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에게는 황당한 꿈이 하나 있다.

‘퇴사’라는 꿈.

백수일 때는 어떻게든 취업하려 하지만, 취업하는 순간 퇴직을 꿈꾼다. 합격만 되면 밤새워 일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회사에서의 9 to 6는 언제나 버겁고 고달프다.

 

회사생활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꿈과 현실의 차이가 뚜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깊숙한 곳으로부터 과연 이 생활이 삶이고 인생의 전부인지, 스스로 의문을 던지며 압박을 느낀다.

‘이건 아니다. 인생 한 번 사는 것, 내 꿈을 위해 뭔가 다른 걸 해봐야 한다.’

 

그러면서 미생의 한 구절도 떠오른다.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지만, 회사 일과 인간관계의 그늘은 만만하지도 녹록하지도 않다.

 

어쩔 수 없이 지옥이라고 불리는 창업 전선과 마주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창업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여기서는 더 쓰지 않겠다.) 장사를 결심하든 스타트업을 도전하든, 그 모든 선택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책 <제로 투 원 Zero to One>을 소개한다.

저자 피터 틸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스타트업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엮었다. (이 강의를 수강했던 공저자가 꼼꼼하게 정리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며 인기를 끌었고, 이를 책으로 엮어냈다.) 스타트업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분야의 창업에도 역시 도움이 될 것이다.

 

피터 틸은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을 만든 창업가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모교 로스쿨에서 법학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대학교육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은 큰 낭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금 40대까지는 피터 틸을 잘 기억해두자.

특이하게도 워렌 버핏,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는 빼고...)를 짬뽕 해놓은 캐릭터인데, 앞으로 30년 정도는 이들보다 더 명망을 얻을 수 있는 인물이다.

독일 저널리스트가 쓴 이 친구 자서전이 한국에서 출판되었는데, 영어 번역본은 아직 나오지 못했다. (저널리스트가 직접 엮고 있는 듯...) 반드시 챙겨서 읽어보자.

 

그는 수많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보면서 공통의 패턴을 발견했다.

 

1)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일례로 미국 항공사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구글은 경쟁하지 않는다. 창업하려는 아이템이 경쟁을 전제로 하는 것인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그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보통 ‘경쟁은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 주변의 경쟁업소나 다른 동종 업종의 회사와 경쟁에서 승리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심히 일해도 늘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경쟁의 결과다.

 

생각과는 달리 경쟁을 할수록 얻는 것은 줄어든다. 이렇게 간단 명료한 진실을 무시하고 살도록 우리 모두는 훈련 받아왔는지도 모른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고정관념을 버리고 경쟁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경쟁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게임의 함정에 빠져버린다.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경쟁에서 자유롭다. 반면에 실패한 창업가들은 늘 한결같다.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독점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까?

먼저 기존의 기술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

치킨을 만드는 기술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필요한 기술의 진입장벽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2~3일 내에 비슷한 치킨 맛을 흉내 낼 수 있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는 경쟁자가 쉽게 그 분야에 들어올 수 없다.

그럼에도 치킨과 같은 아이템으로 창업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그 기술을 진보시켜 시장의 차별화 요소를 확보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된 정보는 잭 트라우트의 저서 <튀지 말고 차별화하라>를 참고하면 좋다.

 

2) 작게 시작해서 독점해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처음에 작게 시작한다.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조그맣게 시작한다. 작은 창업은 실패하더라도 빠져 나오기가 쉽다. 창업 금액이 커지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이렇게 가면 망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꾸 돈을 빌려 상황을 해결하려 든다.

터널효과로 인해 빚은 늘어가고 최악의 순간에 이르러서야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그만둔다.

 

경영 칼럼니스트들은 스타트업의 성공확률이 10%라는 말을 자주한다. 어떤 유명대학 교수는 강연에서, ‘벤처의 1%만 성공한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이처럼 창업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다.

창업은 작게 시작하라. 틈새시장을 지배하면 조금 더 넓은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된다.

 

창업은 일확천금을 거두는 도구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하기만 하면 대박이 터질 거라고 믿는다. 세상에 차고 넘치는 것이 아이디어인데 과연 그럴까?

