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도 언젠가 죽는다는 걸 잊지 말라’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이다.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대학 졸업 축사에서, 암 투병을 통해 얻은 죽음과 삶에 대한 자신의 깨달음을 생생히 전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곧 죽는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하며, 죽음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최종 목적지라고 말했다.

 

“제가 17세 때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매일 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간다면, 당신이 분명히 올바르게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지금부터 ‘여러분 인생에서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24시간 뒤에 죽는다고 생각하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남은 시간을 보내야 할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은 시간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철학 하면 왠지 따분하고 재미없게 느껴지곤 하는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우리가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어떤 이는 철학 이야기에 ‘공자, 소크라테스가 밥 먹여 주냐?’라며 쓸모 없는 학문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철학은 매우 유용한 학문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가 철학을 소홀히 대하는 큰 이유는 당장 삶에 적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학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핵심만 공부해서 삶에 적용하고자 한다.

사유과정은 생략한 채 철학자들이 남긴 명제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결론만으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그들이 세상을 관찰하는 과정, 사유의 태도 등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삶에 큰 자극이 될만한 신선한 가르침을 얻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생각의 깊이를 넓혀주고 삶의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철학 사상 3가지만 살펴보자.

 

1) 타불라 라사 Tabula rasa

 

이것은 라틴어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이란 뜻이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인 존 로크는 사람의 심성은 태어날 때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석판, 즉 타불라 라사와 같다고 생각했다.

 

당시 이 개념은 세습 왕권과 귀족 신분의 정당성을 뒤흔드는 기폭제가 됐다. 지금이라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고관이지만, 로크(1632~1704)가 살던 당시 사회에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누구나 태어날 때 상태가 ‘백지’라는 것은 인간에게 타고난 우열이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의 소양은 모두 태어난 후에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인간은 교육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로크는 현대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를 빼놓고 자유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절대왕정 시대에 정부의 구성과 한계에 대해 뚜렷한 금을 긋고, 보다 확장된 대중의 권리를 천명한 그의 정치이론은 이후 민주주의의 토대가 되었다.

결국 로크의 이론은 영국의 명예혁명을 성공시켰고,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 독립선언서의 밑그림이 되었다.

 

존 로크는 ‘타고난 능력이란 없다. 경험을 통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의 주장처럼 우리가 ‘경험과 학습에 의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면 인생의 어느 시점에나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시대, ‘다시 새롭게 배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특히 오늘날처럼 기술의 발달이 급진적인 사회에서는 한번 배운 지식이 금세 진부해지고 마는 경향이 있다.

이 사실을 생각할 때, 자신의 경험을 초기화시키고 다시 백지 상태로 돌릴 수 있느냐가 인생 2막의 명제가 될 것이다.

 

 

2) 타자의 얼굴

 

철학에서는 남을 타자(他者)라고 부른다.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무엇보다 ‘타자’의 중요성과 가능성에 대해 논한 철학자다. 그가 말하는 ‘타자’는 ‘소통이 안 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에서 서먹한 상대, 소통이 안 되는 타자가 왜 중요한 것일까? 이에 대해 레비나스는 다음과 같이 간단히 답한다.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다”

 

그는 자기중심적 전체성을 깨뜨리고 타자의 무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들은 자기 시점에서 세상을 이해한다 해도 그것은 타자에 의한 세상의 이해와는 다르다. 물론 타자의 견해를 ‘네 생각은 틀렸어’라며 부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인류에게 일어난 비극의 대부분이 자신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고 단정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나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다른 타자를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 할 수 있다.

 

일본 역사학자 아베긴야 교수는 안다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바뀐다’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즉 안다는 것은 그것에 의해 자신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사실이다.

레비나스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와의 관계라 하더라도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이해의 가능성을 교환하고 이로써 관계성을 파괴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정답인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가 말한 ‘타자’의 개념은 오늘날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3) Ressentiment

 

철학 책을 보면 ‘르상티망’이란 말이 나온다.

‘약자가 강자에게 품는 질투,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이다. 한마디로 시기심과 질투로 번역할 수 있는데, 르상티망을 잘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사례로 살펴보자.

어느 날 굶주린 여유가 잘 익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나무를 보았다. 그 여우는 갖은 수단을 동원해 포도송이를 따먹으려고 시도해봤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포도송이는 여우가 도저히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다.

 

결국 여우는 허탈하게 실망하며 마음을 바꾸었다. 그리곤 중얼거린다. “이 포도는 엄청 신게 분명해. 이런 걸 누가 먹겠어!”라며 가 버렸다.

여우는 손이 닿지 않는 포도에 대한 분한 마음을 ‘저 포도는 엄청 시다’라고 생각을 바꿔 르상티망을 해소해 버렸다.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에 따르면 열등감에 사로잡힌 개인은 르상티망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하나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기준에 순응하고 복종함으로써 그 감정을 해소한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꾸면서 그 감정을 해소한다.

 

쉽게 말해 누군가는 명품가방을 구매함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는가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을 바꿈으로써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것이다.

매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은 철저히 르상티망을 이용한다. 인간의 마음을 탐구함으로써 사업을 지속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르상티망을 관찰하여 돈을 벌 듯, 소비자 역시 자신이 무언가를 원할 때 그 욕구가 ‘진짜 자신’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타인이 불러일으킨 르상티망에 의해 가동된 것인지를 분별해 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김형철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철학의 힘>이란 책에서,

‘철학의 힘은 현실에서 힘이 없다는 사실에서부터 나온다’라고 했다.

아무리 철학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는 ‘철학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이렇게 답한다.

“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무엇이 쓸모 있고 없는지는 우리 스스로가 판단하는 것입니다. 철학만 공부하면 세상을 모르게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철학을 공부하고 다른 지식을 접붙이면 세상을 확연히 볼 수 있게 됩니다.

