훈련하고 있다.

커제 9단은 AI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만 자신의 장점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고, 현 랭킹 1위 신진서 9단 역시 AI를 무시하거나 등한시하면 바둑을 잘 둘 수 없다고 말한다.

 

바둑의 정석 또한 바뀌었다. 수천 년 동안 사람이 바둑을 두며 무한한 가능성을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정석, 이미 검증된 방정식과 같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AI는 바둑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파괴하며 좋은 수와 나쁜 수의 경계를 허물었다.

 

알파고의 은퇴 이후 수많은 바둑 AI가 등장하며 AI 바둑대회가 열리고, 인간 바둑대회에서도 대국 중에 몰래 AI의 도움을 받을 수 없도록 과거에는 없었던 휴대전화나 IT기기 반입금지 같은 엄격한 규제도 생겼다.

이제는 AI가 가장 강하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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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이런 질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차피 AI를 이기지 못할 거라면 인간은 왜 바둑을 두어야 하는 것일까?”

이제는 바둑 프로기사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동안 프로기사의 가장 큰 목표는 최고의 실력으로 훌륭한 기보를 남기는 것이었지만, AI가 등장하면서 프로기사의 역할이 예전 같을 수는 없다는 것이고, 또한 알파고가 일으킨 충격은 바둑의 영역뿐만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삶의 양식 자체가 겪게 될 엄청난 변화가 암시되어 있다.

사고한다는 것, 학습한다는 것, 창의성이라는 것, 도구라는 것 등에 대해서 우리는 처음부터 철학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자료 출처 : <Issue 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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