흔히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는 누구도 생각지 못한 독특한 것이라고 여긴다. 그렇지만 아이디어는 그냥 아이디어일 뿐이다.

머릿속 상상의 아이디어는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와 같다. 나중에는 큰 인물이 될지라도 그 아이는 아직 돌봄의 대상일 뿐이다.

 

좋은 아이디어 또한 시장의 목소리와 고객의 피드백이 빠진 이상 솔직히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디어를 전개시키는 과정에서 그것은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더 필요한 것은 이를 수정 보완하여 스케일 업 Scale-Up하는 것이다.

 

스케일 업 : 오랫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하찮은 아이디어일지라도 그것을 기록하고 축적하고 키워서 언젠가는 사업화와 제품화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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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되지 않는 제품으로 절대 창업을 시도하지 말라!

지금부터라도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생각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한 후 시장의 문을 두드려라!

피터 틸 저 <Zero to One :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북올림>을 참고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한창이다.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 사드 배치,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열도 침범 등 직간접적인 갈등관계에 놓여있다. 중국에게 무역전쟁을 선포해 놓고 뒤쪽에서는, 타이완에 공격용 전투기 F-16을 60대나 미친척 판매 허용하는 더듬수로, 그동안의 일국이체제를 부정하는 행보와 함께 중국을 열 받게 만들고 있다.

 

경제 전쟁을 넘어 진짜 한판 붙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류의 삶에 전쟁은 늘 어디서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 국제문제연구소장 (Director, Belfer Center for Science & International Affairs)을 지낸 그레이엄 앨리슨 Graham T. Allison 교수는 저서 <예정된 전쟁>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구조적으로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새로이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올 때 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하며, 이런 주도권 다툼은 전쟁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를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한다.

약 2400년 전,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던 스파르타 간의 피할 수 없던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역사로 기록한 사람이 바로 투키디데스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의 상황이 당시 그리스 상황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앨리슨 교수의 주장이다.

투키디데스 함정 즉,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위협해오는 경우는 지난 500년간 16번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 12번은 전면전으로 이어졌고, 4번은 전쟁을 피할 수 있었다.

 

이중 우리나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한반도 지배권을 둔 세력다툼인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그리고 일본을 패망시킨 미일 간의 태평양전쟁이 보인다. 미국과 소련의 긴장 때문에 발생한 한국전쟁, 베트남전쟁도 보이지만, 이는 전쟁 회피로 서술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소련과의 전면전은 아니어서, 이를 전쟁을 회피한 것으로 해석한 것 같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놓였을 때 왜 전쟁이 많이 발생했을까?

기존 지배세력은 '쇠락'을 경험하면서 지나친 공포와 불안감을 드러낸다. '소문 들었어? 앞으로 걔네들 땜에 우리가 망할 수도 있대! 그넘들 싹을 밟아버리자!'

그러고는 신흥세력의 커져가는 야망의 싹을 제거하여, 오랜 기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신흥세력은 더 큰 세계에서 인정받고 성장에 방해받지 않길 원한다. '이대로면 우리가 짱 먹을 수 있어! 그런데 저넘들이 왜 자꾸 방해하는 거야?'

이런 구조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경제적 이해관계, 두려움, 명예가 주요 동기가 되어 전쟁이 발발한다.

물론 지도자들은 전쟁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자국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국민들이 불안해하거나 혹은 경제적으로 억울하다면 전쟁을 감행한다.

 

그러면 중국이 신흥세력이라고 볼만큼 위협적인가?

중국의 경제력은 PPP 기준 GDP로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그리고 매년 중국 대학교에서는 과학기술 분야 박사들이 미국보다 더 많이 배출되고 있고, 세계 첨단기술을 베끼고 훔치고, 기술자들을 스카우트 해오면서 빠른 속도로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 국가가 되었다.

 

총이 크면 총구가 크다는 말처럼, 막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도 강력해지고 있다. 또한 주변국들과의 관계에서는 핵심 수입품의 공급처이거나 수출 시장으로서 중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반강제적으로 중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경제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역시 여기에 말려들어가 있다.