철학은 숲을 보는 학문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지혜가 더 우러나오는 그런 학문입니다.”

야마구치 슈 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북올림>을 참고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의 인구는 약 900만 명, 면적은 2만㎢로 인구나 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1/5 정도의 국가다.

천만 명도 안 되는 적은 인구, 국토의 70%가 사막지역으로 매우 척박한 환경, 매번 주변의 아랍국가들과의 전쟁,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다른 나라를 갈 수 없는 고립된 상황 등, 이스라엘은 여타 부자국가들과 어울릴 수 없는 악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은 전쟁을 해가면서도 믿을 수 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흔히 이스라엘의 성공 비결에 대해 유대인이라는 민족이 유전적으로 똑똑하다, 오랜 우방국인 미국이 전폭 지원 중이다, 군사 및 방위 영역에서 좋은 민간 기업들을 많이 키워냈을 것이라고 분석하곤 한다.

그런 것들이 이스라엘의 성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전문가들이 꼽는 이스라엘 경제 기적의 핵심은 혁신을 바탕에 둔 기업가 정신과 벤처기업 열풍으로 본다.
1인당 GDP는 4만불 이상이며, GDP 대비 R&D 투자비율이 세계 1위, 한 해 창업하는 벤처기업수가 유럽 전체의 벤처기업 수를 능가하는 실정이다.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가 ‘창업자들에겐 이스라엘이 미국 다음으로 최고의 나라’라고 할 만큼 창업과 혁신의 나라이며, 세계 최고 기술기업 MS, 인텔, 시스코와 같은 회사들은 이스라엘의 벤처회사를 인수하거나 이스라엘에 R&D센터를 설립하곤 한다.

 


책 <창업국가 Start-up Nation>에서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창업이 활발한 국가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밀을 소개한다.

1) 후츠파 정신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담대함, 저돌성, 무례함, 오만함 등을 뜻하는 말로 형식과 권위에 얽매이지 고, 자기 의견을 당당히 밝히는 도전정신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학교, 집, 군대에서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것을 올바른 가치관으로 삼는다. 그들은 당연한 것에 도전하고, 형식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모든 것을 토론한다.

어린것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싸가지없게 비판한다고 비난하는 문화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개개인의 머릿속에 머물 수밖에 없다.
다행히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열린 대화를 하는 것이 올바른 가치관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권위와 짬밥, 가방끈으로 찍고 누르기는 여전하다.

아직 과감한 비판정신과 용기가 문화적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갈구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권위와 질서를 유지하고 싶은 이중적인 모습일 것이다.

 


2) 방랑벽 및 개척정신
이스라엘 사람들은 여행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젊은 시절 몇 년간 의무적인 군생활을 해야 하므로 그것이 끝난 후 ‘해방감’을 위해 주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인접한 아랍권 국가는 단 한곳도 여행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로 여행을 다닌다. 여행 원칙도 ‘멀리 가라’, ‘오래 머물러라’, ‘깊이 보라’ 등이다.


이런 문화 때문에 젊은이들이 서른 살쯤 되면 희귀한 기회를 찾으려 하고 낯선 환경에 뛰어들며, 자신과 다른 문화에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제대한 이스라엘인들 대부분이 35살 이전에 12개 이상의 국가를 방문한다고 추정된다. 그들이 전 세계를 누빈 경험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그 결실을 맺는다. 그들의 세일즈는 전 세계로 향하고, 자신과 기업을 넘어 모국 이스라엘을 세일즈 한다.

 

 

군인들 휴가/외출 탄창2개 휴대, 비상시 전투개시


3) 군대
모든 남녀는 18세에 징집된다.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간 복무한다. 좀 황당한 사실은 여기서는 탈피오트로 불리는 엘리트 부대에 합격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노력한다는 사실이다.
수학, 물리학, 지성과 인성, 신체능력 등 모든 면에서의 요구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엘리트 부대에 들어갈 수 있다.

그 대신 탈피오트 부대에 합격하면 6년간 복무해야만 한다. 국가가 최고의 교육과 경험을 주는 대신 일반병보다 더 오랜 기간 군복무를 해야 한다. 그래도 서로 들어가려고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고 한다.
영토와 인구가 적은 이스라엘은 질 높은 최첨단 기술 교육을 시킴으로써 최고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이 군대 운영에 적합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엘리트들은 제대를 하면 그 동안 체득한 기술적 지식, 실전 경험과 리더십을 통해 민간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더 큰 활약을 한다. 한편 이스라엘은 20여 년간 매년 예비군 훈련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들은 함께 군생활을 해온 동료들과 연속선상에서 훈련을 받는다.

젊은 시절의 군대 동료들이 인생 전반을 거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주는 효과가 있으며, 실제 엘리트부대 예비군들의 네트워크는 마치 미국 아이비리그 MBA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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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탈계급적 문화와 로시가돌적 사고방식
로시가돌적인 사고방식이란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만, 자신의 판단을 더욱 중시하고 상관에게 도전하는 태도다. 상명하복의 문화는 질서 정연함을 가져오지만, 유연한 사고방식과 창의성을 잃게 만든다.

최근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탈권위적, 탈계급적 문화를 강조하면서, 사회의 리더들은 권위가 없는 척 ‘탈권위’를 보여주고 있다.

댄 세노르, 사울 싱어 공저 <창업국가 : 21세기 이스라엘 경제성장의 비밀<BetterLife>를 참고

가짜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을 그저 예측하려 하고, 부자도 아니면서 부자 되는 법을 알려주려 하고, 제대로 모르는 걸 아는 척하며 뱉어내고, 그걸로 돈을 번다.

