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간단한 메모로 시작되었다. 기억력이 좋지 못해 늘 어딘가에 적어두어야 했다. 여러 해 작성한 메모노트는 책장 한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 삶에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래도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고, 어느덧 메모노트는 10여권을 넘어서게 되었다.


한동안 잠자고 있던 메모노트를 펼치는 순간, 그 속에는 새로움이 가득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들여다보곤 했다.

과거에 내가 했던 일과 생각들을 되새기며,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메모에서 시작된 글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일부가 되면서, 차츰 일기로, 독서노트로 확장되었다. 일기를 통해서 나를 관찰하며 반성할 수 있었고, 독서노트는 나와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면서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었다.


글쓰기는 결코 변할 것 같지 않던 나 자신을 서서히 변화시켰고, 결국 인생이 180도 바뀌는 경험까지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작가이자 유튜버, 포토그래퍼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글쓰기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도움이 되는 책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를 살펴보자.


책을 펼치자마자 17년차 베테랑 PD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는 대박이야. 인생이 바뀌어! 그러니까 막 써봐!’

저자의 첫마디에 100배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는 단 한 문장의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으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숨어있던 잠재력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듯 진짜 기적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타인이 아닌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펜을 드는 순간,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가 시작된다.

한 글자 한 글자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드는 순간, 다양한 자극이 일어나며 잠자고 있던 모든 감각이 살아나게 한다.


그리고 이는 평소 익숙하게 보던 대상들도 낯설게 바라보게 하며, 자연스럽게 주변을 관찰하고 경청하는 일로 이어지게 한다.

문장이 쌓일수록 삶의 질문은 늘어나고, 이에 답하면서 복잡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우리의 생각은 글로 옮겨 쓰기 전까지 막연할 때가 많지만, 글로 옮겨지는 순간 그 생각은 명료해질 뿐 아니라 행동하는 힘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글을 쓸 때,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나를 향한 메시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향해 말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 나를 향한 메시지인 일기는 가장 손쉽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글쓰기 방법 중 하나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단지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언가를 느끼고 성찰하게 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머문 8년 동안 일기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노트에 뭔가를 기록하고 일기를 쓰며, ‘제 인생에서 글쓰기란 제가 믿는 것, 제가 보는 것, 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훈련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위대함과 평범함의 차이는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생각을 붙잡아 두는 습관의 차이라고 한다.

글쓰기는 생각을 붙잡아두는 가장 좋은 도구이며, 자신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촉매제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특별한 비법이란 없다.

지식이든 생각이든 한두 문장이면 충분하다. 일단 시동만 걸리면 글쓰기는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마법과 같은 힘을 일으킬 것이다.


그냥 가볍게 한 줄만 써보자. 또 내일도…


17년차 PD 김민태 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북올림>을 참고




세계 최고의 IT 기업 ‘구글’.

그러나 그들도 처음에는 고난을 면치 못했다.


2000년 초 미국 IT 업계는 새로운 광고 엔진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오버추어 overture’였는데, 그들은 막강한 자금력과 풍부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작은 기업에 불과했고 그들이 만든 ‘애드워즈 엔진’은 제대로 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 페이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고, 어느 날 회사 주방에 단 3단어가 적힌 작은 쪽지를 적어놓았다. ‘이 엔진 형편없네’ 그리고 이 쪽지 한 장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구글의 엔지니어였던 제프 딘은 카푸치노를 마시기 위해 들어선 주방에서 우연히 쪽지를 발견했고, 비슷한 문제를 처리한 기억이 떠올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엔진을 손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애드워즈 엔진’ 덕분에 구글은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서게 되었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오버추어는 내부 분열과 관료주의에 발목이 잡혀 구글에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구글은 모든 수익 플랫폼에 이 광고 엔진을 얹어서, 굳세고 창대한 미래를 기약하며 잘 먹고 살고 있다.


왜 똑 같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어떤 프로젝트는 성공하고, 어떤 건 실패하는 걸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MIT에서 연구가 시작되었고, 성공하는 프로젝트의 공통점이 드러났다.

비결은 바로 ‘높은 소통 수준’.

케미가 뛰어난 집단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도 일사불란하고 재빠르게 처리했다.


무엇이 높은 수준의 소통을 불러오는 걸까?

비슷한 나이? 비슷한 학력? 같은 대학이나 지역 출신?

그런데 정작 구성원들의 화합을 좌우하는 요인은 다른데 있었는데, 바로 ‘책상 간격’이었다.


최고의 팀을 만드는데 뛰어난 지능이나 폭넓은 경험은 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책상의 위치와 거리가 소통 수준과 긴밀한 연관이 있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사람들의 소통 빈도가 늘어난 것이다.

높은 소통 수준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마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셈이었다.