 

중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중화사상'이다. 시진핑은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원한다. 서양이 아시아에 오기 전처럼 과거의 세력권을 회복하여, 주변국들로부터 왕초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적 관념에서 벗어나 10억 인민들에게 중국이 7천년 역사의 대국임을 강조하고 있고, 자랑스러운 국가로 만들어 주겠다고 선언했다. 인민들 역시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정치적 자유보다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나 국가의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미국에 '아시아의 일은 아시아에서 알아서 할 테니 그만 좀 참견하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반면에 지배세력인 미국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포용과 견제의 이중전략을 사용한다. 국무부와 재무부는 포용 전략을 사용한다. 무역, 금융, 기술이전, 교육, 기후 문제를 함께 다루며 관계를 돈독하게 가져가고 있다.

반대로 국방부와 정보당국은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고, 한국 일본 인도와 같은 핵심 동맹국과의 방위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적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은 더 부유해질 것이고 국제 시스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되며, 중국 시민들은 점점 정치적 자유를 원하게 되어 자유민주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희망사항으로 보이는데~?)

그러나 중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될 생각은 없다. 서양의 방식이 아닌 중국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주장한다. 중국 지식인들은 공산당 권위주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체제 내에서 경제개혁을 일궈내고자 한다.

 

앨리슨 교수는 이런 투키디데스 함정에 놓인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전쟁을 피한 과거 사례들을 토대로, 미국의 전략적 방향을 몇 가지 제시한다. 즉, 앞으로의 미국의 전략인 셈이다.

 

첫째, 수용하라

중국의 아시아에서의 세력권을 인정하라는 것.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대가로 타이완에 대한 보호를 축소하거나, 한반도를 통일시킨 뒤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든지 하는 방식이다.

 

둘째, 힘을 빼놓아라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문제 삼고, 중국을 분열시키고, 반체제 집단을 키우는 전략이다. 티베트, 타이완, 신장 위구르의 독립을 지지하고 은밀히 지원한다.

미국 유학 중인 중국의 엘리트들을 통해, 중국 내 반체제 집단들을 키우고 부추김으로써 중국의 힘을 빼놓는 것이다.

 

셋째, 장기 평화를 위한 협상을 하라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교환한다.

 

넷째, 관계를 재정립하라

두 나라 간의 다툼보다 공공의 적인 테러리즘, 기후변화에 먼저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미국 최고 대학의 교수이자, 공화당과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정책자문으로 중용된 바 있는 안보 및 국제관계 전문가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그가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관점에서 쓰인 것이다.

반면에 며칠 전의 포스트에 올렸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관점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역사적 사건들의 추적이 어렵고 통계치를 사용했지만, '투키디데스 함정'에 너무 의존하는 논리 서술에 솔직히 왕짜증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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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찾아보면 알 수 있다.

한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가능성이 펼쳐질 위험한 곳에 살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요소라고 말한다.

또한, 위험한 지도자가 있는 북한과 대면하고 있어 더더욱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의 대외정책 아이디어가 미국, 중국과 함께 김정은을 저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코멘트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 역시 중요한 순간에 놓여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전쟁의 중심에 있었고, 그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무지막지한 피해를 입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그것도 우리의 의지와는 별로 상관없이 운과 우연에 의해서...

과연 우리는 서슬 퍼런 국제관계 하에서 제대로 대처를 하고 있나?

그레이엄 앨리슨 저 <예정된 전쟁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 <BetterLife>를 참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건 아주 간단하다.
'경쟁하지 않는 것.’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서로 비슷한 기준으로 비교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성능, 비슷한 디자인, 비슷한 가격, 차이점이 크지 않아서 하나의 파이를 수많은 제품들이 나누어 가진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선단체이다.
자선모금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다. 수천 개의 자선단체들이 저마다 구호를 외치면서 사람들의 동정심에 호소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세운다.
좀 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광고 캠페인을 만들고, 화려한 모금행사를 하고, 부자에게 더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경쟁을 더 가속화하고 비용만 늘어나게 할 뿐이다.
사람들은 점점 죄책감을 유발하는 광고에 피로감을 느껴 기부금은 줄어들게 된다.

 

영국 코믹 릴리프 모금 캠페인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서 한 자선단체는 아주 독특한 생각을 했다.
‘왜 기부금 홍보는 동정심이나 죄책감에 호소해야 할까?’
‘기부가 진짜 재미있는 행사나 축제가 될 수는 없을까?’
경쟁자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을 거라고 생각지 않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의심한 것이다.