 

겉으로는 좋은 대학을 나온 지식인, 진실만을 말할 것 같은 언론인,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속을 살펴보면 그들은 협잡꾼일 뿐이다.

자신의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말만 하고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사람들이다.

 

 

<스킨 인 더 게임>은 이런 가짜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헛소리를 규명하고 책임지지 않는 자들을 걸러내는 법을 알려준다.

월가의 현자라고 불리는 책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가짜 전문가들이 세상을 위험하게 만들면서도 책임 하나 지지 않고 오히려 사익을 챙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사람을 제대로 보려면 말보다 행동을 봐야 하고,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에게 어느 지역 부동산이 오른다고 추천한다면,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그가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봐야 한다.

 

추천이 틀렸을 때 손해 보는 사람이 그 사람 자신이어야 한다. 자신의 핵심 이익이 걸려 있는 사람이 그 일에 관여해야 한다. 의사결정은 책임지는 사람만이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학자가 국제 분쟁에 대해 조언하고, 가만히 보너스만 받고 있는 기업 임원이 리스크를 높여가며 기업을 경영할 때, 국가가 무너지고 금융위기는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밥 루빈이다. (직격포구만ㅋ)

그는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했고 미국 지폐에 서명이 올라가 있는 사람이다. 2008년까지 시티은행 회장으로 10년간 일하면서 그는 1억 2천만 달러가 넘는 보수를 챙겼다.

 

당시 금융업계 사람들은 대학 밖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 이론으로 리스크 모델을 만들어 상당한 돈을 벌고 있었다.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시티은행은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런 시티은행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밥 루빈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는 불확실성을 만들어 금융위기를 초래했지만, 이익만 챙겨 그대로 뒤로 빠져나갔다.

 

이렇게 지금 시대의 가짜들은 틀려도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는다. 잠시 조용히 있다가 이내 다른 곳에서 다른 말을 하기 시작한다.

옛날 같으면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처벌받았다. 대표적인 법전 함무라비법에는 다음의 조항이 있다.

 

건축업자가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이 무너져 거주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건축업자는 사형에 처한다.

함무라비법을 관통하는 중심 원칙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면서 이익만 취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문명화가 이뤄지고 지식 계급이 생기면서 행동과 책임이 분리되었다.

예측이 틀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고 하면 그만이고, 기업이 망해도 보너스만 챙겨서 나오면 그만이다.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자, 가짜 지식인들이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세상을 안다고 착각하고 마음대로 국가 정책에 조언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 조언을 하며 돈을 챙겼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엄청나게 많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복잡계다. 복잡계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모두 파악하더라도 집단으로서의 움직임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발생률이 극히 낮지만 위험도는 매우 높은 ‘테일 리스크 Tail Risk’가 있다. 책상 앞에서 이론으로만 세상을 보는 가짜 전문가들은 이런 테일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예측은 빗나가고, 투자 조언은 쓰레기가 되고,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가짜 전문가를 믿었던 대중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론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행동에 책임까지 온전히 지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책은 이렇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

‘잘못된 조언에 상응하는 처벌이 없는 경우에는, 조언이 직업인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마라. 말로 하는 예측은 베팅이나 행동하는 것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미래 상황에 대한 예측은 아예 무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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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를 들이대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유사 이래 협잡꾼들이 즐겨 사용해온 방식이다. 가짜 전문가들을 거르고, 책임을 지고 현실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찾고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또한 말보다는 행동하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다하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저 <스킨 인 더 게임 : 선택과 책임의 불균형이 가져올 위험한 미래에 대한 경고> <책그림>을 참고

우리는 유창하게 말하는 것을 높게 평가하곤 한다. 말이 유창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머릿속 생각들을 음성으로 내뱉을 수 있는 순발력을 지녔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좋은 언어능력을 훈련 받아왔다. 언어를 익히도록 화면 속의 뽀로로는 쉴새 없이 재잘거렸고, 부모들은 입을 떼는 아이에게 관심과 주의를 기울였다.
학교에서는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똑똑하다고 인정되었고, 직장의 면접에서도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들이 유리했다.

그렇게 말을 하도록 강요 받았고, 그게 맞는 것인 줄 알았다.
사람들은 끝없이 스피치 학원을 찾고, 대화법 책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서로가 자신을 드러내고 자랑하고 과시하고 표현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그런 뛰어난 말솜씨를 가진 친구들과의 대화가 즐거웠던가?
나의 현란한 말재주로 입이 움직이고 있을 때, 상대방은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는가?
TED에서 최고 조회수를 기록한 대화의 연금술사 셀레스트 헤들리는 그녀의 저서 <말센스>를 통해, 말을 잘하고 싶다면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으라고 말한다.

 


우리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기보다 자기하고 싶은 말하기에 바쁘다.
제니는 지금 강아지를 잃고 슬픔에 빠져있다. 친구인 지수는 제니를 위로하고 싶어 이렇게 말한다.
‘나도 어릴 적 3살짜리 강아지를 교통사고로 잃어본 적이 있어.’

위로하고자 했지만, 제니가 슬픔의 주인공이어야 하는 상황에 지수는 본인의 이야기로써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진정으로 대화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주인공이 되려는 것을 멈춰야 한다.
물어보지도 않은 것들을 길게 설명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첫째 그 심리는 상대에게 충고나 조언을 함으로써 그 사람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주로 부모, 선생님, 직장상사가 그렇다.
한편 관심병이 있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거나 관심 받고 싶어 말을 길게 늘어놓는 경우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주로 그렇다.