세계 최대 신발쇼핑회사 ‘자포스 Zappos’를 (2009년 아마존이 인수.합병) 운영하는 토니 셰이 CEO는, 소통의 원천이 ‘충돌’이라고 말한다.

“저는 돌발적으로 이뤄지는 사람들의 만남을 ‘충돌’이라고 부릅니다. 충돌이 모든 조직의 기본이자 화합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은 충돌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 동선 조절을 넘어, 자포스 본사를 둘러싼 거대한 땅을 매입해 사원들을 위한 도시를 짓고 있다.

“저는 온실을 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래리 페이지가 적은 쪽지를 제프 딘이 발견하지 못했다면, 구글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구글의 창립자와 한 엔지니어는 회사 주방에서 쪽지로 ‘충돌’했고, 그 결과는 기적 같은 성과로 돌아왔다.


모든 회사가 직원들로 하여금 소속감을 높이고 화합하기를 원하지만, 신입 연수 때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고 직원들의 소속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속감과 협동심은 사람들이 마주치는 가운데 오고 가는 소소한 친밀감에서 발생한다. 이를 위해 성공하는 기업들은 고급 커피머신을 설치하고 휴게실을 넓히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단지 휴게실의 테이블을 10인용으로 바꾼 것만으로도 생산성이 10%나 향상된 경우도 있다.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화합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더 많이 충돌해야 한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하고, 마주치면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회장님’을 상대로 소속감은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경영진이라는 특권의식에 휩싸여 갑질과 폭언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다.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근본적인 소통을 개선해야 한다.

구성원이 충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그리고 그 충돌에 기꺼이 참여하라. 그것이 최고의 케미를 만드는 비결이 될 것이다.


대니얼 코일 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를 참고




친구와 처음 시작한 인터넷 배너광고 회사.

“직원이 10명도 안 되던 시절까진 매일 회사에 가는 게 즐거웠어요.”


직원이 100명 정도로 성장하고 수익도 증가한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때,

“저는 이제 회사가 즐겁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만든 회사에 가기 싫다니…ㅠㅠ”


회사가 커질수록 직원들 사이의 균열 또한 커짐을 깨달은 CEO 토니 셰이. 성공의 달콤함은 과감히 내려놓고 2년 후, 온라인 신발 판매 회사에서 다시 시도하는 그의 행복 찾기.

행복하지 않은 직원들로부터 좋은 서비스를 끌어낼 수 없다.’




그가 행복하기 위해, 직원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전 직원들과 고민하며 만든 핵심가치 중 하나 ‘소통’.


가장 먼저 직원들과 소통하기.

언제든 터놓고 이야기하도록 사무실의 문과 벽을 제거, 또 직원들 사이에 마련된 그의 자리.

“직원들의 대화에서 불만이나 좋은 의견들이 나오면 저도 바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진심으로 고객과 소통하기.

‘어머니 신발을 주문했었는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반품 기한을 놓쳤어요.’

“저희 택배 직원을 보내 반품 처리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조화(弔花)를 전달해 고객을 위로했다.


‘신발을 주문하고 싶은데, 홈페이지에 제가 찾는 신발이 없어요.’

“그렇다면 다른 업체 사이트의 신발을 추천해드릴게요.”

심지어 10시간 43분 동안 한 고객과 상담한 직원을 칭찬하는 이상한 콜센터.


이 회사의 직원 평가 항목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상담을 했는가’가 아닌, ‘고객과의 소통 지수’

고객 재구매율 75%, 연 매출 10억 달러 달성, 일하기 좋은 기업 100개 중 6위. (포천 2011 선정)

“직원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할 때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같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일하게 돼요.”



2009년 거대 기업과 회사합병이 결정된 때에도, 모든 직원들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일.

‘회사 가족들에게,

메일 전체를 20분만 집중해서 읽어주세요.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합병 소식과 이유에 관해 이야기할게요.

단순히 합병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업문화와 고용,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거예요.

From 토니 셰이, CEO


합병으로 동요할 것을 걱정하여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보낸 A4용지 6장 분량의 메일.

회사의 동요를 새로운 도전과 기대로 바꾼 ‘공개적이고 정직한 소통’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이 회사를 인수하는 이유 역시,

“이 회사만이 가진 기업문화, 리더십, 전설적인 서비스 등을 얻기 위해서이다.”

- 세스 고딘, 마케팅 혁명가(?) -


직원 1,500명 규모의 회사가 소통을 통해 이뤄낸 기적


“세상을 뒤집는 혁신은 사람들이 같은 생활공간에서 마주치고, 부대끼고, 나누고, 협업하는 가운데 절로 나오는 것이다.”

- 토니 셰이, CEO -


이시즈카 시노부 저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토니 셰이 저 <딜리버링 해피니스>, <EBSCulture>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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