그로부터 탄생한 것이 영국의 자선단체 ‘코믹 릴리프 Comic Relief’이다.
수다쟁이로 소문난 런던의 여행사 직원이 친구들에게 공약을 한다. 자신에게 후원을 한다면, 24시간 동안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있을 거라고…
친구들은 여성에게 500파운드를 후원했으며, 이것은 코믹 릴리프에 전달됐다.

온몸이 털로 뒤덮인 남성미 넘치는 맨체스터 남자는 털을 밀어버리는 공약으로 500파운드를 모금한다.
이것은 코믹 릴리프가 만든 ‘빨간 코의 날 Red Nose Day’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누구든 부담 없이 1파운드의 빨간 코만 사면, 이 모금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제각기 장난스러운 공약을 걸어 친구들에게 모금을 받거나, 길거리에서 재미난 복장으로 사람들로부터 기부금을 받는다. 이 기부 문화가 영국 전체에 퍼지면서, 이제 빨간 코의 날은 모든 영국 사람들이 국경일처럼 기다리는 날이 되었다.

코믹 릴리프는 ‘블루오션 시프트 Blue Ocean Shift’를 이룬 대표적인 사례다.
블루오션 시프트는 조직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벗어나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2005년에 발간된 <블루오션 전략>은 당시 전 세계 기업에 블루오션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저자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이 12년의 연구 끝에, 블루오션으로 이동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 것이 책 <블루오션 시프트>다.

블루오션 전략가들은 업계의 조건을 주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략가라면 이런 조건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재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책은 경쟁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누가 경쟁의 기준을 정했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이 그 기준을 만들었다면, 그 기준은 틀릴 수 있으며 다른 더 좋은 기준이 있을 수 있다.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면, 우리는 자신에게 더 맞는 조건, 사람들이 더 사랑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코믹 릴리프의 재미, 상호작용, 소속을 상징하는 물품 등의 새로운 가치 요소가 추가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기존의 기부업체가 소규모든 대규모든 비슷하다면, 코믹 릴리프의 경쟁요소는 많이 다르다. 전략적으로 덜 중요한 경쟁요소는 제거하거나 낮추고, 중요한 요소 몇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기업이 아닌 우리 자신에게도 이런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내가 속한 업계의 주요 경쟁요소를 나열하고, 주변 동료들과 나의 그래프를 그려보자.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요소를 낮추고 어떤 가치 요소를 새로이 창출할 것인지, 나만의 조건과 기준을 발견해 나가면서 고민해보자.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경영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한 사람이 이득을 보려면 다른 사람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경쟁과 분할로 점철된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경쟁을 뛰어넘는 조직과 개인이다.”

 


책 <블루오션 시프트>에는 이런 경쟁을 뛰어넘은 여러 조직을 소개한다.
정교한 실력이 아닌, 통합과 평화라는 가치를 내세운 이라크 청년 오케스트라, 객실의 크기가 아닌 수면 환경에 초점을 맞춘 호텔 시티즌 M, 감금이 아닌 갱생을 목적으로 하는 교도소를 만들어 재범률을 낮춘 말레이시아 정부의 사례까지, 모두 틀에 박힌 경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장을 만들면서 성공을 이루었다.

경쟁에서 지쳤다면,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싶다면, <블루오션 시프트>의 다음 질문에 대답해보자.
‘기존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가정에 당신은 어떻게 이의를 제기할 것인가?’

김위찬, 르네 마보안 공저 <블루오션 시프트 :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하는 법><책그림>을 참고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재능이 한정되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타고난 재능보다는 꾸준한 노력이 성공에 있어서 더 중요한 요소라고 하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우리가 노력을 통해 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사고를 지녔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지만 모든 성공을 노력과 의지의 문제로만 생각한다면, 자칫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한 친구가 결혼식 사회를 맡게 되어, 흥미롭게도 자신의 살을 빼고자 결심합니다.

처음엔 자신만만하게 말하더군요.

“살 빼는 게 뭐가 어려워? 식단 조절하고 운동을 병행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니야?”