특히 사람들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학력이 낮거나, 가난하거나, 지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충고나 조언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고 모두가 평등하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자신보다 못하거나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꾸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이 인정받고, 타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생활 식사 자리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임직원이 모인 회식자리에서 사장님은 일장연설을 한다. 실컷 떠들고 기분이 좋아진 사장님은 ‘너희들끼리 한잔 더해’라는 말을 하며 사라지고, 그 다음부터는 부장님의 쇼타임이 시작된다.
부장님 일장연설 뒤에 ‘과장님’, 그리고 집에 가는 택시는 ‘대리님’의 연설로 가득하다.

하고 싶은 이야기만 실컷 하고 전화를 끊는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열심히 떠든 친구는 기분 좋은 대화를 했다고 느끼지만, 듣기에 열중한 친구는 그 친구의 전화를 서서히 받지 않기 시작한다.
실제 연구로 자기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 두뇌의 쾌락 중추를 활성화시키며, 이는 섹스, 코카인, 설탕 같은 쾌락물질에 대한 반응과 유사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불안감에 휩싸였을 때 말을 쏟아내든가, 특정 주제에 관한 자신의 지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거나, 단순히 듣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책 <말센스>에서는 우리가 자주 실수하는 대화습관과 어떤 사람과도 마음이 통할 수 있게 하는 말센스에 대해 다루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알아보자.

먼저, 대충 아는 것을 잘 아는 척 하지 말라.
시즌만 되면 본인이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면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는 자들이 많다. 심지어 모두 틀린 정보다.
또한 가본적도 없는 여행지에 대해 마치 가보기라도 한 것처럼 조언하곤 한다. 

아는 척해야만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준다는 생각이 대화를 망치고 있다. 잘 모를 때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보를 왜곡시키지 않고 진실된 관계로 나아가게 한다.
머릿속의 생각은 그대로 흘려 보내야 한다.

대화를 하다 보면, 우리는 계속해서 다른 생각에 사로잡힌다.
‘나라면 이랬을 텐데…’ ‘그땐 이랬었는데…’ ‘왜 그런 생각을 고집할까?’ 등이다.
그래서 상대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본인이 끼어들 타이밍만 지켜보면서 한마디 할 생각만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더라도 흘려 보낼 줄 알아야 한다.

말할 타이밍만 보고 있는데, 어떻게 상대의 말에 집중할 수 있겠는가?
특히 정치적인 이야기, 본인의 생각과 의견, 자신의 지적 견해를 표출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앞에 있는 사람에게 하지 말고 블로그에 글을 쓰면 된다.

지금 앞에 있는 대화 상대방은 당신이 지금 푹 빠져있는 주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소통의 달인들은 의외로 말솜씨가 유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들의 말은 절제되어 있고, 과도한 제스처도 쓰지 않으며, 오히려 들어주는 것에 능숙하다.

대화는 인간이 터득하기 어려운 두 가지 기질을 요구한다. 바로 ‘인내’와 ‘집중력’이다.
그래서 진정한 대화로 이끌 수 잇는 자들은 세상에 많지 않다.
종합해보면 좋은 대화를 하고 말을 잘하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말하고 싶은 욕구를 참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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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화는 말을 하고픈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고 창의력까지도 키울 수 있다. 상대방의 뇌 속에는 나의 뇌가 가지지 못한 지식, 통찰력, 공감력, 창의력, 유머감각, 표현력이 무궁무진하다.

좋은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은 그 많은 보물을 버리는 것과 같다. 대화를 통해 인간은 지금껏 발전하고 진보할 수 있었다.
좋은 대화가 만들어지고 사람들로부터 마음을 열게 하는 사람이 되는 순간은, 말재주가 아닌 말센스를 갖춘 순간부터이다.

책 <말센스>와 함께, 행복한 대화법을 익혀 모두가 기분 좋은 대화만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셀레스트 헤들리 저 <말센스 :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BetterLife>를 참고

연공서열이 사회생활 주요 기준인 대한민국.

과연 나잇값을 제대로 테스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어떤 존재인지?'조차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이 드문데, 나잇값 같은 건 별로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러니 What은 건너뛰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How로 넘어가자.

사르트르가 이 질문을 받았다면, "앙가주망 하라!"고 소리를 질렀겠지.

 

여기선 나이 불문하고 어른들의 전가의 보도라는 ‘훈수’와 ‘훈계’의 차이를 알아보자.

좀 더 제대로 늙어가는 방법도 터득할 겸...

얼핏 비슷한 늬앙스를 지닌 것 같지만, 두 단어는 전혀 반대의 개념이다.
▶훈수 :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듯이 말함. (긍정 Positive)
▶훈계 : 잘못하지 않도록 타일러 주의시킴. (부정 Negative)

 


‘꼰대’ 개념은 엄밀히 말하면, 훈계를 하면서도 훈수둔다고 착각하는 사람을 뜻한다.
사실 좋은 훈수란 아주 매우 대단히 어렵다.
내 인생 건사하기도 힘든데, 남의 인생 잘 되도록 조언하는 게 쉬울 리 없을 테니까.

그래서 좋은 훈수는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주는 것이 80%란다. 그렇게 멘티와 감정적 동조를 해야 하는 게 훈수인데, 침 튀기며 이래라저래라 말해주는 게 대부분이라 좋은 훈수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단순히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에 쉽게 휩싸이지 않는 냉철한 사람이 좋은 멘토일 확률이 높다.
사실 훈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폭죽인 줄 알았는데 잘못 터뜨리면 핵폭탄으로 변하는 훈계가 문제일 뿐이다. 훈계를 하는 건 쉬워 보인다. 보통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는 일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면 끝이다.

하지만 대부분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해서 탈이 난다고 한다.
자라온 환경과 상황에 따라 사람들은 모두 관점이나 기준이 다른데, 자신의 경험이나 기준을 벗어나면 ‘틀림’으로 판단하면서 문제가 생긴다.

흔한 예로,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 중독이다.’를 생각해보자. 맞는 말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틀린 행동은 아니다. 그냥 보편적 기호가 다른 것뿐이다.
요즘 어른들도 30년 전 기준으로 보면, ‘요새 것들은 너무 자동차랑 전화 같은 것에 매달려 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좋은 훈계를 하고 싶다면 <디지털 치매>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같은 책도 좀 읽은 후, 그걸 너무 많이 쓰면 뇌 과학적인 악영향이 어떤지 썰래발이를 푸는 것이 그나마 훈계 범주에 들 것이다. 조언 받는 사람도 더 잘 받아들이고 고마워 할 수도 있다.

 


‘나이’에 관해 사회에 팽배한 아주 잘못된 오해는, 연령이 높으면 이해도 또한 높을 것이라는 착각이다.
논리의 문제는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수준이면 나이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의 두뇌 회전이 더 빠른 경우가 훨씬 많다.

나이는 인생 경험과 비례한다고 보는 게 맞다.
경험이란 시간 지나면 저절로 쌓이는 것으로 알지만, 그 정의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경험 : 자신이 실제로 겪어보고 얻은 지식이나 기능을 말함.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서 지식이 축적되지 않은 경험은, 세월만 흐른 것이지 제대로 된 경험은 아니다. 경험은 논리의 문제도 아니고 시간과 시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많이 보유할 확률이 높다. 그러니 나잇값을 인정받고 싶다면 경험의 풍부함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른의 필수 종목인 ‘경험’은 어떻게 증명될까?
바로 ‘신중함’이다.
올바른 경험을 많이 할수록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운’이 칠이고 자신의 ‘기’가 삼밖에 안 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운칠기삼? 셈법이 좀 이상해 보인다? 많이 쳐줘도 ‘運九技一’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까(꼬)딱하면 그 운구기일도 못되고 運柩忌日로 곧장 갈 가능성도 있다.^&^)

예상치 못한 일이나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많아서, 무엇 하나 성공한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깨우칠 때, 우리는 성숙해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경험 많은 사람들은 절대 함부로 조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주 신중하게 한다.
그리고 현상을 해결하는 조언보다는 문제의 근원을 생각하게 하는 조언을 한다. 성숙한 조언은 ‘머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게 된다.

반면에 별 생각 없이 주절대며 근거 없는 ‘훈계’를 하는 사람들은, 경험 부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나이 좀 많으면 어른 대접 받으려는 의식과 무의식이 울퉁불퉁 가끔은 뾰족뾰족 흉측하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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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대립 문제나 업무 비효율까지도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만든다.
모두가 한 번 정도는 진지하게 ‘나는 진짜 어른인가?’라는 당연한 물음을 스스로 던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만 해도 여러 사회적 문제가 의외로 순조롭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영준 저 <졸업선물 : 성공이 아닌 성장을 위한 이야기>를 참고

세상을 변화시킬 만큼 강력한 메시지
전 세계에서 보유한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리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핵무기는 모두 15,850개가 있다.’ 이런 표현이 위험해 보이는가?

‘전쟁을 넘어’라는 시민단체는 사람들에게 핵무기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들은 청중 앞에서 작은 양동이와 비비탄을 꺼냈다.
처음엔 한 개의 비비탄을 양동이에 던지면서 말했다.
‘이건 히로시마 원자폭탄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10개의 비비탄을 던지며 말했다.
‘이건 미국 핵잠수함 한 척이 보유한 미사일입니다.’

마지막에는 청중들 눈을 감게 한 후,
‘이건 전 세계에 존재하는 핵무기의 양입니다.’라면서 5천 개의 비비탄을 양동이에 쏟아부었다.
눈 감고 있던 사람들이 그 소리에 놀라는 게 상상이 되는가?
이처럼 강력하고 구체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수치와 설명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책의 저자 칩 히스와 댄 히스 형제는 속담, 신화, 광고 카피 등 다양한 사례를 10년간 연구한 끝에, 역사적으로 살아남은 문장에는 독특한 6가지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오래 기억되고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6가지 방법, 과연 무엇일까?

1) 단순성 Simplicity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이야기가 어려워지면 우리의 뇌는 기억하는 것을 거부한다. 어려운 걸 설명할 때도 기존의 정보를 활용해 단순하게 설명하면 좋다.

2) 의외성 Unexpectedness
예측당하지 말고 허를 찌르는 것.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허를 찌르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다른 백화점에서 산 제품도 포장해주고, 심지어 팔지도 않은 제품을 환불해줄 정도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합시다’라고 뻔하게 말하는 것과, ‘얼마 전 옆 타이어 가게에서 산 타이어를 가져온 고객한테 환불을 해줬어요. 우리 백화점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니까요.’라고 말하는 것.
어떤 것이 더 기억에 남을까?

 


3) 구체성 Concreteness
상세한 이미지가 떠오르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우리는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때가 생긴다. 이럴 때는 항상 ‘지식의 저주’를 주의해야 한다. 듣는 사람과 내가 가진 정보는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만 아는 말이나 용어로 설명하면 안 된다. 한국말 못 하는 외국인에게 말을 또박또박 천천히 한다고 한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한다.
서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를 때는 공감할 수 있는 도수, 사례와 이미지를 찾으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다.

 


4) 신뢰성 Credibility
신뢰성이 높은 메시지를 만들려면 권위자를 앞에 세우지 말고, 실제로 문제를 겪은 사람을 보여줘야 한다. 듣는 사람에게 ‘언제든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대학교수가 나와 ‘담배는 몸에 해롭습니다.’라고 말하면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오랜 흡연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이 나와, 담배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말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다.