그는 식단 조절로 밥을 반공기만 먹기로 했지만, 식사를 마치면 밥그릇은 깨끗이 비어있었고, 친구는 ‘또 글렀군!’하면서 패배감으로 운동마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충고했죠.

“이래서는 효과가 없어. 너한테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해!

밥을 반만 먹고 싶으면 처음부터 반 공기만 달라고 해봐! 아니면 미리 반을 포장해 달라던가...”


하지만 친구의 대답은,

“아니, 나는 강해져야 돼! 의지력이 부족해서 이런 거야!”

그런데 노력만 강조하는 걸로는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없었고, 몇 번 이상한 방법으로 체중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이전보다 체중이 더 불어나 다이어트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내가 의지력이 충분하다면, 반드시 변할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건 거꾸로 말하면 다음과 같죠. ‘내가 의지력이 충분치 않다면,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야!’


나중에는 노력과 의지도 소진되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런 생각도 할 겁니다.

“노력도 재능이야. 의지력도 타고나는 거라고!”


그러나 의지력이란 마음대로 가졌다 말았다 하는 게 아니라네요. 지겹고, 귀찮고, 힘든 과정을 묵묵히 해 나가는 마음이 바로 의지력입니다. 따라서 타고 나는 것도 아니지요.

세상에 하기 싫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건 없습니다. 누구나 당신만큼 하기 싫어하죠. 그렇지만 참고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노력’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노력마저 재능이라고 말한다면, 당장은 마음이 편해질 수 있겠지요. 타고난 능력이라면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고, 당신은 타고난 게으름의 희생자가 될 수 있겠죠.

당신의 능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당신이 노력하는 자세도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 5Km를 뛰었다면, 한 달 후에는 10Km를 뛰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정말 하기 싫은 일이더라도, 습관이 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이 수월해지는 동안 당신의 능력은 성장하게 됩니다. 나아가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기 위해 올바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살을 빼자.’ ‘책을 읽자.’

이런 건 계획이 아니라 희망 사항이죠.

책을 읽겠다면 무슨 책을, 얼마나, 언제 읽을 것인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해야 비로소 진정한 계획이 됩니다.


노력은 힘들여 애쓰는 일이기 때문에 ‘노력’이라고 부릅니다.

의지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과정 속에서 키워가는 겁니다.

무작정 ‘노오오~오력’을 외치다가 함정에 빠지기 전에, 노력을 위한 과정을 개선하고 성장하기 위한 계획을 제대로 설계하세요.


설령 노력마저 타고난 능력이라 해도 여러분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능력은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캐럴 드웩 저 <마인드셋> <Change Ground>를 참고




사람들은 왜 근거 없는 소문을 진짜로 받아들일까?

사람들이 카더라 통신을 쉽게 믿게 되는 이유는 ‘수면자 효과’ 때문이라고 한다.

수면자 효과 Sleeper Effect :

신빙성이 낮은 출처에서 나온 메시지가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높아지는 현상


심리학자인 니콜라스 디폰조 Nicholas DiFonzo (1959~)는 로체스터 공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6일에 걸쳐 다양한 장소에서 6가지의 소문을 여러 번 들을 수 있도록 실험을 기획했다.

그 결과 소문을 처음 들었을 때는 신뢰도가 40%였는데, 동일한 소문을 6번 반복해서 들었을 경우는 신뢰도가 60%까지 증가했다.


이렇게 진위가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반복효과로 인해 진실처럼 여기는 것을 ‘오류적 진실 효과 Illusory Truth Effect’라고 부르는데, 도대체 근거도 없는 소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사회 심리학자인 고든 올포트 Gordon Allport (1897~1967)와 레오 포스트먼 Leo Postman (1918~2004)은 소문의 법칙을 이렇게 정리했다.

R = l x a  (R : Rumor, I : Importance, a : ambiguity)

즉, 소문은 전달 내용이 중요할수록 그리고 상황이 불확실하면 할수록 세기가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불안할수록 우리는 소문에 더욱 민감하고, 믿고 싶은 것을 더 믿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악성 루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뭣보다 빠른 반박이 중요하다고 한다.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 칼 호블랜드 Carl Hovland의 실험을 통해, 이슈와 시간과의 관계를 알아보자.

1951년 호블랜드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총 4가지의 이슈를 전달했다.