5) 감성 Emotions
감성이 담긴 메시지로 행동을 이끌어보자.
2004년 카네기멜론 대학 연구진들은 아프리카 아동들에게 기부해달라고 말할 때, 어떤 편지를 보여주는 게 더 많은 기부를 이끌어내는지 실험해봤다.

첫 번째 편지에는 아이들이 얼마나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는지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쓰여 있었다.
두 번째에는 아프리카에 사는 일곱살 소녀 로키아가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통계자료와 로키아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첫 번째 편지를 읽은 사람들은 평균 1.14 달러, 두 번째는 2.38 달러, 세 번째 편지를 읽은 사람들은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을까? 놀랍게도 두 내용을 다 받아본 기부자들은 평균 1.43 달러를 기부했다.

지금까지 좋은 메시지를 구성하기 위한 5가지 요소,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을 언급했는데, 마지막은 이런 요소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는 것이다.
좋은 스토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만드는 스토리이다.

6) 스토리 Stories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게 되면 기억에도 오래 남을 수 있다.
미국의 J. F. 케네디 대통령은 많은 예산을 사용해 우주탐사를 하는 계획을 발표할 때,
‘우리는 항공우주 산업분야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우주산업 개발에 힘쓸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키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킨다.’ 이야기가 머릿속에 어떤 장면으로 그려지는가?
케네디의 이 발언은 5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메시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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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만드는 메시지는 대부분 비범한 사람으로부터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누군가가 메시지를 다듬고 연구해서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청중에게 착 달라붙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법’, ‘나쁜 소문을 떼어내는 법’, ‘학생들이 찰떡 같이 알아듣는 설명법’ 등 강력한 메시지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책 <스틱>을 읽어보자.
칩 히스, 댄 히스 공저 <STICK 스틱!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셀프메이드>를 참고

40년간 아이디어만 생각했다.
제일기획 ‘김프로’에서 ‘CIO (최고 아이디어 경영자)’ 그리고 CEO까지.
인생선배 김낙회가 버리고 지킨 것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1) 자부심이 없으면 프로가 아니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40년간 일하며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그의 얘기로는 어려운 집안 형편과 언론사 시험 낙방 후 들어간 직장이었지만, 당시 광고하는 사람들은 전문가 대접을 받지 못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고, 선배들 역시 그에게 ‘잘하는 게 뭐냐’고 다그쳐서 열등감에 휩싸인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일에 대한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그는 한 시간 먼저 출근해 그 시간을 온전히 자기계발에 썼다.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거나 어학공부를 무려 30년 동안이나 했다.
월급의 10%는 꼬박꼬박 일본과 미국의 광고 전문지를 정기구독하거나 자료를 구하는데 썼다. 모두 자부심을 갖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CEO 자리에 오른 그였던 만큼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직원들의 호칭을 사장부터 말단 신입직원까지 모두 ‘프로’라는 호칭으로 바꿨다.
이것은 직급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직원들에게 프로의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가 속해 있는 곳이 최고의 아이디어 회사다!’라고 말하는 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랐다.

 

2) 없음의 미학을 실천하는 삶

그에게는 삼무(三無)주의, 즉 3가지가 없어야 하는 원칙이 있다.

① 세상에 비밀은 없다 : 잘못을 저지르면서 그걸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헛된 안도감은 위험하다. 아무리 감추고 가리려고 해도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투명하고 정직하고 비밀은 없어야 한다.

② 세상에 공짜는 없다 : 뿌린 만큼 거두고 땀 흘린 만큼만 얻는 법이다. 뿌리지도 땀 흘리지도 않으면서 얻기를 기다리는 건 염치없는 일일 뿐 아니라, 결국은 나를 망친다.

③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 일등과 꼴찌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된다. 내가 이룬 것도 영원하지는 않다. 그러니 오늘 내가 가진 것들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

그는 행동하기에 앞서 늘 이 3가지를 생각했기에 인생의 성과라 할만한 것들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3) 나이에 상관없이 높일 수 있는 IQ

그는 반복, 습관적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온 사람으로, 우리는 이미 그가 만든 여러 광고를 만난 적이 있다. 제일제당 다시다의 ‘그래, 이 맛이야!’,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등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지능지수 IQ가 높았기 때문일까?

그는 지능이 아닌 다른 종류의 아이큐를 기르면 된다고 말한다.
먼저 상상력 지수 Imagination Quotient가 있다.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한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빌 게이츠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유일한 자산은 상상력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다음은 통찰력 지수 Insight Quotient가 있다. 통찰력은 요즘 실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말로, 이성과 직관이 섬광처럼 합쳐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부지런해야만 가능한 정보력 지수 Information Quotient.
마지막으로 정체성 지수 Identity Quotient가 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떠한가를 깨닫는 능력.

이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은, 자신의 잠재력을 믿고 슬럼프를 탈출할 줄 아는 능력이기도 하다. 한 곳에서 묵묵히 40년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갈수록 더욱 쉽지 않은 종류의 일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먼저 걸어온 이들의 경험을 배우는 것은 값지고 의미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사람에게는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일이다.

익숙한 길로 가는 안이함이 아닌
새로운 길을 향한 모험을 택할 때
우리의 다양한 아이큐는 빛날 것이다.
- 김낙회, 제일기획 전 CEO -

김낙회 저 <결단이 필요한 순간 :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를 참고

청중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며 소통하는 강연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을까?
TED 명강연 500여 편을 정밀 분석해서 밝혀낸, 소통과 설득의 필살기를 알아보자.

1) 스토리텔링 한다

TED는 연례 강연회 무대에 설 강연자를 초청할 때, ‘TED 십계명’ 석판을 보낸다. 그 중 제4계명이 ‘반드시 이야기를 하라’이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장벽을 넘나듭니다. 사람들 간의 동질성을 확인하게 해주죠. 타인을 간접 경험하고 현실과 상상을 간접 체험하며, 서로 닮았다는 걸 확인합니다.”
- Andrew Stanton <토이 스토리> 작가 -

이야기 서술 즉, 스토리텔링 기법은 벽을 허무는 도구가 된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소통 이론을 연구했다. 그는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보았다.

에토스 : 신뢰성 → 인정할만한 성과를 냈거나, 멋진 직함 또는 경력을 지닌 사람의 말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로고스 : 논리와 자료, 통계를 통한 설득을 의미한다.
파토스 : 감정에 호소하는 행위다.

 

 


TED 역사상 가장 긴 기립 박수를 받은 스티븐슨의 강연을 분석한 결과, 파토스가 강연의 64%를 차지했다. 에토스는 10%, 로고스는 25%뿐이었다.

준비하고 있는 발표 내용을 위의 세 가지 요소로 분류해 본 후, 파토스가 약하다면 말하는 주제와 직접 연관된 개인적 이야기를 집어넣는 방향으로 재구성해보자.
청중이 공감할만한 다른 이야기나 상품이나 브랜드의 성공 혹은 실패담도 괜찮다.

2) 탄성의 순간을 만든다

탄성의 순간은 청중이 ‘넘어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들이 나중에 가장 먼저 떠올릴 순간이며,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도 빼놓지 않을 이야깃거리다.
TED의 명강연자들은 무대 소품과 시연을 준비하거나, 뜻밖의 충격적 수치를 제시하거나, 그림, 사진, 동영상을 활용하고, 기억에 남는 문장을 말하기도 한다.

빌 게이츠의 2009년 2월 TED 강연은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색다르고 충격적이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을 현대 의약품과 백신으로 구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매년 수백만 명이 말라리아로 죽어간다며 강연에 감정을 불어넣고, 마침내 청중의 뇌리에 각인시키고자 충격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모기를 가져와 청중들 사이로 날려 보낸 것이다.

낚시 기사에 당해본 적이 있으면 공감할 것이다. 사실 그대로를 무미건조하게 전달하지 말고, 더 많은 사람이 솔깃하도록 흥미거리를 찾아주자.
빌 게이츠는 모기로 청중을 제대로 낚았다.

지겨운 정보를 남들과 똑 같은 방식으로 전달하면 사람들은 그냥 무시한다. 발표나 강연을 할 때 새롭고 색다른 정보를 제공해, 탄성의 순간을 적어도 한 번은 만들어라.

 


3) 18분의 법칙과 3의 법칙

연구에 따르면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인지 밀림 현상’이 발생하면 생각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다.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기억에 오래 남는 발표에는 18분의 법칙 그리고 3의 법칙이 존재한다.
TED 강연은 18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18분은 강연과 발표의 이상적인 분량이다. 이는 진지하기에 충분히 긴 시간이고, 주의를 흐트러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또, 정말로 전하고픈 핵심이 뭔지 생각하여 이야기를 단순 명료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만일 시간을 이보다 길게 가져가야 한다면, 10분마다 기분 전환 거리를 넣는 것이 좋다.
그러면 어떻게 전하고자 하는 생각과 지식을 18분 안에 압축할 수 있을까?

3의 법칙을 적용하면 된다.
인간의 정신은 단기 기억 혹은 작업 기억에서 정보를 세 덩어리 정도밖에 소비할 수 없다. 그 이상이 되면 기억 능력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는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항상 적용되었고, 인기 있는 TED 강연자들도 3의 법칙을 사용한다.

“위대한 일이 열의 없이 이루어진 적은 없다.”
- Ralph W. Emerson, 미국 사상가 -

 


앞의 세 가지 필살기는 연습을 통해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기술을 연마하기 전에, 손에 먼저 쥐어야 할 첫 열쇠는 열정이다.
무엇이 가슴을 뛰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내 안의 대가를 깨우는 것이다.

열정을 담을 때 그것은 청중에게 번진다.
카민 갤로 저 <어떻게 말할 것인가 : 세상을 바꾸는 18분의 기적 TED>를 참고

처음에는 간단한 메모로 시작되었다. 기억력이 좋지 못해 늘 어딘가에 적어두어야 했다. 여러 해 작성한 메모노트는 책장 한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 삶에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래도 기록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았고, 어느덧 메모노트는 10여권을 넘어서게 되었다.


한동안 잠자고 있던 메모노트를 펼치는 순간, 그 속에는 새로움이 가득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들여다보곤 했다.

과거에 내가 했던 일과 생각들을 되새기며,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메모에서 시작된 글쓰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일부가 되면서, 차츰 일기로, 독서노트로 확장되었다. 일기를 통해서 나를 관찰하며 반성할 수 있었고, 독서노트는 나와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보면서 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었다.


글쓰기는 결코 변할 것 같지 않던 나 자신을 서서히 변화시켰고, 결국 인생이 180도 바뀌는 경험까지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작가이자 유튜버, 포토그래퍼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먼저 글쓰기부터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도움이 되는 책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를 살펴보자.


책을 펼치자마자 17년차 베테랑 PD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는 대박이야. 인생이 바뀌어! 그러니까 막 써봐!’

저자의 첫마디에 100배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자는 단 한 문장의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으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숨어있던 잠재력을 일깨운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듯 진짜 기적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타인이 아닌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펜을 드는 순간,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가 시작된다.

한 글자 한 글자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드는 순간, 다양한 자극이 일어나며 잠자고 있던 모든 감각이 살아나게 한다.


그리고 이는 평소 익숙하게 보던 대상들도 낯설게 바라보게 하며, 자연스럽게 주변을 관찰하고 경청하는 일로 이어지게 한다.