이 이슈는 신빙성이 높은 출처에서 전달된 것과 함께, 낮은 출처에서 전달된 것 2가지씩으로 나뉘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원자력 잠수함의 설계가 가능한가?’라는 1950년대의 이슈에 대해, 한쪽은 핵물리학자의 의견으로 또 다른 한쪽은 잡지에 실린 내용이라는 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즉시 측정했을 때는 보다 전문성 있는 핵물리학자의 의견에 많은 실험 참가자들이 동의 했지만, 그로부터 4주 후 같은 메시지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 다시 측정했을 때, 핵물리학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은 16% 감소한 반면, 잡지의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1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지나며 출처에 대한 기억이 잊혀지면서, 메시지에 대한 의견이 긍정적으로 변한 결과다.


1974년 작가 빌 케이싱 Bill Kaysing (1922~2005)이 제기한 음모론도 ‘수면자 효과’의 적절한 사례이다.

그는 본인의 저서 <우리는 결코 달에 가지 않았다 We Never Went To The Moon>을 통해, 달 착륙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자신이 아폴로호의 개발에 참여한 것처럼 포장했지만, 알고 보니 문서 작업에만 참여한 인물이었고 우주공학에 대한 교육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메시지의 출처에 신경쓰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메시지를 신뢰하게 되는데, 이것이 수면자 효과의 함정이다.

<EBSCulture&Life>를 참고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꼭 친해져라.

▶ 병따개가 없을 때, 숟가락 젓가락 가리지 않고 쥐어 드는 사람

▶ 못 박을 망치가 없을 때,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 내리치는 사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부딪치는 이런 사람들'은, 한계 속에서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공부, 연애, 회사의 일까지 새로운 일을 잘 해내기 위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바로 '자원'이다.

유능한 사람, 기술, 지식, 장비 등 있을 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제약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하기 전에 새로운 자원을 구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면, 오히려 내 안에 숨은 진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키워 능력을 극대화하는 사고법 '스트레치'를 소개한다.


1) 제약 속에서 창의력이 피어난다


미국의 예술가 필 핸슨 Phil Hansen은 제약을 극복한 스트레치 사례를 TED에 소개했다.

사춘기 시절부터 그림을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때 갑자기 오른손이 떨리는 제약을 갖게 된다. 하지만 화가의 꿈을 접을 수 없어서 떨리는 손으로 그림을 그릴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더 좋은 도구를 사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좋은 도구들을 찾는데 며칠을 보냈지만, 이후 그의 작업은 달라지지 않았다. 핸슨은 곰곰이 생각했다.

미술 도구에 집착하던 태도를 버리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정말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았다. 그는 일부러 제약을 가하는 방법으로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새로운 도구에 의존하는 대신, 사소한 재료들을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그의 첫 프로젝트는 스타벅스의 일회용 컵 50개와 1달러어치 재료만 사용해서, 다우디 Daudi라는 소년의 잘 알려진 초상화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또 자기 가슴을 캔버스 삼아 몸에 몇 개의 그림을 층층이 그린 뒤, 그것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핸슨은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찾았다. 손이 떨리는 신체적 제약 때문에 결국 그는 예술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되었고, 51회 그래미상 시상식의 위촉 화가로 일하게 되었다.


2) 내가 속한 세계에서 벗어나 남의 세계에 기웃거리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계 속에서도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을까?

첫걸음은 관성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잘 아는 영역일수록 전문가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경험에만 의존해서 사고하기 때문에 좁고 편협한 생각이 먼저 든다. 따라서 평소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를 기웃거리며 내 영역과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실제로 노벨상 수상 과학자들, 글로벌 기업가들은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예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미술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려 했고, 구글 회장인 에릭 슈미트도 '똑같은 사람들이 시도 쓰고 다리도 건설하던'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예술과 과학을 다시 하나로 합쳐야 한다'라고, 다양한 관심사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며, 한 가지에만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지금 당장 예산이 부족하고 시간의 제약이 있을 뿐, 내 안에는 분명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먼저 살펴보자.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누구도 해내지 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내 안에 숨은 능력을 깨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스콧 소넨샤인의 <스트레치 Stretch> <지식을 말하다>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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