문장이 쌓일수록 삶의 질문은 늘어나고, 이에 답하면서 복잡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우리의 생각은 글로 옮겨 쓰기 전까지 막연할 때가 많지만, 글로 옮겨지는 순간 그 생각은 명료해질 뿐 아니라 행동하는 힘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는 글을 쓸 때,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나를 향한 메시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대상을 향해 말하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나 자신에게 말을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 나를 향한 메시지인 일기는 가장 손쉽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글쓰기 방법 중 하나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단지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언가를 느끼고 성찰하게 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머문 8년 동안 일기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노트에 뭔가를 기록하고 일기를 쓰며, ‘제 인생에서 글쓰기란 제가 믿는 것, 제가 보는 것, 제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훈련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며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번의 대통령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위대함과 평범함의 차이는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생각을 붙잡아 두는 습관의 차이라고 한다.

글쓰기는 생각을 붙잡아두는 가장 좋은 도구이며, 자신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촉매제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는데 특별한 비법이란 없다.

지식이든 생각이든 한두 문장이면 충분하다. 일단 시동만 걸리면 글쓰기는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마법과 같은 힘을 일으킬 것이다.


그냥 가볍게 한 줄만 써보자. 또 내일도…


17년차 PD 김민태 저 <일단 오늘 한 줄 써봅시다> <북올림>을 참고




핵폭탄이 세계 도처에서 터지고,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살해당하고, 유전자 조작으로 신분이 선택된다.

인간이 과학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면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인간은 불과 몇 천년 전까지만 해도 오늘 먹을 식량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자그마한 플루토늄 폭탄 하나로 도시를 날려버리는 기술을 갖게 되었고, 자신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과학기술을 두려워하고, 대중문화는 그 두려움을 활용하여 이야기를 지어낸다.


소설과 영화 속에서 인간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연구하여 위기를 자초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과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의 <크로스 사이언스>다.




이 책은 인간이 과학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야기 두 편을 소개한다.


첫째는 미국과 소련의 핵무기 경쟁을 다룬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이다.

여차하면 핵무기를 쓰겠다는 공포감을 상대에게 심어주기 위해, 미국과 소련은 저마다의 방법을 만들어낸다. 미국은 핵무기 권한을 장군에게 넘기는 ‘R 작전’을 개발했고, 소련은 ‘둠스데이 머신’을 만들었다.


R 작전 : 적의 급습 시 낮은 지위의 사령관도 핵 보복 명령을 할 수 있는 비상 전시작전.

둠스데이 머신 : 소련이 핵무기를 한 방이라도 맞으면, 모든 핵무기를 자동으로 작동시키는 시스템. 일단 작동되면 해제하는 방법이 없다.


이는 상호확증파괴전략 (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을 따른 것이다.

적이 공격하면 반드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으로 반격할 것이라는 의사표시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쑥대밭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공포감으로 전쟁이 억제된다는 게 이 MAD 전략의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다.

“전쟁 억제력이란 적에게 공포심을 안겨주는 예술입니다.”


다행히 현실에서는 핵 억제가 원리대로 잘 작동했지만, 영화 속에서는 미군 장교 한 명이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핵무기를 자기 마음대로 출격하게 한다.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결국 핵폭탄 하나가 소련 땅에 떨어졌고, 그렇게 미국과 소련은 상호확증파괴를 시작하게 된다.


‘R 작전’은 미군이 실제로 운용한 작전이며, 핵무기 경쟁 당시 미국과 소련이 가지고 있던 핵무기 개수는 각각 4만 6천기였다. 영화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었다.

핵폭탄을 만들기 위해 인류는 상대성 이론부터 시작해서 양자물리학, 핵물리학, 최첨단 엔지니어링 기술을 이해했지만, 인간의 정신은 그만큼 성숙하지 못했다.


고문을 즐기면서도 카메라를 잘 만드는 일본 사람들, 발전한 기술 문명을 책임질 수 없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이 영화의 주제다.

핵무기로 대표되는 현대 과학기술과 이를 적절하게 통제할 수 없는 인류를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만든 기술로 파멸에 이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이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들어낸 과학자의 이름이다. 괴물은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고 그저 괴물이라 불린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이 만든 피조물을 내팽개치고 도망갔다는 것이다.

누가, 왜 자신을 만들었는지 알기 위해 괴물은 프랑켄슈타인 박사를 쫓았다. 그 과정에서 실수로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동생을 죽이기까지 했다.


마침내 어느 설산에서 괴물과 박사는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괴물은 박사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짝을 만들어 달라고… 그러면 더 이상 누구도 해치지 않고 짝과 함께 숨어살겠다고…… 프랑켄슈타인은 그러겠다고 약속했지만 나중에 이를 번복한다. 괴물이 후손을 낳으면 인간 사회에 큰 위협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가 난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을 다시 쫓으며 소설은 비극으로 치닫는다.


<프랑켄슈타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책 <크로스 사이언스>는 자신의 피조물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자신이 초래한 문제를 회피하는 등, 과학을 만들어낸 사람이 그 결과에 온전히 책임지지 못하면 자신과 주변을 파멸시키게 된다.


지식이 책임감 있게 사용되지 못하고, 통제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이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다.

너무 빨리 발전하여 그 방향과 속도를 통제하기 힘든 과학기술에 대해 인간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금도 또 다른 괴물과 이상한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인공지능일 수도, 유전자 조작 기술일 수도, 새로운 무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영화와 소설을 통해 배웠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과학에 책임져야 하고, 지나친 두려움이나 낙관은 좋지 않다는 것을.


책 <크로스 사이언스>는 대중문화를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학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 무엇을 논의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문과생들이 열광한 서울대 최고의 '융합과학' 강의, 홍성욱 저 <크로스 사이언스 Cross Science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책그림>을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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